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만약 박근혜가 아니라 노무현이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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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014년 현직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니라 노무현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나라'라는 이름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외국 인사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안타까워하는 글을 보내고, 현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지만 좀처럼 고치지 않고 있는 나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통해 많은 시민이 '진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정말 약자의 등을 토닥여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우리가 원했던 일이었는 지를 알게 되었을 거다. 그래서 교황의 방한 내내 많은 사람이 '꿈에서 보는 세상의 모습 같다'는 말을 했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교황의 방한 이후로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제대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위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특별법이 또 한 번 야당과 여당의 남몰래 합의로 이루어졌다. 여전히 약자는 설 곳을 잃은 채 쓰러져 가고 있음에도, 나라는 외면하고 있다.


 지금은 언론까지 통제되어 제대로 진실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일부 사람은 이미 권력의 개가 되어버린 언론이 말하는 모습을 믿으며 "세월호 언급을 하는 것도 이제는 지겹다.", "유가족은 분수를 모르는 건가?" 등의 말을 하며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어버렸다.


 유가족과 약자, 그 이외 작은 시민의 편에 선 사람들이 요구한 건 특혜가 아니라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안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을 왜곡하며 제 좋을 대로 넘겨버리려고 하니, 어찌 한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구글 검색


 여기서 한 가지 무거운 생각을 해보자.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이 생각에 반색하며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말을 꺼낸 나를 향해 삿대질하며 욕을 할지도 모른다. 사람의 가치와 시선은 제각기 다른 법이니까.


 그래도 나는 이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 머릿속으로 그려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2014년의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니라 노무현이었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라는 것을 말이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이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2014년의 대통령이었다면, 그는 박근혜 이상으로 언론의 질타를 맞아야만 했을 것이다. 박근혜를 두둔하며 사건 축소와 진실 왜곡에 열을 올린 조·중·동으로부터 어떤 호의조차 받지 못한 채, 돌을 맞아야만 했었을 거다.


 과거 조·중·동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넘사벽을 무너뜨리고자 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쉴새 없이 맹공을 퍼부었었다. 진실을 왜곡하는 일은 다반사였으며,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도대체 저게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할 짓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언론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는 지금의 박근혜 정부와 철저히 다르게 그는 언론의 고삐를 잡지 못한 채, 어제오늘 내일 할 것 없이 쉴 새 없는 질타를 받았을 거다. 게다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제 밥그릇에 눈먼 사람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아내기 어려웠을 거다.


 어쩌면 탄핵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언급되며 또 한 번 대통령직에서 쫓겨나야 할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권력을 남용해 자신과 반대되는 태도를 고수하는 세력을 철저히 짓밟아버리는 박근혜 정부와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달랐을 테니까.


ⓒ미디어몽구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유민이 아빠 같은 사람도 나오지 않았을 거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세월호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자 했을 것이고, 누구와 다르게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흘리는 가짜 눈물이 아니라 진짜 눈물을 유가족과 함께 흘렀을 것이다.


 그는 세월호 사건의 비리를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을 것이고,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하면서 쉴새 없이 움직이며 관련자 처벌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방책을 세우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비록 그가 추진하려던 대안과 정책이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져 유민이 아버지 같은 사람이 고통 속에서 홀로 서 있었다고 해도 지금과 크게 달랐을 거다. 그는 사복 경찰로 그를 둘러싸는 게 아니라 직접 가서 손을 마주 잡고, 그를 안아주며 함께 눈물을 흘렸을 거다.


 그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사람이 있어야 나라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홀로 권력의 횡포 앞에 맞서야만 했던 그 순간을 알고 있기에, 약자의 목소리에 힘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기에, 겉치레가 아니라 진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장춘몽 같은 일이지만. 그저 머릿속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2014년의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고(告)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땠을지.


 나는 그것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맺힌다. 이 빌어먹을 대한민국이 언제까지고 소시민의 등을 짓밟으며 시시덕 거리는 권력층의 모습에 화를 내기 이전에, 이제는 사람 곁에서 사람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슬픔이 담긴 눈물이 맺힌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진실을 요구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 세월호 사건만이 아니라 지금 군대에서 일어난 가혹행위도 그렇고, 4대강 사업의 폐해에 대해서도 그렇고, 국정원 선거 조작과 불법 선거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거짓이 가득한 세상에서 진실은 너무 멀기만 하다.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교황의 방한으로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약자를 먼저 만나야 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 시민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시민에 반대하는 사람은 손에 쥔 커다란 힘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사회를 검은색으로 칠하고 있다.


 노무현도 실수를 했었고 그는 자신이 개혁하고자 했던 것에 늘 반대 세력을 이기지 못해 좌절해야만 했다. 그도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늘 사람을 먼저 생각했고, 권력의 개가 된 언론의 질타와 견찰에 비유되는 검찰에 목숨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도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과연 지금 우리가 이 대한민국의 올바른 선을 세우기 위해,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이고, 어떤 대통령이 어떤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권력의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지를 말이다.


 오늘따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유독 더 가슴속에서 슬프게 느껴진다. (초고 작성 당일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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