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대인기피증, 이제는 용서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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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대인기피증을 통해 본 우리사회의 잔혹사, MC몽 당신을 응원합니다


 나는 얼마 전에 다음 실시간 검색어에 'MC몽 대인기피증'이라는 검색어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그 검색어를 클릭하여 뉴스를 읽어보았는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MC몽이 심각한 대인기피증으로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MC몽 대인기피증'과 관련하여 쓴 기사들의 댓글에는 MC몽에게 '힘내세요!'라며 응원하는 댓글도 있었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비난하는 댓글도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상당히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니까. 지금 한번 물어보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MC몽이 자신의 잘못으로 많은 사람에게 핍박과 고통을 받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든 지경에 이른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 잘못이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이제는 그를 토닥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MC몽을 토닥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내게 MC몽은 가수로서의 이미지보다는 1박2일에서 보았던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가슴에 남아있다. 나만 아니라 MC몽과 함께했던 1박 2일을 애청했던 많은 시청자가 그렇지 않을까? 1박 2일에서 볼 수 있었던 MC몽 특유의 개그와 그 개그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웃음이 함께 했었다. 때로는 멤버들을 생각하는 따뜻함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훈훈함을 느끼게 하기도 했었다.



MC몽, ⓒKBS 1박2일


 나는 이전에 1박2일 마지막 방송을 보고, '1박2일 마지막 방송 비운의 주인공 MC몽'(링크)라는 글을 통해 MC몽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했었다. 그 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MC몽은 그저 힘없이 약했던 한 명의 사람이었다. 그가 잘못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그를 토닥여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되면, 일부 사람들은 '어떻게 그 잘못을 잊느냐?'고 말하며 MC몽을 두둔하지 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인기피증을 앓을 정도로 고생하고 있고, 그 정도로 MC몽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으면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정치인과 그 이외 기득권 세력의 각종 비리는 끊임없이 나오지만, 그들은 항상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당당하게 삶을 산다. 게다가 많은 국민이 여전히 그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어느 사람은 다른 심각한 범죄자와 비교를 하는데, 그것은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다. 사회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그저 누구나 한 번쯤은 할 수 있는 실수를 한 사람이 어떻게 같은 저울에 두고 비교를 한다는 말인가? 여기서 그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닐까?



 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심리장애 판정을 받아 약물치료와 심리상담 치료를 지금까지 해오고 있으며, 여전히 사람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깊어 남들처럼 사람이 많은 곳을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지 못한다. 내가 사람이 많은 행사를 갈 때에는 수천 번을 넘게 '갈까? 말까?' 고민하고, 간다고 결정하더라도 항상 나 자신이 폭주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나처럼 사람에 대한 불신과 공포로 대인기피증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으면 가장 먼저 불안감과 공포감이 몸을 감싸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은 '싫다'는 감정을 넘어 경멸에 가까운 분노와 '죽이고 싶다'는 살의로 변하게 된다. 사회에서 말하는 사이코패스나 묻지 마 범죄는 이런 심리현상이 사람을 폭주시켜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재, 나는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작지만…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사람이 많은 행사에 참여하거나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 제 발로 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난 여전히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하고, 컴퓨터와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내가 보거나 읽거나 생각하는 것들을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람이 한 번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고, 사람을 두려워하게 되고, 사람을 싫어하게 되면… 이것은 절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누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는 그 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저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노력하여 장시간에 걸쳐 바꿀 수밖에 없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끝에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현재 나는 블로그라는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조금 더 부담을 느끼며 사람과 만날 수가 있다. 단, 내가 신뢰할 수 있고, 자극적이지 않은 사람만)


 만약 나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에게 더 자극적인 고통을 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뒤는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사람이 완전히 망가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경험과 여러 심리학책들을 통해 읽을 수 있었던 사례를 가지고 일반화를 하는 것은 조금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는 MC몽이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 것은 꽤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사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정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다는 확신은 할 수 없지만, 그런 말까지 믿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MC몽, ⓒ중앙일보

 

 지금까지 MC몽은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 우리 대중이 그에게 해줘야 하는 것은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이 아닌, "이제 그만하면 됐다. 다시는 실수하지 마라."라고 말하며 등을 토닥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MC몽의 잘못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하거나 누군가를 죽이거나 등의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다. MC몽과 똑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MC몽이 선택했던 방향으로 가는 것을 심각히 흔들렸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MC몽을 용서해주고, 다시 그가 정상적인 사회활동과 1박2일에서 볼 수 있었던 그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을 수 있도록 응원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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