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슬픈 대한민국의 20대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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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고, 슬픔을 외면하는 나라의 20대로 산다는 것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라도 20대라는 세대는 많은 의무와 많은 질타를 받는 세대이다. 기성세대는 언제나 우리 20대를 향해 '튀는 짓 하지 말고, 말만 좀 잘 들어라.'라고 말하면서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면서도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모순적인 말을 한다.


 그 이외에도 많다. 20대이기에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랑을 하며 실연도 한 번은 경험해보라고 하고, 20대이기에 자신들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사회&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해결책을 찾으라고 말하기도 한다.


 참,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도대체 20대가 무엇을 해야 하는 시기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20대에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좀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사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20대는 많지 않다.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취업 경쟁을 바라보며 열심히 또 공부해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니까. 토익 공부, 편입 공부, 고시 공부, 면접 공부… 등 해야 하는 공부가 끝도 없다.


 그렇게 획일적 교육 시스템 내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의 20대는 그 공부 때문에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가지는 관심이 적어졌다. 그래서 지금처럼 정치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20대가 많고, '여자는 예쁘면 되고, 남자는 돈만 많으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가 정의가 되는 거다.


ⓒ민중의 소리


 하지만 그런 상황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세상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열심히 세상을 향해 고함치는 20대도 적지 않다. 남들은 대학 도서관에서 단어장을 펼치고 있을 때, 그들은 광화문에서 열심히 사회 정치적 문제를 질타하고 있다.


 글쎄, 누군가는 그것이 20대로서 꼭 해야 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의 미래를 망칠 수 있는 빨간 줄을 긋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 회의적으로 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는데, 툭 튀어나온 돌이 되면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SNS에 자신의 학교 사진을 찍어 올렸던 학교의 여학생이 징계 처분을 학교에서 내리려고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20대가,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들은 그냥 "학생이면, 공부나 해! 무슨 학생 주제에 세상일에 관심을 가져? 네가 뭐라도 돼? 국회의원 아들이야?"라고 호통치며 늘 수동적인 인간이 되기를 강요한다. 그래서 그런 교육 속에서 많은 20대가 슬픈 대한민국의 진실을 마주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거다.


 그런 기성세대가 고집해서 만든 대통령과 정치 세력은 모든 과오를 '남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만 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해 외인사도 관심을 가지는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만 화사한 옷을 입고 '무슨 일 있었어?'라는 표정을 하고 있다. 참, 기가 막힌다.



 나는 이 슬픈 대한민국의 20대로 사는 아주 힘없는 소박힌 시민이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세상이 이럴 수가 있지!'라며 분노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먼 산만 바라보며 '이 세상이 어떻게 되려나?'라며 걱정만 하는 시민이다.


 우리나라를 표현하는 데에는 많은 단어가 필요하지 않다. 사리사욕, 무책임, 무관심, 서민 등골 브레이커, 독재, 외면, 불통, 남 탓,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딱 이 정도의 단어만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20대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땀 흘리는 시기를 보내는 시기다. 그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단순히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는 일만이 아니다. 사회 정치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함께여야 한다.


 그게 바로 지금 20대를 보내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당장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 경찰의 방패와 경찰봉이 무서울 수도 있다. 어른의 협박이 무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났을 때 즐겁게 웃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슬픈 대한민국의 시민이자 20대로 산다는 건 그런 일이다. 오늘 하루 친구들과 맥주나 소주 한 잔을 하며 노는 것도 좋지만, 정치·사회·경제 문제에 관해 토론하며 한국의 내일을 고민해보자. 그게 진짜 지금을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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