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읽고
- 문화/독서와 기록
- 2014. 7. 12. 07:30
책을 쓰는,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다 보면 블로그를 운영하던 이웃 블로거가 책을 출판하거나 잡지나 어떤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면서 그런 기회를 얻고 싶어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난 생각한다.
아마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중에서 그런 꿈을,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 그 책을 주변 사람이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려본 사람이 상당히 많지 않을까. 지금 이 글의 초안을 중앙병원 병실에서 아이패드로 작성하고 있는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단순히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내 글을 연재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도 정말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 이 글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어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분명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뭐, 이 중에서는 그저 내 책이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는 것보다 책 한 권을 집필한 저자로서의 스펙이 가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어디에 가서 '나 책 낸 사람이야'라고 자랑할 수 있는, 책을 통해 크고 적은 수입을 목표로 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내가 그런 사람의 가치관을 뭐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저 책을 쓰고 그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사람들에게서 인정받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굳이 출판 업계에서 일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출판 시장이 얼마나 긴 겨울을 나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그런 와중에 그저 막연히 '내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는 건 참 바보 같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가 어떻든 간에 말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책을 쓴 작가는 그렇게 빛이 나고, 글을 쓰는 동안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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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책 읽기에 흥미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여기저기서 '우리 인생은 모두 개개인이 그려가는 다른 이야기이다.'라는 말과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다. 그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면서 '그래, 내 이야기도 충분히 남에게 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어!'라고 손뼉을 친 적도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기도 하고, 남몰래 긴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 보기도 한다. 뭐, 전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람이다.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경험을 했고, 정말 스스로 '블로그를 통해 글을 써서 너무 행운이야!'라고 몇 번이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블로그 글을 엮은 3권의 전자책을 가지고 있기도 해 어느 정도 내 꿈에 다가가고 있어 난 더 이 순간이 즐겁다.
뭐, 그 3권의 책은 블로그 포스팅을 거의 단순 편집을 해서 엮은 책이라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전자책이 가치가 있는 건 앞으로 '내 이야기로 내 책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고 싶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문득 어느 날 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에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일상 에세이를 쓰고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고, 수술로 입원한 병실에서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저는 책을 쓰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글을 쓰라고 하고 싶어요. 나 이제부터 책 써야지, 이러면 부담감 때문에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든요.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삶을 정리하고 그냥 계속 글을 쓰다 보면 그 글이 묶여 책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이렇게 써야 글이 살아 있을 수 있어요. '책'이라는 형식은 자본과 함께할 수밖에 없거든요."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p74)
윗글은 이 글에서 소개하려고 한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에서 저자가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의 작가 은수연 씨와 인터뷰를 통해 읽어볼 수 있었던 이야기다. 결국,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쓴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라는 건 정말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비록 악플이 달리기도 하고, 그 악플로 감정적인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리스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크고 작은 기회와 글을 통해 사람과 소통한다는 즐거움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는 이렇게 나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글을 통해 꿈을 꾸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비록 우리의 글이 당장 베스트 셀러가 될 방법은 없지만, 우리의 글이 책이 되는 데에 필요한 지식을 정말 상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블로그를 하며 책 한 권의 저자를 꿈꾸는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다. 뭐, 어떤 사람은 이 책이 출판 시장의 힘든 사정을 이야기하며 막연히 작가를 꿈꾸는 사람의 날개를 꺾어버린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겨우 그런 어려움을 안 것만으로 작가를 꿈꾸는 날개를 포기해버리는 건 정말 책에 열정이 큰 진심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책을 쓰려고 하기보다는 지금처럼 글을 쓰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거기에 약간의 스킬만 들어간다면 분명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는 그런 식으로 냉정한 현실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해주기도 한다. 특히 작가, 편집자와 저자가 한 인터뷰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정말 좋았다. 꼭 한 번쯤 책을 쓰려는, 블로그를 통해 글을 연재하는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우선 완성해보는 게 좋습니다. 완성해보면 다릅니다. 달라요. 그리고 냉정하게 출판사 열 군데 백 군데에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한테 모욕밥는 겁니다. 기꺼이요. 그리고 또 쓰는 거죠. 하하하. 이게 자신감이죠. 솔직히 모욕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모욕받는 것은 대중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에요. 바람이 불면 풀이 눕듯 대중은 눕는 거죠.
성숙한 대중은 모욕받는 것에 능란합니다. 회사 가면 모욕당하잖아요. 그러면서도 일 잘하거든요. 스트레스는 좀 받겠지만요. 자신감이란 건 뭐냐면 '모욕할 테면 해보라'는 자세예요. 이런 태도가 생기는 것을 지배자들은 제일 무서워해요. 무욕하는데 기가 안 죽거든요. 황석영 같은 대가가 원고를 쓰면 다들 빌면서 원고를 달라고 하겠죠. 대중이 원고를 쓰면 누가 예뻐하겠어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자신의 역량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완성시키고, 그다음에 책으로 안 나오면 그냥 원고를 베개로 베고 자는 겁니다. 기꺼이 모욕당하고 모욕당하는 것을 즐겨야죠. 출판사에 보낼 떄 이메일로 보내는데 돈도 안 들잖아요? 막 보내요. 그래도 끝까지 연락이 안 오면, 뭐 딴 거 쓰는 거죠. 하하하.
자신감이 있어야 돼요. 깡다구 말이에요. 뭐 안 되면 그만이잖아요." (페이지 200)
이건 절대 약팔이를 하는 게 아니다. 한 번쯤 기회가 닿는다면, 책을 만나보면 분명히 도움을 얻을 수 있기에 책을 추천하는 거다. 나는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운영하는 한 명의 블로거이고, 언젠가 내 글을 엮어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은 작가를 꿈꾸는 20대 청년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고, 글을 쓴다는 건 모두 개인의 의지다. 그러니 이 글을 통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혹은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라는 책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다.
그저 나는 딱 이 한마디만 하고 싶다. 병실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한 명의 블로거이자 작가를 꿈꾸는 작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현실은 만만치 않겠지만, 그래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는 책이었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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