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에 어떻게 문학적 생명을 넣을 수 있을까?
- 문화/독서와 기록
- 2014. 8. 3. 07:30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를 읽고… 문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다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면서 나는 '나는 문학가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확실히 문학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을 많이 읽고, 그 책의 감상 후기를 블로그에 남기고, 간혹 에세이 형식의 산문집을 읽으며 그 흉내라도 내는 듯이 비슷한 느낌의 글을 쓰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쓰는 글은 문학이라기보다 그저 차가운 비평이 더 많다. 이걸 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은 '문학청년'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겠지만, 매번 블로그에서 차가운 비평을 위주로 쓰며 혼자 웃고 화내는 글을 쓰는 내게 과연 문학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 쓰는 감상 후기도 그저 '이 책은 읽으면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정말 재밌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
지금은 몇 권의 수필을 읽은 게 계기가 되어 《테루의 소박한 이야기》에 사진 한 장을 올릴 때 내 생각을 작게 덧붙이기도 하고, 작은 공간에 언젠가 책으로 엮고 싶어 꾸준히 작은 일상 에세이를 쓰고 있기도 하다. 과연 그런 두 개의 글은 문학에 가까운 글일까, 아니면 그저 책을 내고 싶은 욕심에 눈이 먼 내가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을 올려다보며 종종 '내가 보는 하늘은 진짜 하늘일까?'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종종 '내가 보는 풍경은 진짜 모습일까?'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바보 같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하는 것 같은,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생각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눈으로 보이는 것을 과연 정말 믿을 수 있을까?
마치 검은 안개가 뿌옇게 진실을 흐리고 있는 듯한 이 세상의 모습을 보며 '저 모습은 진짜일까?'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우리가 보는 풍경은 너무 흐릿하다. 시커먼 노이즈가 잔뜩 껴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 글은 사진을 위주로 올리는 블로그 《테루의 소박한 이야기》에 올린 사진에 덧붙인 작은 글이다. 꾸준히 쓰는 이런 글을 엮어서 작은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게 블로그를 운영하며 내가 품고 있는 소박한 꿈이기도 한데, 좀 더 만족할 정도가 되면… 쓴 글을 함께 엮어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게 문학일 수도 있고, 문학이 아닐 수도 있다. 문학이라는 건 우리와 가까이 있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니까. 아마 '감성적이다'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은 이 말에 쉽게 공감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저 머릿속에 '무슨 말을 하는 거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음… 아직 미숙한 나는 역시 문학에 대해 설명하는 게 꽤 서툰 것 같다.
오늘 이 글에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우리가 이렇게 쓰는 작은 글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광고 문구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작은 문학적 요소에 대해 읽어볼 수 있는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건 '우리는 아직 문학이 너무 서툴다. 문학에 잘못 접근하고 있다.'라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 수업을 들었지만, 학교에서 듣는 수업은 '문학을 문학으로 이해하는 수업'이라기보다 '문학을 분석해 시험 문제를 푸는 수업'이었다. 과연 그런 수업을 가리켜 문학 수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국에 있는 많은 문학 선생님이 발끈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건 어떤 의미에서 문학 수업이 아니라고 난 생각한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노지
위 책은 블로그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한 블로거 분께서 내게 보내주신 책이다. 책의 제목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를 읽으니 이전에 읽었던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라는 책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 두 책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주제를 담은 책이다. 앞에서 말했던 진짜 문학 수업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에서도 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많은 이점에 대해 읽어볼 수 있었지만, 그 책은 '우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책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것에 대해 분석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우리가 쓰는 이 작은 글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숨 쉴 수 있게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그 점이 이 두 책의 다른 점이다. 개인적으로 병실에서 입원해 책을 읽는 동안 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곱씹으며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글에 문학적 생명을 부여하는 일은 절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절대 쉽게 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었다. 역시 문학에 대한 공부는 앞으로도 필수적인 것 같다.
그리고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었던 부분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우리가 익히 아는 문학 작품 몇 개를 이용해 독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과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작은 광고 문구 속에서도 문학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는 점이다. 이 장점이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쉽게 지루해지지 않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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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은 지금도 솔직히 문학은 이런 것이다고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글을 쓰면서도 '이 글은 문학 작품이 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며 활어를 이용해 어떻게 글을 읽는 독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지를 고민하고 있으니까. 그저 좀 더 문학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전부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를 상당히 괜찮게 읽었다. 지금 내가 다른 두 개의 블로그에 작은 에세이를 연재하며 얼마 전에 읽은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같은 산문집을 내고 싶어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책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싶다.
난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게 문학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처럼 산문집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진을 올릴 때 작은 글을 덧붙여 살아있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분명히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는 일을 되풀이할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절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일을 멈추지 않을 거다. 때때로 글이 마음대로 써지지 않아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역시 내가 제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이니까.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사회적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거다.
내 삶이 예술(문학)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꾸준히 이렇게 배워가며 글을 쓰며 내 삶을 더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를 병실에서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도 책을 통해 문학에 접근하며 자신의 글에 문학을 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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