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운영 7년 차, 다시금 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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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잘난 체하는 블로거 노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안녕하세요.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운영하는 '노지'입니다. 저는 종종 지금 이 자리에 멈춰 서서 이때까지 걸어온 저의 걸음을 되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딱히 의미가 없는 행동으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때때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게 있거든요. 오늘은 잠시 그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데에 특별한 이유는 있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공지사항으로 등록해뒀던 '블로거 노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글이 너무 오래되어 새롭게 저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의도로 시작해 천천히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글을 구상하는 동안 이 글로 바꿨습니다.


 저는 여전히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오타쿠이고, 집 밖에서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 반히키코모리입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히키코모리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가끔 산책을 하거나 특별한 기분이 아닌 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몇 년과 마찬가지로 제 이름 앞에 '반히키코모리증 오타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습니다. '노지는 어떤 사람인가?'이라는 질문에 '반히키코모리증 오타쿠 블로거'라는 말만큼 어울리는 수식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워블로거라는 말보다 오히려 이 이름이 좋아요.


블로그 운영 7년 차, ⓒ노지


 현재 저는 20대 대(휴)학생입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학교에 다니더라도 대학교에서 쫓아야 할 비전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욕심은 어디까지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블로그를 통해 하게 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진로 문제로 종종 부딪힐 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한결같이 어릴 때부터 저더러 공무원 시험을 치라고 하시죠. 하지만 정치적 이야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정해진 시간표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은 저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빌리면, '돈 벌어서 효도할 생각은 안 하고, 나이 먹어도 엉뚱한 생각만 한다'는 비판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 인생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이니까요.


 우리 인생은 짧습니다. 저는 과거에 인생을 똑바로 살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그냥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살았죠. 하지만 그렇게 사는 동안에도 꾸준히 읽은 책은 점점 가슴 속에 쌓였고, 20대가 되어 혼자 나를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왜 일하는가, ⓒ노지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블로그를 생업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동안 꿈과 인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책들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이 질문에 도달하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라는 질문을 하고,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작은 우연이었습니다. 아는 분의 초대장을 통해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했고, 재미로 글을 쓰다가 점점 그동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둘 생각을 쓰기 시작한 글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며 우수 블로거로 선정까지 되면서 저는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칭찬을 많은 사람으로부터 받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받은 일을 과연 누가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비록 이 일을 선택하는 길은 앞으로 계속해서 자신과 싸우면서 부유해지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자유로운 삶을, 내 삶을 사는 길이죠.


 아마 이런 것을 '열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심일언>을 읽어보면, 아래와 같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열정이란 잠을 자거나 밤을 새거나 24시간 내내 그 한 가지 일을 생각하고 있는 마음 상태다. 실제로 24시간 내내 그 생각만 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항상 마음을 쓰고자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열정은 내 잠재의식에까지 닿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와중에도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취하게 된다. 그리하여 지금보다 훨씬 큰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열정만 있다면, 설령 자신에게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능력 있는 사람을 자신의 주위에 두면 될 일이다. 열정만 있다면, 설령 자금이나 설비가 부족하더라도 그 열정과 의지를 믿고 도움을 줄 사람이 얼마든지 나타날 것이다.

사람이 가진 열정은 모든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원천이다. 성공에의 열정, 바람,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확률은 자연 높아지기 마련이다.

열정, 간절한 바람, 강렬한 의지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p86, 이나모리 가즈오 일심일언 중에서)


 이나모리 가즈오가 <일심일언>을 통해 말한 '열정'의 정의입니다. 저에게 이런 열정을 품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바로 블로그였습니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 고민하고, 책을 읽고, 자료를 검색해보고, 지웠다가 다시 쓰고, 사진을 찍으러 가고. 과거의 저는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이죠.


책을 읽고 글쓰기, ⓒ노지


 블로그를 통해서 우리 사회와 정치 속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도 만났고, 책을 통해서 어떻게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도 만났고, 취미 생활을 넘어서 하나의 일로 블로그를 대하는 분도 만났습니다. 저에게 있어 블로그는 그런 수많은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바로 공지사항으로 올릴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나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글을 쓰다 보니 짧지 않은 포스팅용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글의 소제목으로 붙인 '그렇게 잘난 체하는 블로거 노지는 어떤 사람인가요?'도 그 과정에서 떠올랐습니다.


 저는 가진 게 거의 없는 사람인데, 언제나 블로그 글을 통해서 이래저래 잘난 체를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정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잘난 체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저 제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어지럽게 정리한 글을 적을 뿐이죠.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그동안 응원해주셨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했기에 손에 쥘 수 있었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되었고, 자랑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동안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저, 열심히 했어요!



 저는 때때로 마주하는 괴롭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욕을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추잡함도 가진 평범한 20대입니다.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고, 사람에 대한 공포와 불신이 강해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 있지 못했던 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조금 부족한 20대죠. 지금의 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이야기/일상 다반사] - 내가 오타쿠에 히키코모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하지만 조금은 변했습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어서 몇 가지 행사에 참여도 할 수 있게 되었고(비록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는 가고 싶어도 돈이 부족할 때가 많아서 가지 못하지만), 저를 담은 사진도 찍게 되었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구역질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변화죠.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열정적으로, 배우는 자세로, 자유롭게 말이죠. 이건 제 꿈이자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주저앉는 사람이 많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지만, 작은 응원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면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렇게 땀 흘린 과정에서 보람을 찾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된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땀 흘린 사람의 땀 냄새를 배신하지 않는다. '당신의 노력을 보니, 당신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진다'며 신이 손을 내밀 정도로 자기 일에 대한 무한한 집념과,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위대함과 평범함의 차이는 결국 마음가짐과 노력이라는 1퍼센트에 달려있다.

(p102,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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