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천재 이태백이 보여준 사람과 돈의 싸움
- 문화/문화와 방송
- 2013. 2. 20. 07:00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보여준 사람과 돈의 싸움
우리나라의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상당히 많은 수의 학생이 '공무원이 되는 거요.' 혹은 '대기업에 취직하는 거요.'라고 답한다. 참으로 현실적인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겨우 자신의 꿈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라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물론, 여기에 자신만의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가치 있는 꿈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라는 이유로 그 꿈을 추구한다. 또한, 그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배운 물질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버릇 때문이다.
평소 뉴스를 통해 대기업의 횡포를 우리는 자주 들을 수 있다. 지금도 대기업의 횡포는 멈추지 않은 채 검은돈을 활용한 권력을 이용하여 중소기업과 소시민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내가 부정적으로만 본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일을 하는 대기업도 있고, 대기업에 일하면서도 사람의 도리와 가치를 지키며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들을 한 번에 모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대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벌이는 여러 행위와 그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황금만능주의를 전도하는 행위가 상당히 괘씸하다.
최근 내가 월요일과 화요일에 보고 있는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는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중소기업 백년보은은 대기업 BK 그룹의 압박을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의 검은 술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아래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의 일부 장면들은 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검은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사람을 불행에 빠뜨린 것을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소시민의 모습이다.
광고천재 이태백, ⓒ노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검은돈을 활용한 대기업의 횡포는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뒷세계가 상당히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그것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BK 그룹과 금산애드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비열하고 더러운 짓을 마다치 않았으며,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또한, 그것으로 남에게 불행이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것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인터넷에 뜨거운 화젯거리가 되었으나 갑자기 조용해진 '이마트 직원사찰' 이야기나 추적 60분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프랜차이즈의 불편한 진실' 등 우리 사회에는 그만큼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아니,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몇 개가 되지 않지만, 그 시커먼 속을 파헤쳐보면 더 많지 않을까? 대기업의 횡포로 "저는 더는 못 살겠습니다. 제발 좀 살려주십시오!"라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그런 대기업에 솜방망이 처벌이나 눈감아주기 식으로 넘어가면서 그 악행을 더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정부와 대기업을 한 되 묶어서 '더러운 것들'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우리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비리'라는 것이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으면 더 심해지는 법이다.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대기업의 횡포로 고통을 받는 것은 중소기업과 그 기업에서 일하는 힘없는 소시민들이다. 드라마에서 마사장은 '질 확률이 99%'라는 확률을 이야기했었는데, 그만큼 세상이 가진 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그들의 욕심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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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결국 그런 현실을 가장 이상적인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의 앞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많은 학생이 '대기업에 취직하여 높은 연봉을 받으며 편안하게 일하는 것'을 꿈이라고 말한다. 이 학생들이 물질적 가치를 가장 앞에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을 가르친 어른들― 부모님과 선생님―이 물질적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아이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갈수록 비인간적인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은 바로 '사람'보다 '돈'을 먼저 가치 있게 평가하는 황금만능주의가 사람에게 '이상적인 삶'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 주변에서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식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나 그런 생각을 하는 어른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어른들은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서 들을 수 있는 대기업의 횡포를 보면서 그들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가리키며 '너는 저렇게 되어서는 안 돼. 사람이 먼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기보다는 '너도 당하지 않으려면, 꼭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 봤지? 세상에는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돈이 있어야 사랑도 하고, 사람대접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이기적인 그 욕심은 점점 더 커지고,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금산애드의 본부장과 고팀장, 그리고 BK그룹의 회장은 전형적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현실에 저항하여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이태백과 마사장, 남사장과 백지윤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것인지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드라마는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그래, 저게 진짜 옳은 가치추구방식이야!'고 응원을 하는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광고천재 이태백, ⓒ노지
위 장면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 이태백이 BK그룹과 금산애드가 검은돈과 비열한 권모술수를 써서 백년보은을 위기에 처하게 하고, 그 상황을 제대로 버티어내지 못한 자신과 그 상황을 만든 이들에게 분노의 외침을 하는 장면이다. 평소 대기업이나 위쪽의 큰 기업에서 많은 손해를 입은 중소기업인들 혹은 그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함께 분노하면서 이 장면을 보지 않았을까? 정말이지 "으아―!!!!!!!"라고 함께 소치리고 싶은 열망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을 것이다.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백지윤은 이태백을 "'이겨라! 이겨라! 우리편!'이라며 응원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었는데,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그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 대기업에 농간에 놀아나지 않고, 물질적 가치를 전부로 취급하지 않는, 그런 사람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진짜 승자가 되는 것을 응원해주고 싶은 기분 말이다. 돈이 사람보다 더 중요시되는 현실과 그 현실을 잘 반영한 드라마에서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것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을 품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다.
난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돈과 사람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가?"라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 같을 수도 있고, 나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무게를 조금 더 둔 곳에 자신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 길로 간 자신의 인생이 행복할 것인지, 아니면 비참할 것인지는 모른다. 그러니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저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같은 작품을 보며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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