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연평균 독서량 9.2권, 정말 시간이 없나요?
- 일상/사는 이야기
- 2014. 2. 3. 07:30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
요즘 지하철을 타거나 음식점을 가거나 병원에 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 어디를 가더라도 손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떼 놓지 않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마 이번 설 명절에 이동할 때에도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함께했을 것이고, 가족이 모인 장소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지 않았을까. 길거리에서 앞도 보지 않은 채 스마트폰만 보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고,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도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스마트 기기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라도 디스플레이만 쳐다보도록 만들었다. 뭐, 어떤 의미로는 언제 어디서나 막대한 정보가 있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좋은 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기들이 가져다준 부작용으로 많은 해를 입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된 이후 겪게 된 몇 가지 에러 사항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구글 이미지
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기기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단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바로 독서율의 감소가 아닐까 싶다. 평소에도 우리나라는 낮은 독서율이 문제시되고 있는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빠른 대중화로 책을 멀리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누군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전자책을 읽는 인구가 늘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그런 인구는 늘었다. 하지만 그 인구는 처음부터 '책을 읽는 사람이 이북리더기를 통해 전자책을 읽는 사람'이 많기에 '독서율이 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짧고 자극적인 흥밋거리를 위주로 읽는 경향이 아주 짙어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길기만 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책은 점점 먼 존재가 되었다.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이 9.2권이라는 지표는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1년에 9.2권이면 꽤 많이 읽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한 달로 치자면 약 0.7권,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곧잘 변명한다. 하지만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정말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걸까?
… 답이 여러 가지로 나누어질 수도 있겠지만, 내 결론은 '아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자주 말하면서도 언제나 커피를 마시면서 잡담을 가지는 시간과 저녁 회식에서 술 한잔 하는 시간, 집에서 넋 놓고 TV를 시청하는 시간…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간이 의미 없다고 말하는 건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만 충분히 활용하더라도 우리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하루에 30분씩만 투자해도 한 달이면 책 1~2권은 거뜬히 읽을 수 있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 10분, 멍청히 있는 시간 10분, TV를 시청하는 시간 10분. 이 10분만 가지고 오더라도 30분이라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잡담을 떠는 시간을 책을 읽은 후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바꾸고, 술을 마시면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책을 읽고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바꾸고,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는 시간을 책을 읽고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바꿔보자. 어쩌면, 이 작은 변화가 당신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가 읽는 책은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모임, ⓒ북카페 두잇
그러나 솔직히 이런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 병폐적인 문화 속에서 남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커피와 술을 마시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는 건 '사회생활을 못 하는 바보들의 행동'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 병폐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신에게 유익한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건 세상의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할 일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독서'라는 행위를 '나를 위한 행위'라고 인식하기보다 '학교에서 내주는 귀찮은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언제나 책을 읽을 때마다 특정 책을 읽도록 강요받고, 쓸데없이 길게 독후감을 써오라는 과제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어릴 때부터 쌓인 경험이 우리에게 '책이라는 건 귀찮은 과제'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학교에서 내주는 이런 과제가 정말 지독하게 싫었던 사람이 한둘 있지 않을까.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우리가 책을 잘 읽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어려운 책'을 처음 시작하는 책으로 잡지 말자. 책은 내가 읽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왜 신경 쓰는가. 그냥 내가 마음에 드는 책을 아무거나 선택해서 시작하자. 하루에 10분씩만 투자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그리고 억지로 모임에 참가하거나 주최해서 딱딱한 형식으로 리듬을 형성하지 말고, 처음에는 한 줄로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일부터 시작하자. 그것이 바로 진짜 독서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좀 더 다양한 책을 읽게 될 것이고, 어느 사이에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도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은 그렇게 우리의 삶을 장기적인 시선에서 더 나은 삶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치 있는 존재이다. 나는 책으로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오늘부터 시작하자. 책은 결코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당신의 노력과 믿음이 있다면, 책은 반드시 당신에게 멋진 인생을 선물해줄 것이다.
순수한 바람과 열정을 가지고 괴로움을 버린 채 고민을 고듭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길이 환히 열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고 말리라"는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잠재적인 힘까지 끌어내어 결국 성공으로 이끌어준 것이리라.
욕심을 버리고 순수한 열정을 키우기 위해 책 읽는 습관을 들일 것을 강력히 권한다. 꾸준히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살아가는 내내 큰 도움이 되어줄 습관이다.
일이 늦게 끝난 날에도, 술을 마시고 귀가한 밤에도 나는 반드시 책을 읽는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만이 독서가 아니다. 침대 머리맡에도 나는 늘 철학책이나 중국의 고전을 놓아두고 읽는다. 화장실이나 욕조에도 책을 가지고 들어간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종일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곤 한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바쁜데 책을 읽는 시간이 어디있느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5분, 10분이라도 시간을 쪼개가며 책을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렇게 책을 가까이하다 보면 마음속 바람과 열정이 순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한 간접 체험보다 실전에서 갈고닦아 쟁취하는 배움이 더 실질적이고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들까지 흡수하여 실전 경험으로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독서는 정신의 튼튼한 골격을 만들어준다. (이나모리 가즈오 일심일언,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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