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초급자에게 추천하는 일본어 만화 와탕카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5. 11. 07:00
일본어 만화 와탕카!!, 네티즌이 뽑은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일본어로 읽는다!
어떤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쉽게 배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마다 자신 있게 말하는 방법은 다양하겠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법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쉽게 배우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 방법을 통해 일본어를 배웠다. 그리고 지금 내게 일본어는 한국어만큼 익숙한 언어다. 어쩔 때는 한국어 발음이 잘 안 되어 어머니께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노!"라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혀가 짧아서 그런 점이 있기도 하다. 평소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무(無)자막으로 보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만화책과 라이트 노벨을 원서로 읽고, 늘 혼자서 일본어로 대화하거나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보며 2차원과 대화를 시도하는 좋지 않은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를 사용하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 아마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저놈 미친 거 아니냐?"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올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보통 수준이 아니다. 하하하.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였느냐고? 여기에 바로 외국어를 쉽게 배우는 방법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일본어를 주절주절 거릴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재밌었기 때문이다. 재밌으니까 나는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혼자서 일본어 회화와 단어를 공부하였고, 혼자 재밌어서 했기에 지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시험 점수를 위한 공부라는 압박이 없기에 즐겁게 일본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정도 일본어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외국어를 가장 쉽게 배우는 방법은 바로 재미있게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일본어 만화 와탕카!!, ⓒ노지
나는 머리가 썩 좋지 못하다. 머리가 좋지 않아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남의 투자하는 시간의 두 배는 넘게 투자해야 어느 정도 선을 따라갈 수 있다. 내가 처음 공부하던 외국어였던 영어도 그랬었고,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일본어도 그랬었다. 아마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교과서만으로 어떤 언어를 공부하였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해버렸을 것이다. 내가 빨리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만화'로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을 만났기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일본어 만화 와탕카!!'가 그 중 하나이다. 이 책에 실린 75편의 만화는 포커스 신문에 연재되었던 수백 편 가운데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고르고 골라 우리말 대사를 일본어로 번역한 책이다. 게다가 한 편의 만화는 총 4쪽으로 이루어져 있어 대사가 복잡하지 않고, 그림과 함께 상황을 연상하며 읽을 수 있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페이지에는 헷갈릴 수 있는 단어를 따로 정리해놓았기에 쉽게 단어만 간추려서 공부할 수도 있다.
일본어 만화 와탕카!!, ⓒ노지
여기에 더 좋은 것은 말투가 다양하고,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딱딱한 말투와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이 책 '일본어 만화 와탕카!!'는 일본인들의 발음으로 대사를 녹음한 MP3 파일이 들어있는 CD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 학습의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 내가 '학습의 효율성'이라는 딱딱한 단어를 썼기에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단순히 평범한 만화다. 일본어 초급자라면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의 만화다.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통해 찾아 읽어 보아도 되고, 페이지마다 정리된 단어목록을 통해서 충분히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일본어로 된 만화책을 읽으며 논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질리지 않고 즐기면서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다. 무엇이든지 '의무'라는 단어를 마음에 새기고 하게 되면, 재미가 없어지는 법이다. 그냥 가볍게 자신의 일본어 실력으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오락거리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으며 공부한다면, 분명히 자신도 모르게 일본어 어휘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회화에 자신이 생겨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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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시험 성적을 위해 배우는 사람들은 '한 권으로 끝내기 N1' 같은 도서를 선택하여 공부하는 예가 많다. 물론, 시험 성적을 위해서 그런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시험 성적을 올리는 데에 목적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만화책을 통해서 조금씩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다. 나는 시험에 연연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자신 있게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을 길러 낼 수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외국어 공부를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재미있게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 글에서 소개한 '일본어 만화 와탕카!!'에서 읽을 수 있는 만화는 보는 내내 배꼽을 잡으며 읽을 수 있는 그 정도의 재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때까지 일본어로 쓰인 원서 만화책과 라이트 노벨을 적잖게 읽었다. 일본 원서 만화책에서 읽을 수 있는 재미는 훨씬 더 재미있다. 그런 책들에 비해서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다소 낮다. 그래도 '피식'하며 웃을 수 있는 수준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심심풀이로 일본어를 공부하며 익숙해지는 데에 목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은 절대 나쁘지 않은 책이다.
미나모토군 이야기,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만화책은 내가 원서로 사서 읽는 도서 중 한 권인 '미나모토군 이야기'라는 만화책이다. 일본어 초급자라도 사전을 곁에 두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처음에 바로 이런 도서를 선택하여 읽는 것은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조금 더 재미있는 만화책을 읽으면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싶더라도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풀기도 안 한 채 100m 달리기를 한다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나모토군 이야기 후기글 보기)
간단히 정리해보자. 오늘 이 글에서 일본어 초급자에게 추천하는 일본어 만화 와탕카는 포커스 신문에 연재되었던 만화 중 유독 재미있었던 만화를 75편을 간추린 책이다. 한 편의 만화는 4쪽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사가 복잡하지 않을뿐더러 그림과 함께 상황을 연상할 수 있어 일본어 단어를 공부하는 데에 적합하다. 또한, 다양한 어투를 통해 일본어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고, MP3 녹음파일도 있어 일본어 발음에서도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리하게 하루에 한 권의 책을 다 본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 그냥 처음에는 만화 한 개를 읽고, 그다음에는 두 개를 읽으면서 점점 숫자를 늘려나가자. 그러면 분명히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게 될 것이고, 하루에 공부하는 양도 점차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어휘와 회화를 몸에 익힐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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