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e를 통해 보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역사
- 문화/독서와 기록
- 2014. 1. 5. 07:30
역사ⓔ, 지금 우리 시대는 역사를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2014년에 읽어야 할 책들은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평소 독서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올해의 독서계획' 등을 세워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의 목록을 정리해두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 책 중에서 나는 유독 '꼭' 읽어보았으면 책이 있다. 2013년에 작별을 고하기 전에 블로그를 통해 소개했었던 《지식e》 시리즈와 함께하기 시작한 《역사e》 시리즈의 책들이다.
이건 내가 어떤 특정 사례를 받고 글을 통해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내 돈으로 직접 구매하여 책을 읽어보고 책의 지닌 가치가 정말 좋아서 이렇게 추천하는 것이다. 지난번에 소개했었던 《지식e》 시리즈도 가슴으로 읽는 지식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보는 데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역사e》 시리즈 또한 그만큼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역사e, ⓒ노지
이 책이 우리에게 어떤 특정한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안녕들 하신가요?'라는 질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우리 한국의 현실에서 《역사e》 시리즈를 통해 읽어볼 수 있는 역사는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옛날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되는데, 자세한 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 가지 이야기하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와 관련한 많은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 왜곡이 심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에서 학생들과 선생님이 반발하고 있고, 이는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거센 불길이 되고 있다.
어찌 자국의 역사를 우리가 스스로 왜곡할 수 있는 걸까. 특히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날조하는 세력이 항상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데, 한국 내에서도 그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는커녕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니, 어찌 이 한국을 가리켜 '바른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항상 역사를 배울 필요가 있고, 역사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TV에서 볼 수 있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극 드라마는 그저 흥행에 투자하고 있는 역사 왜곡 드라마이자 '오락'일 뿐이다. 그런 드라마를 가리켜 '드라마를 보면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하긴, 우리나라 내에서는 역사 왜곡만이 아니라 언론 왜곡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데, 어찌 역사를 바로 보아야 한다는 말을 감히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을까. 바른 역사에 대한 주장, 언론 왜곡에 대해 주장을 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갈지도 모르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우리가 역사를 바로 보지 못하고,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 더는 미래가 없을 것이다. 오로지 기득권 세력들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과거 수많은 역사 속에서 반복되었던 '최악'을 또 한 번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사실은 무엇보다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역사e》 시리즈를 읽어볼 것은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분명히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지금 우리나라가 흘러가는 모습을 왜곡된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는 가짜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는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이다. 역사는 그 때문에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특히 역사를 무서워하지 않고, 시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부가 들어서기 시작한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_ 연산군(조선 제10대 임금)
이 같은 기록 문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공공기록물의 보관과 전수는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대통령에 관한 기록물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이후에 겨우 체계가 잡혔을 정도다. 법이 만들어진 뒤 노무현 정부는 역대 최고인 연평균 165만 건의 통치기록을 남겨 기록문화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현재 경기도 성남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에는 870만여 건의 기록물이 보존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록물이다. 825만여 건이니 90퍼센트를 넘는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기록물도 퇴임 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보관됐다. 대통령 자문기관, 대통령실, 경호처 등에서 나온 각종 기록물은 연평균 20만 건으로., 이전 정부의 8분의 1로 줄었다.
전주대 언어문화학부 오항녕 교수에 따르면, 역사에는 기록과 보존,. 재현이라는 세 가지 행위가 담겨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는 일, 기록된 인간의 경험을 잘 관리해 후세에 넘겨주는 일, 그리고 보존된 기록을 통해 그 경험인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입한 '사관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 잡무실에서 처리되는 업무를 비롯해 공식적·비공식적 면담 내용들, 정책에 대한 지시상항 등이 모조리 기록된다. 시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책임행정을 펼치겠다면서 도입한 제도다.
행적이 고스란히 남겨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 통치자의 정책 결정이나 행보는 더 신중하고 공정해질 수밖에 없다. 기록 자체가 권력의 견제자요 감시자가 되는 것이다. 공공의 기록은 그 자체가 한 국가의 역사다. 한 나라가 남긴 기록의 양과 질은 곧 그나라가 갖추었던 문명의 수준을 의미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들이 후대에 어떻게 기억될지는 지금 우리가 남기고 있는 기록에 달려 있다. (p80)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 _조지 산타야나(미국 철학자)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