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스펙에 이어서 이제는 인성 스펙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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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스펙을 위해 성형 수술을 하고, 인성 스펙을 위해 인성 학원에 다닌다(!?)


 우리 한국 사회는 '스펙 중심 사회'이라는 말을 해도 조금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스펙에 연연하고 있다. 토익을 비롯한 어학 고득점 스펙은 이미 다른 사람과 차별을 둘 수 없는 평범한 스펙이 되어버렸고, 그 이외에도 다양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스펙 쌓기는 오늘도 멈추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대학생이 이렇게 취업에 열을 올리면서 그 대학생의 수요를 잡기 위한 공급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미 대학가 근처 거리에는 토익 학원을 비롯한 여러 어학 학원, 자격증 학원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인터넷 시장을 넘어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발걸음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돈을 투자해서 스펙을 얻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증가하는 부채가 아닐까 싶다. 대학 등록금만으로도 이미 빚에 허덕이는 20대는 최소 다른 사람만큼의 스펙을 쌓기 위해서 무리하게 돈을 소비하며 여러 시험에 응시한다.


 결국, 빚이 빚을 부르고 있다. 더욱이 요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이 스펙 사회에서 '외모 지상주의'가 더 고개를 빳빳이 들기 시작하면서 성형 수술도 스펙 향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적은 돈으로 감히 할 수 없는 성형 수술은 수술 부작용과 함께 더 많은 20대와 취업 준비생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JTBC 뉴스룸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두 장은 어제(2월 3일) 뉴스룸에서 볼 수 있었던 화면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강한 한국에서는 외모도 역시 경쟁력 있는 하나의 스펙으로 인식되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 연예인의 모습만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면접에 탈락하는 사람 사이에서 '외모가 부족해서 그런 것일지도 몰라.' 생각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취업을 위해 외모를 가꾸는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모를 보지 않는다.'는 기업이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느끼기에 역시 외모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런 글을 쓰거나 읽는 우리도 자주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대학생이 방학을 맞아 성형 수술을 감행하기도 하고, 심지어 고등학생 혹은 이제 막 수능 시험을 치른 아이들도 성형 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 성형 수술 시장은 이런 수요층을 노린 여러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수험생 특별 할인!' 혹은 '대학생 할인!' 등의 광고 문구를 내걸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이 정말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다.


 성형 수술을 통해 외모를 고칠 경우에는 부작용이라는 위험요소가 언제나 따라다니는데, 많은 사람이 그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나는 아무 일 없을 거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성형 수술을 받은 많은 시술자가 이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 부작용으로 추가적 비용도 발생하니 약(薬)은커녕, 오히려 독(毒)이 되고 있다.


ⓒJTBC 뉴스룸


 그리고 이런 성형 수술을 통한 외모 스펙보다 더 충격적인 스펙이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위 이미지를 통해 볼 수 있는 인성 스펙이다. 이제 교육 시장에 인성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인성 평가 고득점을 위한 학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사람의 얼굴을 고쳐서 스펙을 높이려는 것으로 모자라 이제는 인성도 스펙이 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학교 폭력과 군대 가혹 행위 사망 사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인성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 교육을 하기 위한 교육 방법이 강구되어야 했었는데, 관련 기관에서 내놓은 대책이 겨우 '인성 시험 평가'이라는 것에 정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교육부는 무슨 짓을 한 것일까? 학교 폭력 사고 이후 필요성이 커진 심리 상담 교사 유치를 위한 지원을 없앤 것으로 모자라 이제는 아이들에게 다른 하나의 짐을 더 추가해서 아예 피를 말리려고 하는 것 같다. '창조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태도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창조를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창조 정부를 우리는 만난 것 같다.


 <JTBC 뉴스룸>을 통해 본 인성 평가는 거의 논술 시험을 구술시험으로 치르는 것과 상당히 유사해 보였다. 미국에서는 이런 평가 방식이 오랫동안 지속하여 오면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는데, 겉으로 보이는 성적과 경쟁에 목숨을 거는 우리 한국에서 과연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논술과 마찬가지로 사교육을 통해 엉망이 되지 않을까?



 한 사람이 가진 스펙이 곧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한국 사회다. 이미 지나치게 많은 자본이 스펙 시장에 투자되면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상승을 꿈꾸는 많은 서민 가계의 부채 중 상당수가 사교육비에 지출될 것이고, 20대 대학생의 대출은 대학 등록금과 함께 스펙을 쌓기 위한 학원비를 비롯한 성형 수술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게 그 대표적인 문제다.


 나는 한국의 교육 방향, 아니, 전체적인 방향이 상당히 염려스럽다. 획일적인 교육을 통해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같아야 한다는 일색(一色) 가치관을 만들고, 사람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가 감정을 지워버리면서 사이코패스로 만들고, 외모 스펙까지 더해지면서 얼굴도 비슷하게 하는 것으로 모자라 이제는 인성도 비슷하게 하려고 하니까.


 지금의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지 못하면, 먼 훗날 우리 한국의 젊은 세대는 서로 비슷한 스펙과 서로 비슷한 얼굴, 서로 비슷한 생각 방식을 가진 기계 같은 사람들로 가득 찰지도 모르겠다. 조금 과장된 생각이겠지만, 점점 더 물질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그 정도로 염려스럽다.


 외모 스펙을 위한 성형 수술, 인성 스펙을 위한 인성 학원. 다음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시사 이야기/사회와 정치] - 성형하다 사망해도 성형을 포기 못하는 사람들, 도대체 왜?

[시사 이야기/학교와 교육] - 사교육으로 결코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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