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책 읽기 계획 실천을 위한 팁
- 일상/사는 이야기
- 2016. 1. 4. 07:30
책 읽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먼저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이 올해에 '기필코 할 거야!'라며 여러 일과 포부를 가슴에 새기면서 힘찬 출발을 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듯, 사람들이 다짐한 각오는 3일을 넘기지 못한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해놓고 벌써 신년을 맞아 치킨을 시켜 먹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새해 세우는 목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나의 몸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혹은 미용 목적) 살을 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의 교양을 위해서 책을 읽거나 자격증을 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에 반드시 해외여행을 한 번은 떠나는 일이 아닐까?
다이어트와 해외여행을 가는 일은 나도 작년에 목표를 세웠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역시 사람의 노력은 절실한 마음이 없는 이상, 갈수록 둔해지기 마련인 것 같다. 올해로 미루어버린 그 목표들을 과연 나는 실천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글과 말로만 남는 목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새해를 맞아 독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을 위한 팁을 주기 위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평소 여러 책을 읽는 덕분에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고, 몇 출판사로부터 책을 후원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이 더 많은데,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책 읽기는 과정이 핵심이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책 읽기에 대해 할 말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딱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 책 읽기에 중요한 것은 절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올해에는 책을 100권 읽을 거야!' 같은 방법으로 독서 계획을 세운다. 솔직히 이런 계획은 너무 무모하다. 오랫동안 꾸준히 책을 읽어온 독서가는 이렇게 계획을 세워서 실천할 수 있겠지만, 평소 1년에 책을 한두 권 읽을까 말까 하는 사람은 이런 계획은 오히려 해가 된다.
나는 책 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포스트잇을 붙여서 다시 읽고 싶은 이야기와 문장을 표시하거나, 책의 여백에 떠오른 생각을 글로 써서 정리한다. 그렇게 모은 글을 블로그에 적어서 올리거나 나중에 다시 읽어보곤 한다.
이 일은 '난 무조건 꼭 이 책을 다 읽을 거야.', '나는 책 100권을 읽을 거야.'이라는 수치적 목표를 세우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몇 권을 읽겠다는 결과에 치우치게 되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진짜 필요한 책의 저자와 혹은 책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게 된다. 책을 읽는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책을 읽는 행동에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책 읽기의 목표는 '난 이 책을 읽었어.'라며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어.'라며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독서 토론에 나가지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만나는 과정이 책 읽기라고 생각한다.
|
속담에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라!'는 말이 있다. 이왕 할거라면, 뭐라도 하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말은 내가 칼을 뽑기까지 거친 용기와 수련을 인정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무를 베지 못하더라도, 칼을 뽑았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게 아닐까?
한국 사회는 많은 분야에서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한 사회다. 모든 것을 점수와 등수, 즉, 결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수많은 실패를 해야 마지막에 성공할 수 있는데, 그 실패라는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니 더 나은 혁신과 개선이 없는 거다.
책 읽기 또한 마찬가지다.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다 읽고, 올해 100권의 책을 읽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다시 읽고 싶은 문장을 표시하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라는 글 한 줄을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 그게 진짜 책 읽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새해 책 읽기 계획을 세울 때, '나는 올해 몇 권의 책을 읽겠다.'라며 너무 결과에 치중하지 말자. 책 읽기는 무리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천천히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쌓여지는 것이 책을 읽으며 만난 문장과 책과 나눈 대화다. 그게 바로 우리 내면의 힘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과정을 즐기지 못한다면,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책 읽기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일이다. 왜 굳이 과정을 재미없게 하여 숫자로 매겨지는 결과를 목표로 하는가? 그냥 읽자. 그리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책과 나눈 대화를 글로 적어보자. 이 모든 과정을 즐겁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올해 분명히 책 읽기를 즐기는 독서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