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민하는 진짜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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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외우고, 높은 성적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하나 더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한국은 '교육'이라는 단어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이다.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우리가 눈부신 경제 성장을 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고, 작은 나라가 세계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 한국은 아직도 '교육'에 정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교육에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자되면서, 우리는 그동안 눈부신 성장이 만드는 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문제를 직면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폭력, OECD 청소년 행복지수 꼴찌, OECD 청소년 자살률 1위… 등 그림자가 빛을 집어삼킬 정도로 커지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조금만 주변에 눈을 돌려도 10대 청소년이 벌인 범죄에 대한 기사를 읽을 수 있고, 학업 스트레스와 가정불화로 가출을 한 10대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탐욕에 이용당한 모습이 보도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학교와 10대 청소년이 그렇지 않지만, 그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는 '한국 교육, 과연 이대로 좋은가?'이라는 질문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고, 대안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입시 열기가 뜨거운 곳에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게 최종 목표가 아니라 10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대안 교육은 좀 더 자연적인 길, ⓒ노지


 하지만 우리 한국은 과거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교육의 방향을 쉽게 틀지 못하고 있다. '그때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도 좋지. 하지만 그래도 공부가 먼저가 아닐까?'이라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어서 '그래도 공부 먼저 해야지.'이라는 생각이 앞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모습이 의무 교육 과정 기간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다른 형태의 교육을 접하지 못한 것도 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교육을 받았기에 '내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아이를 가르칠 때가 되면 대안이 없어 똑같은 방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내가 좋은 대학교에 가지 못해서 좋은 데에 취업을 못 했고, 내 삶의 수준은 높아지지 못했다.'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것도 큰 원인이 된다. 좋은 대학이라는 간판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에 기성세대 부모님들이 아이가 짊어지는 짐을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


 태권도도 하고, 피아노도 하고, 바이올린도 하고, 수영도 하고, 피겨도 하고, 공부도 하고…. 아이는 자신의 취미 생활조차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부모님의 가치 기준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니 어찌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겠으며, 그 순간을 즐길 수 있겠는가?


취미로 시작한 피아노, ⓒ노지


 여기서 한 번 고민해보자. 도대체 진짜 교육은 무엇이 진짜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단순히 일제식 암기 수업을 벗어나서 토론 문화가 형성되고, 지금과 180도 다른 상황에서 교육을 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수능 시험 제도를 없앤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아마 어떤 해결책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직면한 교육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좀 더 좋은 교육이 자리를 잡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의 국가에서도 학교 폭력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즉, 우리는 진짜 교육을 고민하면, 또 선택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동양과 서양의 교육을 혼합해서 하는 방법으로 조금씩 우리 교육이 나아가는 방향을 수정해나가면 어떨까 싶다. 지금 우리 한국은 학생의 자율성이 너무 없다. 이름표만 '자율'인 야간 자율학습은 아직도 강제로 이루어지고, 중 고등학교에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나는 교육의 목적이 '좋은 대학교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나중에 꿈 이루기.'이라는 것에 정체된 가치관만 바꾸면, 분명히 좀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생각하기에 '청소년은 이래야 한다.'가 아니라 청소년의 생각하기에 '이러면 좋겠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부터 하는 것, ⓒ노지


 우리 교육은 아직도 어른이 정한 문제와 답을 10대 청소년이 달달 외우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제일 먼저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토론식으로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 하나의 답만 찾는 과정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가 외워야 하는 지식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는 그 지식을 어떻게 편집해서 창조적인 정답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교육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김정운 교수님의 <에디 톨로지>를 읽어보면 여기에 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열심히 외워서 시험 칠 때 정답을 찍은 후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건 가치가 없는 일이다. 이미 공유되어 있는 지식을 자신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아는 게 가치 있는 일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기에 개인의 취미와 가치관이 중요해져서 인성 교육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창조적 편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경험은 지금 우리 학교에서 점점 위치가 작아지다 못해 사라져 가는 부 활동이 필요하다. 스스로 모여서 공부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보는 시야를 크게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교육이 마냥 좋은 교육이라고 말할 수 없고, 지금 우리가 가진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자신할 수도 없다. 그저 과거 내가 겪었던 교육 시스템을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돌아보면서 '이랬으면 어땠을까?'이라는 질문을 통해 다시 접근해서 정리했을 뿐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성인이 뒤늦게 자신의 취미 활동을 찾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라도 자신의 삶에 색을 더할 수 있는 활동을 한다면 정말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불우하게도 더 많은 사람이 '지금에 와서 뭐가 되겠어? 어휴.'라며 고착 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단 먼저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야 여유가 생겨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이라고. ……이건 순 거짓말이다. 그때 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지금을 불행하게 사는 기성세대가 아닐까?


 '인생'이라는 문제는 하나의 정답만이 있는 게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 아니, 그보다 먼저 정답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힘들고, 지치는 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것도 인생이라고 한다. 진짜 교육은 이것을 전해줄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 한국 교육에는 아직 많은 억압이 존재한다. 자유롭게 도전하는 것을 막고, 오직 어른이 시키는 것만을 해야 한다. 그래야 모범생으로 인정받는다. 방과 후 보충 수업과 야자에서 도망쳐서 피아노와 기타를 배우는 데에 웃음이 있다면, 그곳에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짜 교육의 형태가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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