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쓰레기 무단투기, 취식 금지해야 하나
- 시사/사회와 정치
- 2016. 5. 23. 07:30
'나만 그런가?'는 부도덕한 시민의식이 공원을 쓰레기 공원으로 만들다
지난 주말 동안 폭염주의보가 일부 지역에서 나올 정도로 날씨는 무더운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시기에 늦은 시각 공원을 찾아서 산책하거나 지인들끼리 모여서 가볍게 치맥을 먹거나 하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여름에 볼 수 있는 풍류 중 하나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잠시 이렇게 나와서 쉬면서 여유를 갖는 거죠.'이라며 상당히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추태를 쉽게 볼 수 있다. 술에 취했는지, 아니면 지나치게 흥에 겨운지 단체로 떠드는 모습과 함께 사람들이 떠나고 남는 쓰레기가 그런 추태다.
얼마 전에 JTBC 뉴스를 통해서 밤에 한강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쓰레기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 일은 갑작스럽게 생긴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남아있었고,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집중적으로 보도되며 '시민 의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은 좀처럼 '나만 그런가? 다 그런데!'라며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지 못하고,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단속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다. JTBC 뉴스 보도를 통해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서 골칫덩어리가 된 상태를 볼 수 있었다.
한강공원 쓰레기, ⓒJTBC 뉴스룸
나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 공원에서 취사를 금지하는 조례마저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은 절대 나만 손해보는 듯한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데, 때때로 이루어지는 단속은 오히려 불만을 키울 뿐이다. 그러니 차라리 공원에서 취사를 금지하여 엄격하게 법의 처벌을 하면 어떨까?
지금 공원의 쓰레기 무단 투기 과태료는 5만 원~10만 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 그 수준을 50만 원~100만 원 정도의 수준으로 올린다면 공원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이 확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은 법적으로 강한 처벌을 받아야 고개를 숙이며 잘못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우리 시민 세금으로 만든 공원에서 뭐가 잘못이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강구책이다. 공원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민의 작은 의무와 의식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는 법적으로 강제 규정을 만들어 처벌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가 없다.
공원에서 치맥을 비롯하여 음식을 먹으며 술을 마시며 모는 사람들은 '쓰레기통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는 공원에 쓰레기통이 배치되어 있지만, 그 수가 적어서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일을 옹호하는 변명이 될 수 있을까?
10배의 금액이 되어야 한다, 한강공원 쓰레기, ⓒJTBC 뉴스룸
쓰레기통이 없거나 적으면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려도 된다는 결론은 모순이다. 길가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초등학교 때 배우고, 가정교육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도덕이다. 만약 그런 변명을 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합리화하는 일은 너무 옹색하게 보인다.
어떤 사람은 '여기게 둥둥섬이 있으니까 외국인이 많이 와서 그런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확실히 외국인이 무단으로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평소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깨끗하게 잘 관리했다면,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외국 관광객이 있을까?
처음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생기면, 그 뒤에 한두 사람이 또 따라서 버리게 되고, 이후 많은 사람이 '나만 그런가? 다 이렇게 버리는 데 뭐.'이라며 자연스럽게 뒤따라 버리게 된다. 그렇게 공원이 관리되지 못하니 외국인 관광객도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을 맞아 본격적으로 밤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밤에 야외활동을 하면서 동호회, 친구와 치맥을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제발 각자 쓰레기봉지를 챙겨서 가지고 간 쓰레기는 가지고 와서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민의 공간은 시민이 관리해야지,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 아니다.
만약 시민이 자발적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는 법적으로 조례를 따로 만들어서 강력히 규제할 수밖에 없다. 높은 벌금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도덕을 지킬 수 있게 해야 하고, 낮은 시민 의식을 법률로 따르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테니까.
지금도 해운대를 비롯한 해변가는 밤마다 넘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한강 공원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은 밤마다 쓰레기 공원이 된다. 16시간을 치워야 처음에 가까워질 정도로 엉망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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