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대한민국은 음주 중 입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2. 2. 07:30
술독에 빠진 한국 사회, 오늘도 대한민국은 음주와 숙취 해소 중 입니다.
그동안 많은 시민의 관심 속에서 범인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던 '크림빵 아빠 사건'의 범인이 드디어 잡혔다. 경찰이 수색을 통해서 체포한 것이 아니라 자수를 한 것이지만, '크림빵 아빠 사건'으로 불리는 뺑소니 사건의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건 많은 시민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 뺑소니 사건에서도 역시 '술'은 빠질 수가 없었다. 크림빵 아빠를 차로 치고 달아났던 범인은 소주 4병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사람을 친 줄 모르고 갔다고 말하는데… 아마 많은 사람이 이번 피의자의 변명에 달가워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차로 사람을 쳤는데, 모르는 게 이상하니까.
그러나 그가 만취 상태에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였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과거에도 이렇게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자신이 사람을 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뺑소니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사건을 뉴스에서 접할 수 있었고, 워낙 술을 좋아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소위 '음주 운전 면허증' 운운하면서 괜찮다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잠재적인 범죄자일 수밖에 없다. 음주 운전은 형사 처벌과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범법 행위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것을 안 지키는 사람이 더 많다.
ⓒJTBC 뉴스룸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서 한국 사회에서 술을 과하게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볼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주폭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고쳐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연예인의 음주 운전 적발, 혹은 사고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도 바뀌지 않고 있다.
친구, 지인, 직장 관계, 거래처 등의 사람과 만나다 보면 분명히 한두 잔 정도 할 수 있다. 그게 어른들이 말하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이니까. 하지만 언제나 적지 않은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주량을 넘어서 마시는 경우가 많고, 술을 마시고 하는 행동에 자각이 없어 심각한 일을 벌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크림빵 아빠 사건도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일어난 일이었고, 위 이미지 두 장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건 사고도 음주로 발생한 사건이었다.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이런 형태로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런 형태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분명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볼 수 있다.
특히 새내기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음주 문제로 OT와 MT 등에서 성폭행, 성추행, 살인, 집단 폭행 등의 여러 문제도 발생하는데, 잘못된 음주 문화는 어떤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크림빵 아빠 사건도 결국은 그 같은 사건 중 하나였다.
ⓒBLACK OUT KOREA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Black out Korea'는 과거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았던 사이트이다. 'Black out Korea'이라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은 외국인으로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종종 볼 수 있는 만취한 사람을 촬영해서 업로드 하고 있다.
이렇게 길거리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은 절도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여성은 성폭행 혹은 성추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것을 심각하게 부끄러워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다른 나라는 안 그런 줄 알아?' 하면서 오히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이라며 그냥 고개를 돌려버리기 일쑤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만취해서 길거리에 버려진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시는 인간 사회에서 이런 모습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음주로 벌어지는 여러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름에도 처벌이 똑바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전의 심각한 몇 사건으로 음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더 가중처벌을 하겠다는 법조계 발언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은 여전히 음주에 상당히 관대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술과 함께했던 지난 세월을 떠올리면서 '사람이 술을 마시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이라며 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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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문화를 철저히 고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술을 마시되, 자신의 주량을 제대로 알고 철저하게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술 안 마시는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악습도 사라져야 하고, 대학교 행사 때마다 술이 등장하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
술은 어디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문화다. 가볍게 즐기는 것은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나도 그런 사람을 향해 비난하라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풍류를 즐기지 못한 채, 분위기에 취해서 막 나가게 되면, 그건 그냥 멍청한 행동에 불과하다. 그 만취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놀이가 아니라 범죄일 때도 잦다.
2월이 시작하면서 대학가에서는 OT와 MT 등이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할 것이고, 그와 함께 또 한 번 사망 사고와 성추행 혹은 집단 폭행 같은 특수 폭행 사건도 함께 보도될 것이다. 열의 아홉은 의지와 상관없이 술에 길러지면서 술에 중독되어가는 한국 사회에서 이건 늘 반복되는 일이니까.
자정을 넘어서 4시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 술을 한두 잔이 아니라 매번 기억을 잊어버릴 정도로 마시는 한국,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면서 '왜 안 마셔? 잔 채워.' 하면서 술을 강요하는 한국, 모든 만남에 술이 빠질 줄 모르는 한국. 오늘도 대한민국은 그렇게 음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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