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잦은 음주 운전, 우리 사회에 대한 옐로카드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12. 4. 07:30
망년회(송년회) 시즌, 혹시 '음주 면허증'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한 해의 마지막을 맞아 조금 들뜬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록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하늘에서 돈뭉치가 안 떨어지려나?', '인근 마늘밭을 파헤쳐 보면 5만 원 지폐가 잔뜩 나오려나?' 등의 바보 같은 생각을 할 정도로 근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조금씩 들뜨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스케줄에는 '송년회'와 '망년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인데, 이런 모임에서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런 모임에서 술을 마시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놀면서 한 해의 스트레스를 푸는 동시에,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할 것이다.
대체로 많은 사람이 웃으면서 맞이하는 송년회와 망년회가 열리는 연말이지만, 그냥 웃으면서 보내기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가진 문제가 크다. 아직도 갚지 못한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망년회? 송년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이번 달이 지나면 집(혹은 회사)에서 쫓겨나게 생겨버렸다고!!'이라고 소리치며 소주 한 병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면서 세상살이를 한탄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아마 끝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도 길게 말하고 싶은 게 내 욕심이지만, 오늘은 글의 포커스를 조금 다른 부분에 두려고 한다. 바로, 연말을 맞아 열리는 망년회와 송년회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음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이유는 망년회와 송년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시기에는 정말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YTN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이런 건 특정 사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연예인 노홍철과 김혜리는 그런 음주 운전이 적발되어 큰 고초를 겪은 연예인이다. 이들은 분명히 머릿속에서 '음주운전은 불법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다른 일반인보다 좀 더 공적인 위치에 있었음에도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되고 말았다.
이건 그들의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음주 운전을 가볍게 생각한 안일한 태도의 문제이다. 그들도 도덕이 무엇인지, 연예인의 활동을 하면서 바른 도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면허취소에 달하는 알코올 수치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고 사고를 일으키는 등의 행동을 통해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우리는 이들에게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연예인이면 이미지 관리에 좀 더 조심해야지. 행동이 너무 경솔했다.' 등의 가벼운 질책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연예인도 이렇게 쉽게 음주 운전을 하는데, 일반인은 도대체 얼마나 쉽게 음주 운전을 할까?'는 접근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인 '음주 운전'에 대해 좀 더 무거운 질책을 할 필요가 있다.
ⓒ경찰청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이름은 '음주 사회'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의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오는 동안 사람들은 술로 애환을 달랬고, 술로 사람과 친해지면서 '술친구'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더욱이 회사 회식, 대학 OT와 MT 등 다양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술이 빠지지 않으면서 '술 강요'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을 정도다.
이런 문화가 바탕이 되어 한국은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아동 성폭행범에게도 '만취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기에 심신미약이 인정된다.'이라는 이유로 형을 감량해주기도 하고, 만취 상태에서 사람을 죽였어도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이 내리기도 한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가중처벌을 내리는 데에 비해 우리는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음주 운전 사고는 그중 가장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겪는 예의 하나일 뿐이다. 매일 거리에서 음주 단속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고, 뉴스를 통해 만취 상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된 연예인만이 아니라 음주 운전을 하다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뉴스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음주 운전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도로교통공단- 정책공감
최근에는 술 강요 문화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음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망년회와 송년회 시즌이 이르게 되면, 조금씩 들뜬 기분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는 음주에 대해 가벼운 그 생각이 좀 더 강하게 고개를 들기 마련이다. 단순히 직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회식이나 친구들 사이의 모임만이 아니라 가족 간의 모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종종 어른들이 '음주 운전면허증 가지고 있으니 괜찮아.' 등의 얄궂은 말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그런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음주 운전면허증이라는 말인가. 뭐가 괜찮다는 말인가. 자신의 그 가벼운 행동으로 인해 자신만 다치는 게 아니라 아무 죄 없는 다른 사람에게도 목숨을 앗아가는 슬픈 일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술을 마실 줄 모르면 사회생활을 못한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집착한다. 그리고 술에 관대한 문화는 술을 마시고 강간을 하더라도 '심신상실'로 인정이 되어 처벌이 약화하거나 집행유예가 내려진다. 이런 문제는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다. 음주로 처벌은 완화하는 게 아닌, 더 강화해야 하는 요소다.
술을 마시고, 그것도 만취 상태에 이르는 상태로 운전하는 건 이미 그 자체로서 미필적 고의를 가진 살인 행위나 다름없다. 음주 운전자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라 언제 어떻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르는 흉기를 손에 쥐고 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다름없다. 단순히 만취 상태 운전에 면허 취소를 비롯한 벌금을 물릴 것이 아니라 좀 더 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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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많은 사람이 송년회(망년회)와 크리스마스 같은 행사를 통해 함께 술잔을 나누며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그런 문화가 잘못되었다고 질책하는 게 아니다. 그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하는 작은 행동의 잘못을 질책하는 것이다. 즐거운 기분으로 모임에서 헤어지고,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가 나서 세상과 이별을 하게 되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부디 올해에는 음주 운전으로 벌어지는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다. 망년회(송년회)와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연말 행사가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 위해서는 딱 세 가지만 있으면 된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으며, 제 술잔의 술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술 취하지 않았다'며 운전을 하지 않는 것. 딱 이 세 가지만 지키더라도 이 시즌에 발생하는 음주 사고율을 낮추고, 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블로그에 사용된 이미지는 [링크]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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