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부동산의 거대한 빚더미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12. 27. 07:30
선대인, 언론과 정부가 꽁꽁 감추고 있는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부동산은 2000년대에 많은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 준 부의 원천이었다. 지금도 부동산 시세는 서민들은 절대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부동산의 미친 가격은 그저 '꿈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이 부동산 가격을 내리기 위한 정책을 펴기보다 국민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기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점차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지금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날씨와 활주로 여건으로 볼 때 소프트랜딩(*비행기가 천천히 고도를 내리면서 부드럽게 착륙하는 것을 뜻한다.)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정책의 조종간을 쥐고 있는 기장이 공항 위를 선회하면서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다. 온갖 잔꾀를 부려서 연착륙(*소프트랜딩)을 시도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연료는 점점 바닥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상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확률은 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연착륙은커녕 경착륙을 넘어 불시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부동산의 연착륙 기회는 이미 오래전에 물 건너갔다. 노무현 정권 초기인 2003-2004년 상반기까지가 아마도 연착륙을 시도해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이 불가능한데도, 무리하게 연착륙을 시도하면서 오히려 경착률 가능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충격을 받더라도 지금 국내 부동산시장은 펌 랜딩, 즉 견착륙(*하드 랜딩은 비행기 고도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착륙할 때 비행기가 충격을 크게 받는 것을 뜻한다.)을 선탠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견착륙 기회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정부와 토건족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한국부동산이 착륙해야 할 공항의 기상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그나마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는 것도 가계부채라는 아주 위험한 폭탄을 연료로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이대로 가면 머지 않아 비상착륙 말고는 선택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견착륙을 시도해야 한다. 금융권 부실채권 발생 위험성 분석 및 정리 방안 등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미봉책으로 지금의 사태를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고 가계부채 뇌관을 제거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은 더 커질 뿐이다. 가만히 있다가 폭탄이 터지는 사태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선제적으로 가계부채 뇌관을 제거해 충격을 줄일 것인가. 당연히 후자를 따라야 한다. p74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위험한 수준에 처해 있음에도 좀처럼 제대로 된 정책을 내지 못하는 건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이다. 보수라고 말할 수 있는 이 기득권은 절대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가 더 하락하는 것을 지켜보지만 않는다. 이미 그런 부동산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음에도 그들은 '언젠가는 다시 오를 거야. 이게 내 부를 만들어줬다고. 그러니 괜찮아.'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친 기득권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기보다 서민들에게 빚을 만들면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절벽에서 떨어질락말락 하는 상황에서 앙상한 나뭇가지 하나에 매달려 있는 꼴이다.
지금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에서는 좀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이 미친 부동산은 더 미치기 일보 직전임에도 어떤 올바른 대책 또한 내놓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사람들이 '복권만 당첨되면, 부동산을 사서 부를 축적 할거야.'라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 지금 이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한, 우리나라가 일본의 거품 붕괴처럼 커다란 어려움 속에서 경제가 파탄 나서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국민을 빚쟁이로 다 만들어 놓았는데, 어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권의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바로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거대한 빚더미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의 현실과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나타날 것인지,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땡전 한 푼도 못 챙기는 빚쟁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노지
책은 크게 '대세 하락기는 시작되었다', '한국 부동산의 또 다른 핵, 전세', '부동산 빚더미가 경제에 미칠 영향', '대한민국 부동산을 예측하다', '대세하락기, 이렇게 대응하라' 다섯 개의 주제로 총 17장에 걸쳐서 미친 부동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이 왜곡하고 있던 집값 바닥론에 대해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아직 우리의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하고, 지금처럼 가계부채를 늘리면서 위태롭게 떠받치고 있는 집값은 곧 우리나라 경제에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어찌 이 책을 2014년을 앞두고 우리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리하자면 '집 값 떠받치기' 기조의 정책은 불과 몇 달 간 가격 하락을 지연시키는 효과에 머물고, 대신 가계부채는 확실히 증가일로의 길을 다시 걸을 것이다. 이렇게 가계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집갓을 계속 떠받치고, 실효성 있는 전월세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다. 결국 서민들의 고통은 한동안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임기 초기에 세계 경제위기를 맞았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경제위기를 핑계로 재정이나 공기업 자금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정책이 적지 않았다. 또한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에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일시적이라고 보았다. 이 때문에 여전히 주택공급이 부족해서 집갓이 뛰게 된다는 착각 속에 보금자리주택 공급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명박정부 후반으로 갈수록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에 따른 각종 부양책이 남발되었지만, 보금자리주택 정책 등의 기조는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정부는 주택시장 침체가 몇 년 간 지속된 이후에 집권했다. 따라서 이명박정부 때와는 달리 적어도 현상적으로는 주택공급이 과잉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주택공급 축소를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명박정부와는 다르다. 하지만 두 정부 모두 '집값은 비싸지 않다' '집값이 떨어지면 안 된다. 적어도 급락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식은 같다. 또한 큰 틀에서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중략)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경우 취득세 감면과 같은 세제 혜택이나 각종 규제 완하 및 가계부채 조장이 부양책의 주를 이루고 있다. 정부재정이 많이 필요하지 않거나 들지 않는 정책을 쓰거나, 가계를 동원한 부동산 부양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향은 재정 여력이 소진되고 공공부채가 급증한 이명박정부 후반부터 이미 나타났다. DTI규제를 해제한 2010년 8.29대책과 20~30대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기준을 완해해준 2012년의 8.21대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8.28대책을 통해 세입자들까지 부동산 부양책을 위한 제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미 하우스푸어로 넘쳐나는데 전월세푸어까지 양산하는 위험한 시도다. 1%대의 초저금리 모기지대출 상품까지 제시하면서 '빚내서 집 사라'고 유혹하고 있는 꼴이다. 그만큼 정부 부양책도 더 이상 내놓을 게 없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_p56
우리가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이 미친 부동산을 대하는 바보 같은 정부의 대책과 허황한 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책은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나처럼 내 집 마련에 대해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집을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힌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책은 분명히 우리에게 아주 유익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부동산을 가진 기득권들은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여 빚을 내서라도 그 부동산을 지키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지키고 있는 건 '언젠가는 다시 2000년대처럼 내 부를 위한 원천이 될 것이다'는 착각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부동산을 팔면 손해라고 생각하지만, 더는 그런 부동산을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그들은 곧 자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의 동시다발적인 자멸은 우리나라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그 어려운 과정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기득권과 서민 모두가 함께 망하는 건 삽시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늘 기득권의 세력을 대변하기 위해 서민들의 등골을 처먹는 정부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정부는 가장 무능한 정부이다. 그들에게 국민은 1%의 기득권이 아니라 99%의 서민들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도 이제 더는 정부와 언론에 속아 놀아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현명한 선택이 낭떠러지에서 가는 나무를 잡고 있는 우리나라에 튼튼한 밧줄을 내던져 구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는 그 당연한 사실을 우리에게 고한다.
1990년대 초반 두 나라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동산 거품이 꺼졌다. 바로 스웨덴과 일본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스웨덴 정부는 미적대지 않고 부동산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한편, 은행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한 상태에서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채권을 신속히 처리했다. 그 결과 불과 2년 만에 정상적인 경제 궤도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반면 일본은 부실채권 처리를 계속 미루고 좀비 건설업체들을 살리는 대규모 토건 부양책으로 일관했다. 또한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기는커녕 지금의 한국정부처럼 공공건설 사업 예산이 소진되자 가계부채를 늘려가며 억지로 가계로 하여금 집을 사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급속한 고령화 흐름과 맞물리면서 일본이 장기 침체에 빠진 원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위험하고 무모한 '폭탄 돌리기' 대책을 중단해야 한다. 지탱할 수도 없는 부동산 거품을 억지로 유지하려고 전월세 세입까지 제물로 삼기보다는 적극적인 가게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면서 점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있을 수 있으나 그렇게 해야 부동산 거품에 묶여 있던 돈들이 생산경제로 흘러가면서 한국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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