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로부터 집단 방문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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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반(半)'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하더라도 항상 그 사람의 성품이 항상 드러나기 마련이다. 공부를 할 때도 그렇고, 음식을 먹을 때도 그렇고, 잡담을 나눌 때도 그렇고, 잘 때도 그렇고, 글을 쓸 때도 그렇고, 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고, 그림을 그릴 때도 그렇다. 그래서 심리테스트에는 항상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말하기 등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함께 한다.


 연습을 통해서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포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이 무의식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데,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논리력이 부족하다.' '글이 너무 비관적이다.'는 식으로 평가를 한다.


 맞다. 나는 내 감정으로 글을 쓰기에 논리가 부족할 때가 많고,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짙어 글이 상당히 비관적이다. 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내가 평소에도 이렇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덤덤히 넘어가지만,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는 의문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한다.


ⓒ4월은 너의 거짓말


 얼마 전에 나는 우리 한국 사회에서 상당히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라고 함.)' 사이트에서 집단 방문을 받았었다. 게시물은 과거 내가 출연했던 <지식콘서트 내일>의 동영상을 가지고 열심히 그룹내에서 토론하는 글이었는데, 같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어도 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르고, 평가 방식과 결과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나는 댓글을 읽어보며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일베를 이용하는 사람 중 과반수가 방송으로 나온 내 모습을 보고 '저런 식으로 살아서 뭐하냐?' 식으로 보는 사람들이었다. 아주 적은 수의 사람이 '그래도 책 많이 읽고, 나름 사는 방법을 찾아서 사는 듯.'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현상이 보여주는 건, 대체로 사람은 비슷한 경향을 가진 사람끼리 모이지만, 세세히 보면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 자신의 방식을 통해 자신을 전달한다. 저 글에서 논란이 된 영상은 <지식콘서트 내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람마다 사는 방법은 다 다르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학교 폭력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좀 더 좋은 이야기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당시에는 저런 식이었다.


[시사 이야기/사회와 정치] - 나는 왜 지식콘서트 내일에 출연을 했을까?


 또한, 나는 그 이후 블로그를 통해 우리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문제와 내가 겪었던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그 글을 쓰기 위해서 읽은 책이 일베 회원들도 '그래도 블로그로 꽤 하는 듯.'이라는 말을 하게 한 결과물이 되었다. 4년 연속 우수블로거는 그냥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했다는 개근상이고, 종종 사람들이 들려서 글을 읽어주는 블로그가 되었다. 인터넷 의존증 반(半) 히키코모리로서 성장이라고 할까?



 일베 사이트에 게시되었던 <지식콘서트 내일> 동영상은 과거에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일베 게시판에 올라가면서 저렇게 난도질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재업로드 되어 다시 이런 식으로 집단 방문을 받아도 크게 동요하진 않았다. 단순히 '음, 내가 또 인터넷에서 장난감이 되었구나.'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 정도일까?


 <지식콘서트 내일> 방송 이후 내 생활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지금도 대체로 집에서 생활하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즐기기도 하고, 피아노를 배우면서 좀 더 삶에 즐거움을 더하기도 하고, 여전히 세상을 비판적으로 쳐다보면서 글을 쓴다. 딱히 크게 움직이지 않는 삶의 기로는 여전히 내가 나로서 사는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일베에서도 그냥 무작정 어떤 사람을 비난만 하기보다 그래도 한 번씩 그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사네.'이라는 사람도 생겼다는 점일까? 방송이 나왔던 시기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완전히 욕을 하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놀랐었지만, 지금 글에는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글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하하.)


 저 사람들도 언제나 저렇게 살아가듯이, 나도 내가 사는 방식을 고수할 생각이다. 비록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롱을 받을지도 모르고, 손가락질을 당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본의 사토리 세대, 즉, 우리말로 달관 세대로 사는 게 영 불편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면서, 자기 이유를 가지고 삶을 살기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보면서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관찰할 때, 그저 혼자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있을 뿐, 크게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우리도 비슷비슷하게 살고 있을 뿐이고, 각자 자신이 가진 가치관으로 세상을 정의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갈등이 있고, 그래서 일베와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 일베 덕분에 글 하나 썼으니- 여기서 오늘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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