하버드생 이주호, 열등감은 내가 만든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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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생 이주호, 열등감은 내가 만든 괴물입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열등감'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우리는 이 같은 열등감을 어른이 되었을 때보다 어릴 때 더 많이 겪는다. 아마 다수의 사람이 어릴 적 시험 성적표라는 결과만으로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여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치욕을 느끼거나 이가 바득바득 갈릴 정도로 화가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경험을 아이에게 주어 커서도 열등감을 쉽사리 던져버리지 못하게 하는 범인은 바로 철없는 부모님과 선생님 같은 어른들이다. 물론, 그 어른들은 아이들의 자신감을 세워주기 위해서, 그리고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누구는 잘했으니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누구는 못 했으니 '넌 실패자다.'라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언행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열등감'을 심어주고, 자신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두고두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이 된다.


 열등감은 그렇게 누군가가 자신의 어떤 결과물을 가지고 타인과 비교하여 자신을 폄하할 때 느끼는 것이 다가 아니다. 정말 많은 이유가 작용하여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곤 하는데, 이 열등감을 이겨내는는 방법을 모른다면, 사람은 정말 거기에서 한 번에 무너져버릴지도 모른다. 특히 어릴 때부터 그 상황에 쉽게 노출되었다면,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사람을 그 정도로 몰아붙이는 것이 바로 이 '열등감'이라는 것이니까.



하버드대 건축대학원생 이주호


 오늘, 나는 선천적인 장애 때문에 어릴 적부터 자신을 움츠러들게 하였던 열등감을 훌륭히 이겨내고, 지금은 하버드대 건축대학원생으로 재학하고 있는 한 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분의 성함은 있는 '이주호'이다. 이 분의 이야기를 통해 열등감에 빠져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이 힘을 얻었으면 한다.


 이주호 씨가 겪었던 열등감이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사소한 것으로 느꼈던 그 열등감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세상에 열등감을 조금이라도 품지 않았던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장애가 유무와 상관없이, 물질적인 부와 상관없이 열등감은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의 마음 속에 싹을 내리고 자란다. 그것은 사람이 스스로 자신에게 '나는 무엇인가 부족한 놈이다. 나는 열등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주호 씨는 바로 그 사실을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셨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자신이 어떻게 열등감을 벗어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강연100℃ 프로그램을 통해 말씀해주셨다.



하버드 건축대학원생 이주호, ⓒKBS1 강연100℃ 캡쳐


 나는 사춘기 때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서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그저 책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하루하루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으면서 힘내서 살았었다. 그 정도밖에 난 기억하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이 사춘기에는 너무도 예민하여 사소한 일에도 큰 상처를 입기가 쉽다고 말한다.


 장애가 없는 평범한 아이에 불과했던 나의 경우나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그 같은데, 오른손에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이주호 씨는 어땠을까? 겉만 보면 멀쩡한 사람이지만, 어떤 활동을 하기 위해서 오른손을 써야 할 경우에 그는 상당한 아픔을 느꼈다고 한다. 이 아픔은 우리가 감히 함부로 추측할 수 없는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런 신체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였다고 한다. 공부를 잘해서 높은 성적을 얻을 수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한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이유도 이주호 씨와 같았었다. 내가 어느 분야에서 누구 위에 설 수 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면― 내가 느꼈던 그 열등감을 지우고,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 길의 끝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주호 씨도 공부라는 것이 그렇게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질려서 그랬었지만, 이주호 씨는 특목고에 진학하였는데― 거기에서 자신은 그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하버드 건축대학원생 이주호, ⓒKBS1 강연100℃ 캡쳐


 그는 특목고에서 자신은 그저 평범한 학생에다가 오히려 신체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그때 정말 많은 공부 스트레스를 받았었고, 학업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병이 찾아왔었다. 그렇게 그는 '폐결핵'까지 걸리면서 병원에 입원하여 공부를 하다가 우연히 창밖으로 보이는 재래시장의 활기찬 풍경을 보았다고 한다.


 재래시장에서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여태까지 '경쟁자'라고만 느껴졌던 친구가 함께 공부하는 친구로 느낄 수 있었고, 학업에 관한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성적도 크게 올랐다고 한다. 그렇게 성적이 올라 그는 그렇게 꿈꾸었던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대에 진학했더라도 그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열등감을 쉽사리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와 만나서 악수를 하게 되면, 오른손을 내밀어야 했었는데― 그는 그때마다 안절부절못했었다. 그도 그렇지 않겠는가? 자신의 그런 손을 내밀었는데, 타인의 반응은 물 보듯 뻔하다. 이주호 씨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이 조심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더 움츠러들기 마련이니까.


 그런 이주호 씨에게 바로 그런 태도를 고칠 수 있게 해주신 한 분과의 만남이 있었다. 자신이 다니고 있던 성당의 신부님과 악수를 하게 되었을 때인데, 그 신부님이 이주호 씨의 태도를 지적하며 "왜 그렇게 당당하지 못하느냐? 네가 오른손을 내밀기 싫으면, 왼손을 내밀면 되지 않느냐?"라고 꾸짖었었다. 


 처음에는 울컥하기도 했었지만, 그 이후로 그는 자신이 가진 장애와 소극적인 행동에 관하여 '내 장애가 숨기고 감춰야만 하는 무거운 주제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발 더 나아가서 '나는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난 안 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는 태어날 때부터 조금 특별한 사람이야. 나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해결해보자!"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버드 건축대학원생 이주호, ⓒKBS1 강연100℃ 캡쳐


 열등감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남이 보기에는 작은 것일지라도 자신에게는 회피하고 싶고, 감추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점점 더 커지는… 그런 괴물이다. 하지만 그 괴물을 마주 대하고, 자주 쳐다보게 되면, 사실은 그렇게 큰 괴물이 아니라, 좀 봐줄 만한 녀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꾸 움츠려들고, 피하다 보면 열등감은 점점 더 커지고… 더 마주 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본인도 모르게 타인에게 열등감을 심어줄지도 모르고, 스스로 열등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른 문제다. 이주호씨처럼 조금만 관점을 바꾼다면, 열등감이라는 괴물을 누구라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난 이주호 씨의 이야기를 '나는 못났다.'고 생각하여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사람들로부터 수도 없이 비교당하며, 자신의 가치에 관하여 고민하고 있을 많은 청춘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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