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는 당신의 노예가 아닙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8. 5. 07:30
오늘도 수고하시는 택배 기사님, 언제나 정말 감사합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살펴보던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한 기사가 있었다. '택배 기사는 노예가 아닙니다.'이라는 제목이 붙은 그 기사는 내용을 읽기 전부터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었는데, 기사를 읽어보니 역시 짐작했던 대로 택배 기사를 함부로 대한 아파트의 내용이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택배 회사에서 반송된 물품 상자에 반송 사유로 "해당 배송지 아파트는 택배 차량 진입 금지로 모든 택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걸어서 배송하라는 아파트 측 입장에 저희들도 해결방법이 없어 반송 조치합니다."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글을 읽는 동안 어떻게 이런 기막힌 일을 하는 아파트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아파트인지 궁금했다. 과거에도 뉴스를 통해서 몇 번이나 비슷한 사례의 아파트가 보도되면서 대중의 뭇매를 맞았는데, 아직 이런 아파트가 여전히 제 잘못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8월에 들어선 한국 날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덥다. 바깥에 잠시 나가서 서 있는 것으로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햇볕의 뜨거움은 단순히 '뜨겁다'는 감각이 아니라 '아프다'고 말하는 통각으로 느껴질 수준이다.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과 달리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지금도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바라보이는 바깥 풍경에서는 새 아파트와 백화점 건물을 완공하기 위해서 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는 공사 인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비록 뜨거운 한낮은 피한다고 하더라도 더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여름에 바깥 일을 한다는 것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특히 대낮에 운송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손에 짊어진 채 바쁘게 뛰어다녀야 한다. 우리가 언제나 기다리는 택배 기사 아저씨(아주머니)는 이런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가 주문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상품을 배송해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계신다. 이 힘든 세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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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시원한 물 한 잔 혹은 음료수를 건네드리지 못하는 대신, 그들을 향해 갑질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언제나 더 큰 갑의 횡포에 벌벌 떨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향해 갑질을 하기에 한국 사회의 수준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 걸까?
조금 있는 사람의 갑질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임대 세대 아파트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 아파트 통로를 막는 일부터 시작해서 택배 직원이나 배달 직원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까지 우리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부분에서 몰상식한 인간성을 쉽게 목격한다.
그 아파트의 모든 구성원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렇게 작은 갑질에 웃는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도 문화 후진국이다. 과연 언제쯤 한 사람에게 정당한 대우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한국의 그 날은 아직 한참 먼 듯하다.
- 택배기사들의 이유 있는 반송 사유 : http://goo.gl/OH2ns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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