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인맥 축구 실패와 닮은 박근혜 인맥 정치 실패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6. 29. 07:30
홍명보 박주영 인맥 축구의 월드컵 참패에서 볼 수 있었던 작은 불편한 진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6월 27일 새벽 5시에 벨기에와 치러졌던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패배를 하며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국내 언론만이 아니라 많은 해외 언론도 우리 한국의 경기력을 형편없는 경기력을 질타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아시아 축구를 이야기했다.
아마 새벽에 일어나 브라질 월드컵 한국 경기를 꾸준히 지켜본 사람도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광화문 광장 같은 곳에서 거리 응원을 했던 사람은 패자이고, 새벽에 일어나지 않고 잠을 잔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경기력이 실망적이었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손흥민 빼고.)
그리고 시작부터 논란이 된 홍명보 감독의 박주영을 향한 이상할 정도의 믿음은 '인맥 축구'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브라질 월드컵 참패의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소속팀에서 입지도 좋지 않고, 제대로 경기도 뛰지 않아 컨디션도 좋지 않은 박주영을 끝까지 선발 출장시키는 고집을 부리며 경기를 망쳤다는 거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미 많은 대중에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이 한 건 '0 슈팅 1 따봉 1 미안'이 전부라며 조롱을 하고 있다. 박주영이 축구 시합 내내 보여준 존재감은 그림자보다 더 옅었다. (쿠로코가 울고 갈 수준.) 더욱이 박주영이 이근호와 교체되었을 때 한국 축구의 공격이 활기를 찾으면서 그 비난은 더 커지기만 했다. (*마지막 벨기에와 시합에서도 그랬다.)
박주영에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최악의 월드컵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홍명보 감독과 함께 인맥 축구로 한국의 경기력을 망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정말 자신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내가 도대체 뭘 했지?'라는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 설상가상으로 벨기에 시합 전에 그가 아스널로부터 사실상 방출이라는 소식도 언론에 알려졌다.
ⓒ마이데일리
홍명보의 소통하지 않는 이 고집불통 인맥 축구는 마치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학연·지연·혈연으로 똘똘 뭉친 우리 사회에서는 오로지 모든 것이 인맥으로 통하면서 뒤에서 받쳐주는 줄이 없으면 큰 힘과 부를 손에 넣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설이 되어 있으니까. 아마 이 의견을 부정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지 않을까?
더욱이 지금 우리나라 박근혜 정부에서 벌이고 있는 인사처리는 그 인맥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친일 세력을 옹호하다 못해 찬양하는 사람이 총리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고, 제자의 논문을 가로챈 교수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내정되기까지 했으니… 말 다 했다. 이 모습은 딱 우리나라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런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말도 안 되는 인사 처리 과정에 많은 시민이 비판을 가하고 있음에도 박근혜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시민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못 들은 척하고 있는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통을 고집하는 이 박근혜 정부를 가리켜 과연 우리 시민을 대표하는 정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강화된 불통 일방통행식 행정처리는 많은 힘 없는 소시민이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잘못이 입증되었음에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지지 않는 태도는 더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라를 좀먹고 있다. 4대강 사업부터 시작해서 부분적 언론자유국가, 낙하산 인사의 무능력… 등 여러 가지로 말이다.
|
이번 브라질 월드컵 기사 댓글에서 많은 사람이 홍명보의 불통과 그가 고집한 인맥 축구를 사회에 빗대어 크게 비난하고 있다. 이는 지금 우리가 당장 겪고 있는 문제와 직면하고 있기도 해서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제목에서 말했던 것처럼 '홍명보 인맥 축구의 실패가 인맥 정치의 실패를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거다.
나는 이전에 《멀티플라이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멀티플라이어의 자질을 가진 홍명보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글에서 나는 그 말을 전면철회하고 싶다. 홍명보 같은 리더는 멀티플라이어가 아니다. 필요하지도 않다. 일방통행 불통과 능력보다 인맥을 중시하는 리더십은 '독재'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역사 시대 이후 인류가 공평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원래 세상은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체념할 이유도 되지 못한다. 잘못을 바로 고치기 위해서 그 문제를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가 그 잘못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허물없이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일방통행 수직적 리더십보다는 쌍방통행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며 나라를 좀먹게 하고 있는 학연·지연·혈연을 바탕으로 하는 그런 쓰레기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 리더십은 사회를 망치는 가장 안 좋은 리더십 중 하나다.
홍명보 인맥 축구 실패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인맥 사회 한국의 실패한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제자리걸음만 하는 정부의 모습과 총기 난사 사고 이후 오리발만 내미는 국방부의 모습은 그 대표적인 실패한 인맥 사회 한국의 모습이니까. 지금, 우리는 그런 식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