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이순신 장군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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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 없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2015년 신년 기자회견


 지난 2014년 8월에 개봉한 영화 <명량>은 천 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면서 큰 열풍을 불었었다. 임금 선조와 서인의 부덕에도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의(義)와 충(忠)을 지켰었는데, 많은 사람이 이순신 장군의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다.'이라는 말을 했다. 아마 2014년에 영화 <명량>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도 영화 <명량>을 감상하고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사회 일으키는 리더십 보일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많은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그 발언에 대해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리더십과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이 말한 리더십은 그 근본이 명확히 뿌리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모두 함께 가는 것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혼자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박근헤 대통령의 그 발언을 비꼬면서 "그냥 불통을 고집하면서 불도저처럼 또 밀어붙이려고?"이라는 비판을 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혜택은 입은 사람들을 위주로 인사 정책을 펴고, 정부 정책을 주도하는 모습은 그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JTBC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세 장은 지난 12일 월요일 오후에 방송된 뉴스룸에서 볼 수 있었던 손석희 앵커 브리핑의 한 장면이다. 위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리더십'과 이순신 장군이 말하는 '리더십'은 그 뿌리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충(忠)'을 말하더라도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너무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화감을 느끼고, 비판하는 것이 아닐까?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번에는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말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큰 논란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에서도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이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영화 <국제시장>의 이념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그 시절에 시민들이 애국가가 나오면 국기에 경례를 해야 했던 이유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애국심이 저절로 나와서가 아니라 군사 정부 시절에 강제적으로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그런 장면을 두고 '애국심'을 운운하며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이건 명백히 박 대통령이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변호인


ⓒ국제시장


 2014년 12월 말미에 터진 고위층과 재벌의 갑질 논란은 2015년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사건이다. 그리고 기업의 비리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고, 제2롯데월드의 안전 부실 사고에 대한 이야기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신세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를 더 완화하겠다고 하니 어찌 2015년이 걱정되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2014년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베껴오면서 여전히 2014년의 시작 때 보여준 그 고집을 하나도 꺾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올해도 여전히 인사 개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 복지 정책의 개선이나 반값 등록금을 비롯한 다양한 공약 수행도 어려울 것 같다. 서민 증세는 늘어나고, 부자 증세는 이루어지지 않고…. 어휴.



 시민을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안위와 늘 주변의 사람만 바라보는 대통령은 바른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적절한 곳에 정말 필요한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낙하산으로 자신의 사람으로 채워서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는 건 그냥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더 강하게 기반을 다지는 것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이순신 장군이 될 수 없다. 같은 중요한 요직에 있어도 보는 바가 너무 다르다.


 영화 <명량>이 흥행하고 있을 때, 어떤 풍자만화에서 '예나 지금이나 시민들은 이순신 장군 앞에서 눈물을 쏟으면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그림을 보았던 적이 있다. 과거 그 시절과 지금 현 시절의 모습은 조금도 다른 게 없다. 시민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늘 독선적으로 자신의 고집만 피우는 리더는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 그냥 독재자일 뿐이다.


 새해 2015년 을미년은 '뭔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사람들은 가슴 속에 품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 같다. 이미 안전 대책 미흡으로 인한 사고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갑(甲)은 횡포를 부리며 을(乙)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하고 있다. 우리의 세상은 여전히 멈춰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깨어있는 시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시민이 '나와 상관없어' 하는 순간 끝이다.


 임진왜란 속 절박한 순간에 이순신 장군이 중용될 수 있었던 건, 아집에 사로잡힌 선조를 향해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었던 류승룡과 백성들의 간절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포기할 때, 이미 우리 사회는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조라면, 우리는 이순신 장군 같은 인물이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게 앞으로 우리 시민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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