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선물하기 좋은 책 세 권
- 일상/사는 이야기
- 2015. 12. 22. 07:30
크리스마스 선물로 마음이 따뜻해질 책 선물은 어떠세요?
이제 크리스마스가 4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딱히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들뜨는 기분도 아니고, 올해는 또 혼자서 어떤 식으로 보낼지 크게 고민도 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라고 해봤자 당일에 할 일은 항상 변함없이 피아노 연습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혼자 밥 먹는 일이 전부다.
그래도 괜히 크리스마스 분위기 자체를 이유로 삼아서 빵집에서 '내가 사지 않으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케이크 한 개를 사서 먹기도 하고, 치킨을 시켜서 먹을 때도 있다. 지금 통장 사정으로는 그런 사치는 꽤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에 약간 분위기가 바뀌는 건 사실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와 떼려고 해도 떼놓을 수 없는 단어는 선물이다. 혼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선물과 인연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거나 연인 혹은 가까운 친구에게 줄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념품이나 음식이나 상품권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종류의 선물보다 책을 추천하고 싶다. 차가운 겨울과 달리 '가혹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냉랭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책은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데에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노지
크리스마스에 선물하기 좋은 책 중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라는 책이다. 중국 최대 SNS 웨이보 3억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글과 사진을 한곳에 모아 읽을 수 있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은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우리의 삶을 놀랍도록 서로 닮아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은 제목 그대로 우리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역시 난 부족해. 안 돼. 할 수 없어.'이라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떨칠 수 있도록 해준다. 바로 우리의 삶을 통해서!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자취를 감춘 2년간 아켄은 분명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몇 년 전 드레스 디자인에 몰두했던 때와 같이. 더 멋진 사람이 되어 그녀에게 가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고 미래도 불투명하다면, 그건 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나 때문이고, 수년간 고쳐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쁜 습관 때문일 것이다. 현재 뭔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할 시기가 왔을 때 자신에게 미안해질지도 모른다. (중략)
어려움이 닥쳤을 때 혹시 너무 쉽게 포기 않는가? 포기하기는 쉽지만 포기하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포기해야 할 이유를 너무 많이 만들지 말자. 아켄의 경우처럼 노력은 때로 기적을 만들어 낸다. 이 세상의 모든 노력은 간절함과 뜨거움에서 온다. 다시 만나는 그날, 여러분과 나 모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길 바란다. (본문 67)
윗글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을 읽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아켄은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노력했고, 또 노력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한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바보 같지만, 멋진 인생이지 않은가?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노지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이라는 책이다.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허무하게 흘러가는 오늘 하루가, 아무런 의미도 더하지 못했던 오늘 하루를 바꿀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다.
나는 솔직히 사는 게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별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 나은 삶을 산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우울하면 피아노를 연주하고, 만화를 보며 웃는다.
미래가 불안한 삶이고, 못난 삶일지도 모른다. 고시 공부를 통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목표로 공부하지 않는 멀쩡한 20대 청년이 '나는 블로그를 평생 직업으로 할 거야.'라며 주장하고 있으니까. '얼마 버는데?'라는 질문에 '30~100만 원, 때때로. 좀 많이.'이라며 우물쭈물 대답하는 나는 못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보라. 누구나 부족한 구석이 있지만 찾아조면 좋은 구석도 많다. 그런데 부족한 것만 너무 커 보여서 주눅이 든다면, 그것은 내가 진짜로 그런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여 있어서다. 예를 들어 "너는 왜 이렇게 못생겼니?"라는 얘기만 듣고 자라면 자기가 정말 못생긴 줄 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건 여자 형제들과 비교해서 한 말일 뿐, 밖에 나가면 예쁘지는 않아도 평범한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낮다면 우선 잘못된 시각부터 교정해야 한다. 열등감이 너무 깊어 모든 것이 두렵다고 말하는 환자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다.
"당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인생은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당신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고, 당신이 스스로를 실패자로 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바라보는 시각 말고, 당신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것부터 결정하세요." (본문 154)
이 글을 읽으며 '나는 그렇게 못나지 않았어.'라며 생각하기로 했다. 뺨을 손가락으로 긁으며 '부끄럽네.'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시선에 보이는 부족한 나만 보는 우리에게 이 책은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탄길, ⓒ노지
그리고 세 번째로 소개할 책은 <연탄길>이다. 상당히 오래 전의 책이지만,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었던 때의 감동을 지울 수가 없다. 혼자서 힘이 들 때마다 지금도 간간이 책장에서 꺼내 읽어보며 혼자 눈물을 훔치기도 하는데, 크리스마스에 이 정도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오래 전에 발매된 책이라 읽어본 사람이 많겠지만, 나는 지금 다시 우리가 이 책을 꺼내 읽게 된다면 그때보다 더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 대놓고 밖을 향해 '힘들다', '살려줘' 같은 말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우리의 마음은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자신도 모르는 상처투성이일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중한 사람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그리고 힘들어하는 내색을 쉽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이 책을 선물해보자. 타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연탄길>만큼은 우리가 스스로 나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혼자라면, 나에게 선물을 해보자.
거미와 사내
한 사내가 숲길을 걷고 있었다.
싸리나무 가지에서 거미줄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물처럼 펼쳐진 거미줄에 걸려든 배추꽃흰나비…….
나비는 고통스럽게 날개를 파득거렸다.
거미는 재빠르게 다가가 나비의 몸통을 덥석 물었다.
사내가 거미에게 물었다.
"보이지 않는 거미줄로 함정을 만들어서 너는, 예쁜 나비를 꽁꽁 묶어버렸구나."
그러자 거미가 사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함부로 뱉은 말로 다른 이들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묶어 놓은 적이 없나요?"
(연탄길 3권, 본문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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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어떤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날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한 날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함을 만들 날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 이벤트도 하고, 친구 혹은 가족에게 줄 선물을 찾는 사람에게 이 세 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화와 함께 금방 경제 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오늘은 그런 기대조차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과포화 상태이고, 이익 대부분을 기득권이 손에 쥐고 있다. 하물며 우리가 아등바등하는 잉여이득 또한 뺏기기 직전이다.
과연 이런 날에 우리는 안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에 진짜 즐거워서, 재밌어서 웃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대답할 수 없는 난제일 것이다. 그래도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맞아 '오늘은 웃자'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세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이렇게 혹독한 오늘이지만, 우리의 삶 속에는 그래도 따뜻함이 남아 있고, 우리는 힘낼 수 있다는 의미를 전해주는 책들이니까. 공부를 하는 것은 시험을 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게 전부가 아니다. 공부란, 우리의 삶을 알아가는 것이다. 이 세 권의 책이 각박한 우리의 삶에 온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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