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구공 하나로 만들어진 즐거운 풍경
- 시사/학교와 교육
- 2015. 5. 19. 07:30
정말 10대 청소년은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하는 세대일까요?
IT 인프라 강국 한국에서는 이제 스마트폰을 지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미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아이의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빨리 스마트폰에 노출되면서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스마트폰의 유용한 기능을 활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가져오는 악영향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위 말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라고 말하는 'ADHD 증후군'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노출된 탓이라고 알려진 게 그 원인이다.
단순히 편리해서 육아에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하지만, 아이는 그때부터 스마트폰으로 하는 이미지 흥미 요소에만 반응하게 되어 다른 곳에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성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짧고 입체적인 내용에 관심의 방향이 기울어지다 보니, 오랫동안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에 불편한 기색을 느낀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의존증', '스마트폰 중독' 같은 말을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우리는 모두 그런 증상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
나보다 좀 더 어린 내 남동생은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밥을 먹는다. 매번 나는 "밥 먹을 때는 폰 좀 내려놔라!" 하고 소리치지만, 내가 뭐라고 하면 녀석은 잠시 폰을 내려뒀다가 금세 폰을 집어들고 웹툰 같은 것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성인 사이에서도 이런 모습이 흔한데, 10대 청소년과 좀 더 어린 세대에서 얼마나 더 심할지 우리는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어플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런 방법은 절대 최선이 아니라고 난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10대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에 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조금만 우리가 환경을 다르게 해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처럼 스마트폰 말고는 딱히 즐길 거리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10대 청소년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게 최우선 과제다.
최근에 이르러서 10대 청소년에게 예·체능 시간을 다시 늘려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지만, 아직은 공부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크게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예.체능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곧 스마트폰 중독을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농구 사진, ⓒ노지
농구 사진, ⓒ노지
위 사진을 보면 농구공 하나에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 모습은 내가 혼자서 농구를 하고 있을 때, 이 공원에 소풍을 온 아이들 중 한 명이 "저, 농구공 좀 잠시만 빌려주면 안 될까요?"이라고 부탁해서 내가 농구공을 잠시 빌려줬더니 만들어진 풍경이었다.
앉아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아이들이 농구공이 생기자 농구 골대로 우후죽순 모여들어서 농구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이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역시 아이들에게는 이런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매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 좀 그만해라!", "스마트폰 좀 그만 만져라!" … 등의 잔소리를 하지만, 그런 것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오직 아이들이 즐겁게 보내는 시간을 빼앗아서 "네가 지금 이럴 시간이 있니? 공부나 해!"이라며 고함을 지리는 역할만 할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길게 보내게 된다. 이렇게 농구공 하나만 있으면 스마트폰만 만지던 아이들이 폰을 잠시 내려놓고, 친구들과 함께 농구를 하면서 좀 더 좋은 땀을 흘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농구장은 있는데 농구공이 없으니 스마트폰만 만져야 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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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와 교육 환경에서 곧잘 선생님과 학부모가 "너를 위해서 이렇게 했는데, 왜 너는 해주지 않니?" 하고 말하면서 아이를 질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한 번은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뉴스에서도 정말 흔히 나오는 모습이니까….
그러나 알고 보면 항상 어른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아이의 의사는 무시된 것이 많다. 아이가 원하는 건 그것이 아니었는데, 어른이 제멋대로 판단하여 아이에게 '왜 해줘도 불만이야?'이라면서 고함만 지르는 거다. 그러니 소통이 점점 줄어들고, 혼자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이 늘어난다.
농구 골대를 세워줬는데 왜 농구를 하지 않느냐고 말하지 말고, 농구 골대를 세웠는데 농구를 하지 않는다면 또 무엇이 필요한지 찾는 일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농구 골대가 세워지면, 농구를 하기 위한 농구공이 필요하고, 3점 슛 라인도 그려야 하고, 그물도 적절히 보수 해야 한다.
작은 농구공 하나로 만들어진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풍경. 나는 이 장면을 단순히 하나의 풍경으로 남겨도 좋지만,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데에 사용하고 싶었다. 우리 어른이 보는 시선을 낮추어 학교 문제를 바라보면, 분명히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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