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이 꿈꾼 민본의 대업과 2014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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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 사람 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정도전과 오늘날 2014년 대한민국


 '이게 진짜 역사 드라마다'는 강한 외침을 우리에게 보여준 드라마 《정도전》이 지난주에 그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오늘 토요일 오후 5시 10분에는 지난주 일요일에 방영되었던 《정도전》 50화가 재방송이 되는데, 지난주에 이 마지막 50화를 보지 못했다면 꼭 시간을 맞추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몇 번을 되돌려보더라도 아깝지 않은 최종화였다.


 드라마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정도전》을 정말 감명 깊게 본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이 드라마는 오랫동안 '멋진 드라마'로 기억될 것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가히 최고의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정도전》 50화에서 보여준 엔딩은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정도전》 50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정도전이 이방원과 마주하면서 그에게 던진 이야기와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 정도전이 목에 힘을 주고 외친 작은 외침은 옛 조선 시대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역사 왜곡 드라마와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기에 '진짜 드라마는 이런 거다'는 드라마를 보여준 《정도전》. 이 작품은 단순히 드라마라는 것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었기에 정말 대단한 작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 《정도전》을 정말 좋아했고, 매일 10시 전후로 자는 내 습관을 조절하면서 주말 밤 9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드라마 《정도전》을 빠뜨리지 않고 최대한 챙겨보았던 거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연기자와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날카로운 외침. 이 드라마에 부족한 요소는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kbs 정도전


 나는 이 글에서 《정도전》의 결말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은 그 옛날 정도전이 가슴에 품었던 대업을 실현한 나라와 조금 차이가 있는 모습으로 현재진행형의 상태로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분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조항을 비롯한 민주주의 원칙과 자본주의를 지향하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에 명시된 겉포장에 불과하고, 속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이름 아래에서 부와 권력을 가진 썩은 괴물이 주인이 된 나라라고 말할 수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좀 더 강한 힘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누린다. 이건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문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적인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 유토피아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빈곤격차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는 우리가 함께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래도 가나마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의 당연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자본주의 속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사람들이 부당한 권력 개입과 독재에 맞서 싸웠기에 우리는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점차 그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만들어낸 가치가 옅어지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친일 세력과 군부 세력을 등에 업었던 세력이 다시금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이전처럼 민주주의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하는 사람을 힘으로 짓누르면서 '세상은 부조리하다. 돈과 권력이 세상 전부다'고 말하고 있다.

 

ⓒ노지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매번 정치 사건을 덮기 위해서 연예인 사건이 시기적절하게 터지고(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발생하자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할 처지에 있는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가거나 입도 뻥긋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대통령만이 아니라 대통령의 그런 잘못을 지적하고, 서로 견제를 해야 할 국회는 오히려 대통령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잘못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매번 생색내기로 선거 때 걸었던 공약을 실천하는 척만 하고, 실속 없는 정책을 바탕으로 시간만 보내면서 늘 제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는 거다. 어찌 이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똑바로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 옛날 정도전이 지금의 2014년 대한민국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하였을까? 그의 가슴 속에 있던 대업과 너무 먼 모습에 불같이 화를 내며 우리에게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권력의 괴물이 나라의 주인인 척하며 백성의 고혈을 짜내고 있는데, 왜 아무도 잘못을 바로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냐?"고 크게 호통을 칠 것이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도전은 마지막 부분에서 "조선의 하늘은 연 것은 백만대군의 창검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는 희망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지금 우리가 앞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2014년 대한민국의 현재를 똑바로 잡기 위해 가슴에 품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인생을 25년밖에 살지 않았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은,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 이렇게 경험이 부족한 나라도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너무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마 20대에 해당하는 나만 아니라 학교에서 수험 공부를 하는 10대 청소년도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은 잘못을 고치지 않은 채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 이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희망을 품은 사람이 적기 때문이고, 손에 쥔 부와 권력에 순응해 현상 유지를 하려는 욕심을 지닌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일세력과 군부세력의 잔재는 지금도 강하게 득세하며 정의를 외치는 사람을 발로 밟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과거 한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반드시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야 하고, 지금 2014년 대한민국이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한 채 멈춰있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주축이 될 나와 같은 20대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저 밥버러지로 사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하고, 그저 권력의 개가 되어 짖으라고 하면 왈왈 짖을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바보라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세상을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느냐고 비판을 받더라도 나는 세상을 향해 과감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늘어날 때야말로 비로소 우리나라는 역사 역행을 멈추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꿈이 커져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아래에서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가슴에 품고 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대한민국이다.


 "꿈을 꾸자. 저 드높은 푸른 하늘 아래, 이 아름다운 강토 아래, 민본의 이상을 실현하고 백성 모두가 군자가 되어 사는 대도의 세상을 만들자. 나 정도전, 그대들에게 명하노라. 두려움을 떨쳐라. 냉소와 절망, 나태한 무기력을 혁파하고, 저마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어라. 그것이 바로… 그대들의 대업, 진정한 대업이다." (드라마 정도전 中, 영상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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