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신드롬에 웃고 떠드는 우리의 모습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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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명된 허경영의 19대 대선 공약에 웃고 떠드는 우리는 지금 아프다.


 얼마 전에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허경영'이라는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허경영'이라는 인물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황당한 공약과 그의 발걸음은 많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힘든 세상에 바보 같은 웃음을 터뜨리게 했었다.


 그런데 조용하던 그가 다시 한 번 더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이었다. 나는 궁금했다. 도대체 또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했기에 '에네스 카야', '정윤회' 등의 이름이 올라오는 실시간 검색어에 '허경영'이라는 이름을 띄우게 했는지, 어떤 조소를 또 받고 있는지 말이다.


 '허경영'이라는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이유는 그가 페이스북에 발표한 '19대 대선공약'의 공약 내용 때문이었다. 그 공약 내용에는 제일 먼저 이명박 대통령 구속과 박근혜 부정 선거 수사, 새누리당 해체 및 지도부 구속 등의 공약이 적혀있었는데, 이미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허경영


 위 대선 공약을 보면 '정말 허경영이다. ㅋㅋㅋㅋ' 하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의 이 대선 공약을 보면서 '킥킥킥', '하하하' 하면서 웃었을 것이고, '도대체 무슨 일이야?' 하며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바보 같은 공약이 몇 가지 눈에 띄기도 하지만, 몇 가지 공약은 정말 지금 현재 2014년을 사는 우리 대한민국 시민이 간절히 원하는 공약이지 않을까 싶다. 신혼부부에 대한 지원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눈에 띄는 '이명박 구속''박근혜 부정 선거 수사' 이 두 개는 지금 꼭 필요한 과제이니까.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헛삽질로 막대한 적자를 남기는 사업을 해버렸고, 그의 사업 정당성을 위해서 이미 양심을 팔아버린 정치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다. 더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4대강 사업은 4대강 황폐화와 함께 큰빗이끼벌레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나타내는 심벌이 되었다.


 더욱이 요즘 드러나고 있는 자원 외교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 많은 시민이 '이명박 정부 관료 인사의 구속과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 놓은 똥을 걱정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보다 한술 더 떠서 '짐이 곧 국가이니라.' 행세를 하는 박근혜 정부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그래서 허경영의 몇 가지 공약은 사람들에게 '오오, 이런 공약이 실천된다면, 좋겠는데!'이라는 것을 넘어서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인데, 이렇게 황당한 인물을 통해 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웃프다.' 같은 반응이 나오면서 허경영 신드롬은 다시 한 번 더 붐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 검색


 많은 사람이 위 댓글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은 허경영의 공약을 '황당 공약'이라고 소개하면서 애초에 복지 정책을 말하는 것이 '황당하다'이라는 말을 던지는데, 많은 사람이 그저 농담으로 들으면서 '웃프네.'이라고 말하는 분야에 일부 언론만 진지한 척을 하고 있는 거다.


 어떤 블로그의 댓글에서는 "박근혜 하는 꼴을 보면 정말 허경영을 찍든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꿈꾸는 재미라도 누려야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분도 지금 대통령을 하고 있는데 허경영 씨라고 대통령을 못할쏘냐 싶어요." 등의 반응도 볼 수 있었다. 정말 웃픈 공감이다.


 사회가 살기 힘들어질수록 사회를 풍자해서 고달픔을 전하는 광대와 희극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사회 문제를 거론한 <더 테러 라이브>, <변호인>, <제보자> 등의 영화는 직설적으로 표현한 문화의 대표적인 예이고, 허경영 신드롬이 생긴 이유도 바로 그런 곳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여러 가지 잘못을 모른 척하기 위해서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사회 불안 조장하는 악의 무리가 있다."이라고 말한 발언 기사에 달린 "그게 너다."이라는 댓글은 추천 수가 25,000이 넘을 넘었었는데, 과연 일리 있는 발언이라고 난 생각한다.


 요즘처럼 점점 바닥을 향해서 열심히 곤두박질치는 한국 정치판에서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허경영은 얼마나 재미있는 광대인가! '광대'이라는 표현이 조금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가 넌지시 던진 19대 대통령 공약은 우리의 '웃픈 마음'을 잘 표현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이고.


 그냥 웃고 넘길 일에 해당하는 허경영의 발자취에 우리는 크고 작은 공감을 하면서 당연히 시행되어야 할 몇 가지 일이 이렇게 황당한 일로 포장되는 모습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나는 허경영 신드롬에 웃고 떠드는, 그리고 마지막에는 긴 한숨을 토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아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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