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담배를 피우는 동생이 너무 걱정됩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12. 6. 07:30
금연을 위한 전자 담배? 전자 담배는 결코 '무해'하지 않습니다.
금연법이 강화되고, 담뱃값이 올라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금연을 결심하는 모습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실내 금연이 의무로 적용되는 음식점에서도 여전히 담배를 피우면서 음식점 주인의 "담배 피우시면 안 됩니다."이라는 주의를 하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손님이 있다고 한다.
더욱이 길거리 흡연 금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버스 정류장과 횡단보도 등 다양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 됩니다."이라고 일반 시민인 내가 말하더라도 흡연자는 "내가 피우는데 무슨 상관이냐? 네가 단속 요원이라도 되느냐?"고 따지면서 자신이 피우는 담배를 끄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흡연 단속 위원에 걸리더라도 "이왕 걸린 거 지금 피우는 한 개비는 마저 피우겠다."이라며 담배를 끝까지 피우는 사람도 있다. 모든 흡연자를 가리켜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흡연을 하는 사람 중에서 이런 사람이 적잖다는 사실은 우리가 심각하게 볼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뉴스룸
위에서 볼 수 있는 담배의 이미지를 보면, 흡연자가 피우는 담배는 그야말로 '발암 물질 종합 선물 세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었다며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이다. 뭐, 이런 이유만큼 담배에 그만큼 중독이 되었다는 것도 심각하다.
그리고 담배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직접 흡연을 하는 사람보다 주변에서 담배 연기를 맡는 사람이 더 피해를 당한다는 거다. 어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똑같이 담배를 피우더라도 갈 사람은 가고, 살 사람은 산다.'이라고 말하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는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남이 건강할 권리를 방해할 수 없으니까.
ⓒJTBC 비정상회담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비정상회담>에서 장위안이 흡연 문제에 대해 지적한 말이다. 흡연을 하는 사람은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흡연을 하지 않는 '타인의 건강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주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비정상회담>에서 장위안의 이 소신 발언을 본 사람은 다 강하게 공감하지 않았을까?
지금 내 동생도 군대에서 줄 담배를 배워오는 바람에 지금 상당히 머리 아픈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나와 엄마가 "담배 끊어라!"이라고 백날 말해도 담배를 끊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제 담배 이제 안 피운다고 말하면서도 담배를 가지고 다니거나 담배 냄새가 풍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여러 가지로 답답하다. 2015년 우리 가족의 목표 중 하나는 동생의 금연일 정도다.
그런데 얼마 전에 동생 앞으로 수상한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매달 인터넷 서점에서 대량의 책을 주문하면서 경비실 단골손님이 되어버린 내게 경비실 아저씨가 "ㅁㅁ아, 택배왔다. 또 책이가? 아, 또 하나 더 있더라."이라면서 두 개의 택배를 내게 건네주었다. 하나는 내가 주문했던 책이었고, 하나는 동생에게 온 택배였다.
동생에게 온 수상한 택배, ⓒ노지
위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택배 상자에서 수취인이 택배 기사에게 덧붙이는 말에 '택배 도착 시 그냥 바로 경비실에 맡겨주시고, 저한테 연락해주세요.'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나는 이 문자을 보면서 작은 의아함을 느꼈다. 도대체 뭘 주문했길래 이렇게 철저하게 숨기려고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딱히 택배 상자는 열어보지 않았다.
그래도 동생이 뭘 주문했는지 궁금해서 박스를 가볍게 흔들어보았는데, 무게를 보아서는 가벼워 보이는 어떤 물건인 것 같았다. '이 녀석이 또 쓸데없이 귀고리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를 샀나?' 싶었지만, 이윽고 어떤 결론에 바로 도달할 수 있었다. 바로 동생에게 카카오톡으로 '이 택배 박스가 무엇인지, 혹시 전자 담배가 아닌지' 나는 물어보았다.
카톡 이미지, ⓒ노지
그러니 동생은 전자 담배인 것을 인정했다. 순간 나는 내 추리력에 놀란 게 아니라 이 녀석이 그냥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전자 담배까지 손에 대려고 하는 것에 놀랐다. 바로 "이런 건 왜 사노?" 하고 따져 물었는데, 동생은 "담배 끊으려고 산 것이다."이라며 당당히 대답했다. 뭐, 카톡 메시지라서 당당한 자세인지는 모르겠지만, 답장 내용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아마 평소 흡연하는 사람 중에서 내 동생 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담배를 끊기 위해서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오르는 담뱃값이 부담이 되어 차라리 '덜 유해하다'고 소문이 난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뉴스에서는 '담뱃값 인상과 함께 전자 담배 판매가 늘었다.'는 보도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보자. 동생은 "무(無)니코틴이라 괜찮다."이라고 말했지만, 정말 전자 담배는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담배일까? 애초에 '담배'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는데, 괜찮지 않을 리가 없다고 난 생각한다. 평소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도 '담배인데 무해할 리가 없잖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얼마 전에 본 뉴스룸에서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보도가 있었다.
ⓒJTBC 뉴스룸
위 이미지 세 장을 보면 절대 전자 담배가 무해하다는 건 잘못되었음을 잘 알 수 있다. 사람들은 그래도 전자 담배가 무해하다고 생각해서 전자 담배를 피우지만, 전자 담배도 평범한 담배와 마찬가지로 발암 물질을 만들어 내는 공해 제품이었다. 1급 발암물질인 포름 알데히드를 저 정도로 빨아들이는 전자담배가 이래도 무해한 제품이고, 금연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 담배는 또 하나의 담배일 뿐이고, 또 하나의 중독성을 만드는 담배일 뿐이다. 앞에서 말했던 대로 '전자'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뿐이지, 담배는 담배인 것이다. 그런데 많은 흡연자가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전자 담배는 덜 해롭다'는 착각 속에서 전자 담배를 피우는 것을 고집한다. 무(無)니코틴이라 괜찮을 리가 없지 않은가.
ⓒJTBC 뉴스룸
집에서는 나와 엄마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밖에서 도대체 얼마나 담배를 입에 물고 있을지 모를 동생이 그래서 걱정된다. 동생은 담배를 끊기 위해서 전자 담배를 피운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생각이 달갑지 않다. 전자 담배도 절대 좋은 것이 아니라며 '그냥 아무것도 피지 말고, 바로 끊어라.' 하고 자꾸 말하지만, 동생은 한사코 "무(無)니코틴이라 괜찮다."이라고 말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무(無)니코틴이라서 괜찮은 것이 아니다. 전자 담배에서도 '포름 알데히드'이라는 발암 물질이 형성되고, 일반인이 공기를 통해 마시는 양의 16배를 한 번 피울 때마다 마신다. 이 '포름 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어 그 영향력을 발휘하는 순간, 사람은 바로 '암'이라는 질병에 걸리고 만다. 이런데도 전자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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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곧 맞이할 2015년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담뱃값이 올라서 부담이 되기도 하고, 나와 가족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 등 다양한 이유로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런 사람 중에서 어떤 사람은 금연 껌 혹은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도 하겠지만, 내 동생처럼 전자 담배를 통해 금연을 하기 위해 시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명심하자. 전자 담배도 똑같은 담배일 뿐이다. 일반 담배는 오랫동안 연구가 진행되어오면서 그 유해성이 낱낱이 밝혀진 사례이고, 전자 담배는 최근에 연구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그 유해성이 밝혀지고 있는 사례다.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무해한 것이 아니다. 담배는 담배일 뿐이고, 발암 물질은 똑같은 발암 물질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말 담배를 끊어버리고 싶다면, 의지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전자 담배 같은 안일한 것에 의존하다가는 오히려 전자 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는 엉망인 상태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이 세상에서 중독성을 가질 물질은 정말 무서운 거다. 무 니코틴이라고 중독성이 없다고 말하지 말자. 이미 습관으로 담배를 피운다면, 그 습관이 바로 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니까.
언제까지 전자 담배를 계속 피울지 모를 동생이 너무 걱정되기에 나는 한사코 동생에게 "담배 끊어야 한다.", "전자 담배도 몸에 안 좋다. 제발 그냥 끊어라."이라는 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금연을 시도하는 모든 사람이 전자 담배가 아닌, 소중한 사람과 나 자신을 생각하는 의지력으로 금연에 성공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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