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요원이 말하는 스파이처럼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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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은 누구를 타깃으로 하여 정보를 얻으려고 하고 있는가?


 우리가 사는 사회는 경쟁사회다. 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건 당연히 경쟁력이다. 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재빨리 정보를 손에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보는 기업이 다른 기업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선점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산업 스파이라는 단어가 그래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과거 우리에게 '스파이'라는 이 이름을 붙이는 사람은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냉전이 유지되던 시기에 상대 국가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활동하는 사람을 가리켰다. 하지만 점점 정보 기술의 발달로 거리가 좁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그런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파이의 입지는 줄어들었고, 오히려 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기업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파이를 원했다.


 그래서 스파이의 기술을 가진 많은 사람이 기업 같은 곳에 일하게 되면서 상대방의 정보를 얻기 위해 은밀히 접근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뭐, 스파이라는 이름이 꽤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엄연히 정보요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맺는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찾고, 유도 질문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일명 '능력자'라고 할까?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도 곧잘 이런 스파이 역할을 하는 출연진이 있다. 스파이는 정보를 얻는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려 교란시키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그런 미션이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드라마 속에서 스파이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스파이는 생각해보면 우리사 좀 더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당장 하는 어떤 일에서도 친분을 유지하며 정보를 얻는 모든 행위가 '스파이처럼 일하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는 역시 남녀 간의 연애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연인은 상대방이 선호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치밀하게 유도질문을 하고, 자신의 비밀을 쉽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이게 '스파이처럼 사는 것'이다.


스파이처럼 일하라, ⓒ노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책 《스파이처럼 일하라》는 CIA에서 근무했던 저자가 CIA에서 터득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는 지금 도서 시장에서 《FBI 행동 심리학》,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등의 책을 쉽게 볼 수 있다. 대체로 이런 책은 어떤 식으로 상대방에게 접근해 유리한 정보를 끌어내서 내 일에 어떤 식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가 꽤 불쾌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이번에 내가 소개하려고 하는 책의 제목에 사용된 '스파이'라는 단어에 조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왠지 다른 사람에게 접근해 유도 질문을 통해 어떤 정보를 끌어내거나 그 사람의 비밀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는 정보가 경쟁력이 되는 사회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그런 정보를 가지고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가 스파이처럼 일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서 도청기나 위치추적기를 이용한 비열한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진실성'을 가지고 어떻게 자신의 인간관계 속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한 명의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여자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에 흥미를 두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공략할 수 있다. 이는 여성을 꼬아내는 데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모든 기업, 아니,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선호하는 정보를 알고 있어야 그 정보를 가지고 좀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어내어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과정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도 쉽고, 훈련법과 실전 사례 등의 이야기도 함께 첨부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책을 이해할 수 있다. 주목. 난 어디까지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지, 누구나 쉽게 '행동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스파이처럼 일하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것을 독자가 실천해야만 한다.


스파이처럼 일하라, ⓒ노지

 

전략적 유도 활동은 상대방이 경계를 하지 않도록 점잖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대놓고 물어보았다면 절대 듣지 못했을 정보다 이런 질문 방법을 쓰면 마지막에는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은 '속임수를 써서' 상대방이 질문에 답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해당 정보를 이루고 있는 작은 부분들을 최대한 많이 끄집어내는 활동에 가깝다. 그러면 상대방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작은 부분들이 모여 하나씩 어느 순간 완전한 대답이 만들어진다. (p48)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접촉을 통해 신뢰와 친밀감을 착실히 쌓아 나가라는 얘기다.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당신이 업무 능력이 아주 뛰어나고 신뢰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할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아침마다 고객에게 카페라테 한 잔을 선물하는 것은 카페인 섭취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게약서 체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방법보다는 당신의 진실성, 단순 명쾌함, 능력을 착실히 그리고 확실히 보여 주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방법이다.

당신의 성공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줄 사람을 엄선하고, 성공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유도 기술을 사용하고 그런 다음 인내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타깃과의 친밀감, 신뢰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머지않아 당신은 당신이 활동하는 곳에서 꼭 필요한,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p73)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낯선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 KTX를 타고 서울 혹은 지방 출장을 다닐 때 옆좌석에 앉는 사람이나 비행기에서 옆좌석에 앉는 사람만이 아니라 우연히 카페에서 눈이 마주치거나 대학 강의실에서 옆에 앉는 낯선 사람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게 확률이 높아지는데, 그 속에서 책의 사례를 실제로 연습해보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이다.


 책의 저자는 '훈련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식으로 스파이처럼 일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해놓았다. 앞에서 읽어볼 수 있는 책의 일부 내용처럼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정보력이다. 그리고 사람 관계 속에서 좀 더 두뇌를 명석하게 돌리며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는 방법이다. 이건 경쟁 사회 속에서 경쟁하며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스파이처럼 일하라》에서는 단순히 그런 방법을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접근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다른 사람도 우리에게 이렇게 접근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도 강하게 말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일상화가 되어 있는 세상에서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우리의 비밀스러운 정보는 손쉽게 검색을 통해 발견될 수도 있다! 무섭지 않은가?!


 '베테랑 스파이들의 노련한 비법' 부분에서는 우리가 더욱 완벽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비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금 여기서 그 비법에 대해 세세히 언급하기는 무리고, 간단히 '굵음'으로 되어 표기된 핵심만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흔하게 하고 있는 행동 중에서 고쳐야 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장을 갈 때는 꼭 필요한 만큼만 데이터를 챙겨 가라

·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조심하라

· 파쇄하라!

· 공개 기록을 조심하라

·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에 주의하라

· 친한 사이라고 해서, 또는 업무 능력을 믿을 수 있다고 해서 경계 태세를 풀어서는 안 된다

·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라

· 파티는 나중을 위해 아껴 두어라


 이 이외에도 우리가 조직에서 필요한 정보를 관리하거나 얻는 법을 설명하며 책 자체를 활용해 우리가 일상에서 정보를 터득하는 방법에 대해 《스파이처럼 일하라》는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통해 훔칠 수 있는 그 방법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독자가 원하는 여성을 얻을 수도 있고, 조직에서 중요한 인물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정보력, 관찰력, 분석력이다. 사람의 행동 심리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시중에 많이 발매되어 있고,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에 대한 책도 많이 발매되어 있다. 굳이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다른 책을 통해 필요한 것을 습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도 상당히 괜찮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지만, 어떤 책이라도 활용하지 않는다면 '도서관 속의 정보'와 똑같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도서관에는 많은 정보가 있지만,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터무니없이 적다. 그렇다면,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이 책 《스파이처럼 일하라》는 당신이 주변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훔칠 수 있도록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한 부분을 남긴다. 이건 책의 목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장을 읽고 나서 이렇게 중얼거릴 수도 있다. '이 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보다 대인 관계를 더 강조하는 책이구나!'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제대로 짚은 것이다. CIA 요원들은 제품을 팔지 않는다. 우리는 경쟁자보다 더 좋다거나, 더 빠르다거나, 더 믿을만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제품 시연회나 오찬 파티를 열지도 않는다. 우리의 재정 관념은 비현실적이고 활동에 방해가 되는 법규들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한다.

첩보 요원은 제품 그 자체보다 판매활동에 더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타깃들에게서 제품, 즉 비밀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들은 이런 순환적 활동 모델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라면 이렇게 특이한 접근법에서도 나름의 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첩보 세계의 접근법은 제품이 아닌 대인 관계, 상세 정보, 약점, 명성, 친밀감을 강조한다. CIA 요원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타깃을 쫓아다니지만 가명, 몇 가지 배경 정보, 엄청난 뻔뻔함, 약간의 매력, 높은 이상주의를 이용해 상대방이 극도로 위험한 일을 하도록 잘 설득한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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