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의 물결,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12. 24. 07:30
다가오는 제6의 물결 속에서 무엇이 우리에게 돈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옷장 속에 있는 옷을 꺼내 입고, 어제 마트에서 산 티백으로 우려낸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개인 자동차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직장에 출근을 하고, 직장에서는 종이컵으로 음료수를 마시거나 물을 마시거나 간단한 빵이나 과자를 먹으며 일을 한다. 그리고 점심으로 가까운 음식점에 들려서 음식을 먹지만, 적지 않은 양을 항상 남긴다. 그리고 다시 저녁에 퇴근할 때에는 커피 한 잔을 사마시면서 오늘의 일을 친구들과 재잘재잘 거리다 뒤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오면 쌓인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샤워를 하고… 컴퓨터를 켜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또 다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이 마무리 되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일 없이 베개만을 끌어안고 잠에 빠진다.
이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 중 하나이다. 우리의 이 일상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건 우리는 언제나 자원(*에너지)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옷장이라는 하나의 재화를 만드는 데에 도대체 몇 그루의 나무와 몇 리터의 휘발유와 물, 그리고 다양한 재화가 소비되었을까. 이것만으로도 쉽게 수치를 파악할 수 없는데, 우리가 입고 출근하는 옷이나 티백이나 자동차나 대중교통(버스 혹은 지하철 혹은 경전철)이나 음료수나 과자나 빵이나 식당의 음식이나 세탁기에 사용되는 세제와 물, 샤워에 사용되는 물, 컴퓨터에 사용되는 전기 등… 셀 수 없는 곳에서 많은 자원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그 수치가 얼마인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왜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는지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이 이야기 속에 앞으로 우리 시대를 바꿀 '제6의 물결'을 읽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 과사용은 결국 '쓰레기'라는 하나의 골치 아픈 문제로 연결된다. 우리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우리는 좀처럼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 한 공중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는 '쓰레기 없이 살기'이라는 주제로 쓰레기 없이 사는 체험을 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도 그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렇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단순히 쓰레기 취급하기에는 쓰레기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치가 너무 아깝다. 그리고 이 쓰레기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치를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점차 자원 고갈로 향하고 있는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가장 이상적인 기회가 아닐까.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국가에서 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많은 시간과 자본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이는 쓰레기 활용이 곧 미래의 기술에 있어 절대적인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의 흐름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산업화된 나라들이 오랑우탄이 처한 곤경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는데, 그런 가운데 한 사람이 기회를 포착했다. 호주의 인터넷 사업가인 도지 선으로, 그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물건이 거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재나 야자유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만큼 수익성이 큰 것, 바로 탄소였다.
선이 품고 있는 비전은 장차 열대우림을 베어내기보다 보존하는 편이 더 수익이 높도록 만드는 일이다. 장래에는 열대우림의 목재나 야자유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열대우림의 생태계 서비스, 특히 열대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판매하여 생길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그거 설립한 회사인 카본컨저베이션은 삼림벌채 '회피 지역' (즉, 벌채를 모면한 숲 보전 지역)의 탄소 배출권을 기업에 판매하는 일을 중개한다. 자사의 탄소 배출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이 탄소 배출권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거래는 단지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것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선이 이룬 결실은, 적어도 나무를 베는 사람들이 보기에 이전에는 가치가 없었던 어떤 것의 가치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탄소 거래 덕분에 이제는 '나무 대신에 숲을 보는 일'이 더 수익성이 높아졌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혁신의 물결은 중요한 시장 기회에 의해서만 일어나지 않고 제도적 변화가 갖춰져야 일어난다.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것은 제6의 물결에 동반되는 전면적인 제도벅 변화의 한 사례일 뿐이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들은 자연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을 혁신시키며, 이전에는 결코 가치를 얻지 못했던 것에 경제적인 가치를 부여해준다.
지금 이러한 변화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변화의 동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천연자원이 한 가지 치명적인 위협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인간 말이다. (p103)
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이 글을 통해 소개하려고 하는 《제6의 물결》이라는 책에서 읽을 수 있는 한 부분이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 시대에서 일어날 큰 변화의 물결을 '제6의 물결'으로 정의하고 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주제에 대한 책을 읽는 건 평소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어렵게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이런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 사람은 더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들은 곧 다가올 '제6의 물결'에서는 어떤 일에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기에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빨리 기회를 잡아 돈 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제6의 물결, ⓒ노지
앞에서 자원 효율성의 추구와 친환경적인 제도라는 두 가지 경향이 우리가 사는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두 요소에 시장과 제도가 결합되면 다음에 다가올 혁신의 물결에서 세 번째 위대한 기둥이 세워진다. 즉, 부족한 자원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창조할 엄청난 계기가 마련된다.
제6의 물결은 단지 에너지를 생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주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제6의 물결에서는 연료나 물과 같은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나 음식, 제품, 서비스 같은 좋은 산출물을 극대화하고 아울러 모든 나쁜 산출물, 즉 쓰레기를 최소화하거나 전혀 생긱지 않게 만든다. 제6의 물결은 에너지와 물, 쓰레기를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시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나눔, 재활용, 향상된 자원관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찾는 데서 끝난다. 이런 기술들을 총칭하여 '청정기술'(클릭 테크놀로지, 줄여서 클린테크)이라고 한다.
제5의 물결이 여러 기술(마이크로프로세서, 라우터, 소프트웨어 등)의 조합을 통해 일어났듯이, 제6의 물결도 여러 가지 혁신을 환상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다. 그중 일부는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5의 물결에서 정보통신기술이 핵심이었다면, 제6의 물결에서는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p150)
미국이 청정기술에 투자하는 유일한 정부는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경기 부양을 위한 전체 투자액 4조 위안(5,850억 달러)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저탄소기술에 몰아주었고, 아울러 29억 달러를 전기차 개발 프로그램에 투자했다. 캐나다는 자국의 지속가능개발 기술펀드를 통해 청정기술에 10억 캐나다 달러를 투자했다. 이 외에도 각국 정부의 투자 목록은 무수히 많다.
청정기술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단지 돈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에 걸쳐 각국 정부는 이러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전면적인 제도 변화를 실시하고 있다. 가령 EU는 세금 혜택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업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는 2020년까지 자국 전력의 20퍼센트를 신재생 에너지원에서 얻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두 정부를 비롯한 세계 여러 정부의 노력이 청정기술 산업을 키우기 위한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이 보기에도, 단지 환경적인 이득뿐 아니라 재정적인 이득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기술이 개발되고 나면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까? 우리 가정은 스스로 켜지고 꺼지는 스마트 가전제품들도 가득차서 쓰레기 발생은 최소화되고 효율은 극대화될 것이다. 매립지는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우리가 버리는 모든 쓰레기는 단 한 조각까지도 세밀하게 분류되어 재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은 전기만큼이나 세심하게 관리될 것이다. 단 1리터라도 꼼꼼히 확인하고 추적하여 소중하게 이용될 것이다. 우리 도시의 공기는 훨씬 더 깨끗해져서 입자에 의한 공해도 줄어들 뿐 아니라, 전기차량들이 거리에서 조용히 달리기 때문에 소음 공해도 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기술들이 우리 경제의 모습과 기본적인 동인들을 바꿀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최초로 경제 성장이 더는 천연자원의 소비와 생산에 의존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오늘날과는 매우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p179)
《제6의 물결》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제6의 물결에 대한 이해와 설명, 2부에서는 제6의 물결에 올라타는 법… 즉, 제6의 물결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여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설명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먼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읽어볼 수 있어서 무조건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1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2분의 이야기에서도 여러 분야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 매력적으로 다가올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쓰레기 채굴은 에너지 생산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생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맥주 제조는 특히 낭비가 심한 과정이다. 맥주 1리터를 만드는 데에는 약 20리어틔 물이 필요하며, 더욱이 사용되는 곡물의 상당량이 폐기된다. 맥주 제조 과정을 거친 곡물은 대체로 동물 사료로도 부적합하다. 단백질을 비롯한 소주한 영양분들이 엄청나게 버려지는 셈이다.
캐나다의 한 맥주 회사인 스톰브루잉이 쓰고 남은 곡물을 사용하여 상당한 수익을 낼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굴과 표고버섯 재배에 사용한 것이다. 재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버섯을 키우는 데 사용된 곡물 쓰레기는 성질이 변하여 가축이 소화할 수 있게 되므로 버섯을 수확한 후에는 남은 곡물 쓰레기를 가축에게 먹일 수 있다. 그리고 이 가축에서 나온 배설물과 맥주 제조 과정에서 나온 폐수를 결합하여 바이오가스와 영양분이 풍부한 용액을 생산한다. 바이오 가스는 모아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영양분이 풍부한 용액은 물고기의 먹이인 조류를 키우는 데 쓸 수 있다. 맥주 제조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이용하여 버섯, 가축 사료, 바이오가스 그리고 물고기의 먹이까지 얻는 것이다. (p196)
자동차의 문제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오염을 일으키며 값이 비싸고 시끄러운데다, 너무 많다는 데 있다. "자동차 소유 시스템은 모든 면에서 터무니없을 만큼 비효율적이다"라고 제프리는 말한다. 자동차를 쇼유하는 데 따르는 비용에 관해서는 특히나 옳은 말이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를 굴리는 데 비용은 평균적인 수입을 기준으로 할 때 대략 주당 하루치 임금과 맞먹는다. 따라서 자동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일주일에 닷새를 일하고 나흘치 급여만 받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단지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순위와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동차 소유에 대한 대중의 의견이 바뀌고 있다는 조짐이 역력하다. 특히 과거와 달리 자동차 소유가 더는 신분의 상징이 아닌 젊은 세대들이 그러하다. 제프리는 이러헥 말한다. "젊은이들은 휴재전화기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지위를 드러낼 뿐 그들에게 자동차는 지위를 표현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 아니다." 이런 점은 젊은이들이 운전면허를 신청하는 비율이 상당히 감소하는 경향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사 중 일부에선 파산과 긴급구제가 빈발하는 현상도 자동차 산업에 그늘을 드리웠다고 느느 덧붙인다.
이런 점에서 착안하여 제프리와 그의 동료이자 공동 설립자인 닉 로우는 기회를 포착했다. "그것은 서비스 제공에 관한 것이었다."고 제프리는 말한다.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돈을 쏟아 붇기를 꺼리는 개인뿐 아니라 환경에도 혜택을 주는 서비스인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동차 한 대는 대략 일곱 대의 개인 자동차인 셈이다. 따라서 일곱 명이 개인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은 효과가 있기에 그만큼 소비가 줄어든다."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은 언뜻 보기에는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제6의 물결에서는 상업의 면모를 뒤바꿀 것이다. (p216)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는 정말 무분별한 소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돈을 모으기 위해서 그토록 관심을 기울이는 재테크의 기본 요소 중 하나가 이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가 소비를 줄임으로써 일어나는 파급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경제학자는 '소비가 줄면, 돈의 흐름이 막혀버리기 때문에 경제의 악순환이 올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제6의 물결에서는 '제품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형식'로 바뀔 것이기에 경제의 악순환은 예상할 수 없다. 무엇보다 쓰레기 속에 잠재된 가치를 활용하는 기술이 점차 발전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앞으로 우리의 가치 기준은 크게 바뀔 것이다.
《제6의 물결》이라는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꽤 긴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면서 '아, 어려워'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쓰레기에 다시 한 번 더 눈을 돌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제품보다 서비스에 투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차후 제6의 물결이 도래했을 때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는 좀 더 많은 기회를 독자들은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게 바로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매력이니까.
평소 두꺼운 책 혹은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고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면, 이 책… 《제6의 물결》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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