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구두닦이 김일두가 말하는 삼천 원의 가치
- 문화/문화와 방송
- 2013. 4. 15. 07:05
[강연100도씨] 구두닦이로 2억의 빚은 갚은 김일두, '3천 원의 가치'
우리 사람은 누구나 큰 물질적 가치를 원한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 밑에서 물질적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배웠고,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는 학교에서도 우리는 물질적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런 교육 환경에서 자라 성인이 된 우리가 물질적 가치를 무엇보다 앞에 두는 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정상적인 행동이기도, 지금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특히 가정환경이 조금 불우했던 상황에서 자란 아이들은 무엇보다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기에 그런 경향이 더 짙다.
나도 어릴 적에 그놈의 돈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무엇을 하더라도 반드시 돈을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어릴 적에 집에 빨간 딱지가 붙는 경험을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볼 수 있었던 가정불화, 학교와 주변에서 겪었던 여러 폭력은 내가 세상에 정을 뚝 떨어지게 하였고, '나는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겠다'는 가치관을 내게 지니게 하였다. 지금 물질적 가치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추구하고, '돈, 돈, 돈'하며 돈을 입에서 떼지 못하는 사람은 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 않았을까?
그러나 나는 그 잘못된 가치관을 내가 읽을 수 있었던 많은 책, 볼 수 있었던 많은 애니메이션, 그리고 좋은 선생님의 가르침으로부터 바르게 고칠 수 있었다. 이충권 선생님께서는 수업 중에 "선의후이. 사람은 돈보다 사람을 먼저 우선시할 수 있어야 한다. 돈만 좇는 놈은 절대로 돈을 못 모은다. 돈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향해, 그리고 의가 있는 일을 할 때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었다. 그 당시에 읽고 있던 많은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고, 나는 그 말씀을 무엇보다 지키고자 마음먹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블로그를 '다른 사람에게 작은 변화, 작은 가치를 줄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것을 기둥으로 삼고 운영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된 것은 오늘 이야기는 작은 행복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강연100도씨에 출연하였던 12년 차 구두닦이 김일두 씨가 말하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그 삶의 자세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잘 알려주리라 생각한다. 그럼, 김일두 씨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자.
구두닦이 김일두, ⓒ강연100도씨
김일두 씨의 집안은 부유하지 않았지만, 4녀 독남으로 어릴 때에는 부족함이 없지 자랐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그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새어머니와 재혼을 하면서 급격하게 변했다. 그는 새어머니 때문에 아버지와 자주 갈등을 빚었고, 많은 방황도 했다. 그러다 수험에 실패한 후에 떠돌다가 자신의 큰누나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생활하는 큰누나도 형평이 넉넉지 않았기에 그는 큰 누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일을 하고 싶어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큰누나는 동생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다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자신에게 어머니와도 같았던 큰누나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오락실, 당구장, 만화방을 전전하며 마치 폐인 같은 삶을 살았다. 그래도 지금의 아내인 거의 아내는 끝까지 그의 곁에서 위로를 해주고, 응원을 해주었다.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새벽 인력 시장에서 일을 하였었고, 그의 아내도 부모님의 이른 이혼으로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기에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하다 아내를 위한 화장품 가게를 열어주고자 했다. 때마침 그의 아내가 '화장품 가게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고 말하여 그는 앞도 뒤도 보지 않고 덜컥 계약하였다. 그는 아내와 함께 직접 인테리어를 하여 화장품 가게를 오픈하였으나 IMF 직격탄을 맞으면서 카드빚으로 시작했던 화장품 가게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이 탈출구를 찾고자 그 시대에 열풍이 불고 있던 PC방 오픈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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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C방은 오픈도 하기 전에 가게에 미리 설치해두었던 컴퓨터 15대가 모두 도둑을 맞고 말았다. 그는 총 30대 중에서 도둑맞은 15대를 제외하고 남은 15대로 어렵게 사업을 시작하였고, 컴퓨터를 45대까지 늘릴 정도로 꽤 운영을 잘하였다. 그래도 그의 카드빚은 좀처럼 줄지 않았고, 오히려 더 늘어나기만 했다. 그의 아내 화장품 가게를 열 때 쌓였던 빚까지 있어 그는 가족들의 이름으로 카드 대금을 돌려막기를 하며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빚 독촉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가게 월세 독촉, 관공서 납세 독촉, 대출금 독촉… 이 독촉 전화 때문에 그의 아내는 심한 우울증까지 겪어야 했다.
그는 아내와 교대로 PC방을 운영했으나 빚에 대한 부담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러다가 그는 PC방에서 7년 만에 얻은 그의 아들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담배꽁초를 입에 넣고 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고,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는 생각이 들어 PC방 사업 포기를 결심했다. 그럼에도 그는 갚아야 하는 원금이 있어 PC방을 쉽게 포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을 찾아온 누나가 "허름한 구둣방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왔고, 그는 가족들을 위해서 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그의 아내는 "왜 당신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말하며 심하게 반대했었지만, 아내에게 "내가 가족을 위해서 내 힘으로 일해서 돈을 벌 수 있고, 그 돈으로 내 가족을 책임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고 설득하여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이 일을 12년째 해오면서 한 번 구두를 닦고 버는 3천 원의 가치를 새삼 소중하게 느끼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구두닦이 김일두, ⓒ강연100℃
김일두 씨의 이야기는 우리가 자기계발서에서 읽을 수 있는 사람들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불굴의 노력으로 수십억 대의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기에 우리에게 더 소중한 가치를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통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막대한 가치를 손에 넣었을 때야말로 비로소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작은 가치의 소중함을 알고, 그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성공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비록 삼성회장 이건희처럼 평생 다 써도 쓸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고 있지는 못하지만, 남에게 욕을 먹는 일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소박한 행복을 맛보며 편하게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고, 사는 데에 불편함이 없다면,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작은 행복을 알고 있기에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 행복을 챙기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에 '성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일두 씨는 강연100도씨에서 "예전에는 돈이 인생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나 장모님이 식사하러 오시더라도 밥을 함께 먹지 않고 돈을 벌러 나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돈을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구두를 한 번 닦을 때마다 벌 수 있는 3천 원을 가지고 내 가족과 이웃에게 필요한 것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이 돈이 남들에게 적은 돈일지도 모르지만, 제게는 30억과 맞먹는 삶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구두를 닦으며 마음을 닦고, 세상을 닦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 이 이야기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작은 가치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3천 원 가지고 뭐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그 3천 원은 자신의 가족을 위한 아주 소중하면서도 많은 돈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작은 행복의 가치를 말하는 관련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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