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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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경제에 관한 33가지 비밀을 말하다


 2013년 마지막을 앞두고 많은 사람이 '올 한 해는 정말 살기 힘들었다.'라고 말한다. 우리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지금은 경기 불황 속에서 살기 힘들다고 털어놓고 있다. 얼마 전에 지나간 크리스마스가 더 애틋하게 다가온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정말 힘들게 보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아마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을 맞이할 여러 행사를 즐기면서 '내년 2014년에는 조금 더 잘 살 수 있기를….'이라며 빌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2014년에는 좀 더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이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바람을 비웃듯이 정부의 정책은 어둡기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민영화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그에 반하는 사람들을 힘으로 억누르려고 하고 있다. 이건 민영화에만 한정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책은 이미 가계에 부담을 떠넘기면서 더욱 악화시키고만 있기에 우리나라의 2014년의 전망을 절대 밝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얼마 전에 소개한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책에서도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읽어볼 수 있었는데, 지금 정책을 정부가 고수하는 한… 우리나라의 경제는 더 악화하기만 할 것이다.


[소박한 문화/독서와 기록] - 미친 부동산의 거대한 빚더미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우리 사회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 이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좀 더 많은 문제가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 번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열심히 일한 만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가 작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이라는 질문과 '도대체 어떤 식으로 사회 경제가 잘못되었길래, 어디에 함정이 있길래 우리는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이라는 질문을 말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었다. 바로 《자본주의》라는 책이다.


자본주의, ⓒ노지


 이 책 《자본주의》는 EBS 채널에서 방영되었던 내용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책으로 옮겨놓은 책인데,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는 건 자본주의의 함정과 특징,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지금 불황을 이겨내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그저 막연히 '그냥 이게 세상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책에서 제일 먼저 읽을 수 있었던 건 은행에 대한 이야기이다. 은행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은행이 찍어내는 '가상의 돈'이라는 존재, 그리고 지금 재테크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자산을 모으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우리들에게 경고 메시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은행에서 제시하는 펀드에 가입하였다가 큰 낭패를 보았거나 저축은행에서 돈을 뜯긴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그런 경험이 없더라도 여기서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에게 정말 도움되는 이야기였다.


전 세계는 미국의 금융에 운명을 맡기고 있다. 이는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돈의 큰 그림을 보려면 미국의 금융정책을 알아야 한다. 미국 금용사학자인 존 스틸 고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는 주장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기축통화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축통화로 쓸 만큼 경제 규모가 큰 나라가 없습니다. 마음에 들든지, 들지 않든지 간에 당분간 세계는 미국에 고정된 것입니다."


우리가 큰 그림 안에서 돈의 흐름을 보지 못한다면 결국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지갑 속 돈이 사라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시작부터 잘못된 통화정책과 탐욕스러운 금융자본에 그 첫 번째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빚으로 만든 돈을 흥청망청 써버린 우리의 잘못도 크다. 분명한 건 돈이 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면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돈은 빚이다. 이자가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파산을 해야 누군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래서 우리나라의 금융 정책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떄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구조적인 것만 탁해 봐야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또 지금은 디플레이션의 시대다. 경기불황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고 회복될 기미는 쉽사리 보이지 않을 것이다. 돈을 빌려가라고, 흥청망청 써도 괜찮다고 아무리 유혹하더라도 스스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p90)


투자 열풍은 때로 최악의 상황을 낳기도 했다. 은행원의 권유에 펀드에 가입했던 고객들 중에는 10년, 20년간 한푼 두푼 모은 전 재산을 몽땅 투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연일 최고치를 자랑하던 펀드들도 떄로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투자자들이 하소연할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은행은 애초에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었고, 그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는 기관도 아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퇴직금 전부를 날렸거나 전재산을 잃은 투자자들은 좌절과 절망의 그림자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최악의 경우 자살하기도 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왜 이런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 원인조차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 은행원이라면 '우리에게 틀린 말을 할 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선망의 직업이기도 했다. 그런 은행원의 말을 듣고 '수익률 최고'라는 펀드를 샀는데 왜 나는 있는 돈도 까먹었을까? 은행원이 말하는 '순식간에 돈을 벌 수 있는 파생상품'을 샀는데 왜 나는 원금도 못 건지고 실패했을까? 그에 대한 답변은 그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다.

속 시원한 답을 얻을 수 없다면 때로는 질문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투자자인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은행에 뭔가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너무 순진하게 은행원을 믿었던 것은 아닐까?'하고 말이다. (p106)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은 책 《자본주의》에서 말하고 있는 금융에 대한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이 책은 제일 먼저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부터 시작해서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우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총 다섯 개의 분야로 나누어진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마냥 어려워 보이는 이야기일 것 같지만, 책은 그림과 함께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례를 예로 이야기하고 있어 책을 읽는 누구나 '오호, 이런 비밀이 있었군. 나도 이렇게 생각했어야 했어.'라는 감상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절약하기 위해서 찾아서 읽어보는 소비심리학을 다루는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에서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다른 아이들은 다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마찬가지다. 다른 아이들은 다 한다니까 우리 아이만 안 시킬 수 없다는 부모의 불안한 마음, 바로 이런 부모들의 불안한 감정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학원 마케팅이다. 그런데 사실 부모들도 이것을 알고 있다. 학원이라도 다녀야지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된다는 것, 안 보내면 더 불안해진다는 것, 그래서 필요 없는 소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다는 이야기다. 부모들(가명)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학원을 다녀야 그나마 부모가 조금 안심이 되니까"

"안 보내면 더 불안해지죠."

"필요 없는 소비예요. 이건. 알아요, 엄마들도."


결국 교육의 과소비, 사교육의 과소비 역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내 아이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감정에서 오는 것이다. 이렇듯 불안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소비는 우리를 과소비라는 세상으로 이끌고 간다. 처음에는 계획하지 않았던 소비를 하게 될 때 한번쯤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혹시 내가 불안한가, 누군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p236)


 이처럼 책 《자본주의》는 우리가 평소에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했던 사례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겪어보았을 사례를 함께 엮어서 '자본주의'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좀 더 필요한 것을 구하기 위한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고, 지금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읽어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자본주의에서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도 있고.


 조금 어려운 책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바로 보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치나 사회 수준이 퇴보하고 있는 이 대한민국에 거주한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꼭 한 번은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막상 책을 펼쳐서 읽어보면 그냥 어려운 책이 아니라 유익한 내용을 상당히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는 책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와 관련해서 추천하는 몇 권의 책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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