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교과서는 애초에 논란거리조차 아니다.
- 시사/학교와 교육
- 2014. 1. 9. 07:30
친일 세력을 위한 역사 왜곡 교학사 교과서, 애초에 논란거리조차 될 수 없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고등학교에서 역사 교과서 채택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 왜곡을 심하게 한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에 운영 지침에 반발하여 그 학교의 학생들만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지역 단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시민들이 함께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우리 학교가 부끄럽습니다'는 대자보를 써 붙였고, 학교의 선생님들도 상부의 지시라 어쩔 수 없었다며 반발이 일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여가자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는 채택을 철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마이뉴스
친일을 미화한 역사 왜곡을 기술한 그런 책을 어떻게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까. 애초에 그건 교과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논란도 논란이 될 수 있는 화제를 가지고 논란이 되어야지, 애초에 절대 도마 위에 올라서는 안 되는 교과서 채택해 놓고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건 있을 수 없다. 어찌 그런 말도 안 되는 책을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겠으며, 어찌 그런 책을 학교의 교과서로 채택하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가 일본 극우 세력이 설치는 일본인가? 일본도 바른 역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심하게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비판하고 있는데, 어찌 이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버젓이 벌어질 수 있는 걸까. 이번 역사 왜곡 교학사 교과서 사건은 대한민국이 일본에서 벗어난 지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렸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일본에 침식당해 있다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친일파가 청산되지 못한 채, 이승만 정부 시절 때부터 시작해서 군부세력으로 왕성하게 활개를 치고 있는데 교과서 왜곡쯤이야 눈감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웃긴 건 교육부가 역사 왜곡과 사실 오류로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철회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특검에 들어간다고 한다. 참, 어찌 개그콘서트보다 요즘 정치판이 돌아가는 모습이 이렇게 웃길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 김제동이 말한 "코미디언이 정치 이야기를 안 하면 누가 합니까? 정치인들이 코미디를 하면서 코미디언을 힘들게 하는데, 우리 코미디언들이 정치 이야기를 해야죠!?"라는 말이 심히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이번 특검을 두고 '교학사 구하기'가 아니냐며 비판이 일고 있는데, 이는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비판이다. 교육부가 특검을 한다면 교학사 교과서를 철회한 배경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가 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었는지 그 배경을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역사 왜곡 교과서로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 교육을 할 수 없는 책으로 드러나 있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그런 몰상식한 교과서를 채택한 이유를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다. 역사를 왜곡하고, 역사를 무시하고, 역사를 무서워하지 않은 정치인이 정치하는 나라는 그 미래를 논할 수 없다. 논란거리로 삼는 것조차 말도 안 되는 이 역사 교과서 채택을 두고 일어난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보는 건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 너무 안타깝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_단재 신채호(독립운동가)
문명비평가 아놀드 조셉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고대 그리스와 현대 서구의 문명을 비교하면서 문명의 흥망성쇠를 고찰했다. "문명은 역사 속에서 반복된다." 시대가 달라져도 비슷한 상황이 주기적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기록을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에서 반복되어서는 안 될 사건을 미리 발견하고 최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가 남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 역시 우리에게 기록의 중요성을 깨우친다. 현재와 대화할 수 있으려면 기록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의 기억이 될 수 있다.
'안네의 일기'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종이는 인간보다 더 잘 참고 잘 견딘다." 우리가 펜을 꺼내야 하는 이유다. (역사e,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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