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속 사회 풍자 개그, 정말 웃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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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속 인기 코너 억수르, 멘탈갑, 렛잇비… 웃기면서도…


 요즘 국민 안방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풍자한 개그를 담은 코너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KBS 뉴스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렛잇비' 이라는 이름의 코너는 많은 직장인이 "참, 웃프죠. 많은 힘이 되더라고요."라고 말할 정도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개그콘서트의 그 코너를 보면서 큰 공감을 하며 웃었던 사람이 있지 않을까. '미생'이라는 이름의 웹툰도 직장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성공적인 작품이 되었는데, 이 '렛잇비'라는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개그콘서트에는 '렛잇비'만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웃프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몇 개의 코너가 더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재미있게 보고 있는 건 '억수르'와 '멘갑'이라는 두 코너이다. 그저 가질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 속의 유머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특히 '멘갑'이라는 코너는 박성광이 멘탈의 갑으로 등장해 웃음을 잘 살려주고, 이상훈이 조금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는 사회 문제는 '우리가 웃프다'고 말할 수밖에 없게 한다. 특히 이상훈이 말하는 소재는 우리가 익히 아는 사례들로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지난 9월 14일에 볼 수 있었던 개그콘서트 멘갑에서는 국회의원의 멘탈을 이상훈이 칭찬했었는데, 그 대사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칭찬합니다. 칭찬 단골 손님이시죠. 국회의원 님들의 멘탈을 칭찬합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단 한 개의 법안 처리도 안 하면서 매달 월급을 당당하게 챙겨가는 것도 모자라 이번 추석 때 388만 원의 상여금을 챙겨간 그 강한 멘탈을 칭찬합니다~.

그리고 맨날 싸우기만 하다가 이번 체포 동의안 부결 때는 똘똘 뭉쳐서 지네 식구 챙기기, 그 강한 멘탈! 더.욱.더 칭찬합니다!"


ⓒ개그콘서트


 요즘 같은 시기에 사회 풍자가 들어간 개그가 만들어지고, 큰 인기가 있는 건 우리가 사는 사회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치, 사회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 중 개그 소재가 많다는 것도 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때때로 "국회의원이 아니라 완전 개그맨이다."라고 말하겠는가?


 오래전에 우리는 국어나 문학 수업을 통해 《양반전》이라는 작품을 배웠었다. '양반전'은 권문세가 양반들의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풍자하여 희화화한 작품이다. 권력층이 민생을 돌보고, 사회의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제 밥그릇만 챙기는 양반과 권력층을 비판한 작품인 거다.


 그래서 그 양반전은 많은 양민에게 공감을 얻었고, 인기가 있었다. '양반전'은 단순히 양반과 권력층을 비판만 하기보다 희화화하여 실컷 웃으면서 그들을 조롱했었으니까. 그리고 개그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이런 풍자 개그를 담은 코너도 똑같은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어제 갑자기 나타난 것도, 오늘 갑자기 나타난 것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우리가 사는 세상이 힘들 때, 그 순간을 웃으면서 버티기 위해 항상 있었던 일이다. 그저 제 밥그릇만 챙기는 그들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며 웃고, 문제를 직시하기 위해서 말이다.


 많은 사람이 요즘 시대를 가리켜 '공감을 얻는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개그 콘서트의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개그는 그런 공감을 얻는 스토리인 동시에 지금 우리가 직면한 사회의 찝찝한 부분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인기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냥 웃을 수만 없는 사막에서 적응하며 살고 있다. 그런 일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을 때, 우리는 크고 작은 어떤 잘못에 대해 무덤덤해지기 시작할 거다. 하지만 절대 무관심하게 방관자로 태도를 유지하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만히 있을수록 우리를 우습게 여기는 기득권은 더 우리를 못살게 만들 테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걷고 있는 길은 마치 "돈 있으면 이민 가고, 돈 없으면 노예로 살라!"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런 시대를 살기에 '웃픈 상황을 담은 개그'는 참 좋은 개그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웃픈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니까.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개그는 그냥 개그로 보아야지, 왜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 의견에 대해 이렇게 반론하고 싶다. "모든 문학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배경과 인물이 벌이는 사건이 당시의 사회와 닮아있어 더 재미있다. 그래서 개그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개그도 그런 모습이 많이 담겨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거다."라고 말이다.


 '공감'이라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거다. 나와 다른 시대, 나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에 누가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 공감이라는 건 대중이 억지로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중이 '나도 그런데!', '맞아, 저 국회의원들 참 웃겨!'라고 느끼게 하는 거다.


 개그콘서트 속에서 볼 수 있는 풍자 개그는 "정말 웃프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개그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호응하고, 더 많은 사람이 웃픈거다. 난 오늘도 이 웃픈 사회에서 다시 하루를 시작할 모든 사람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고 싶다.


"여러분 힘내요~ 여러분 웃어요~ 힘들고 지쳐도 웃어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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