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학교를 통해 전한 아이들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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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학교의 눈물이 소나기 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전한 아이들의 아픔


 우리 사회는 과연 얼마나 학교 폭력에 관하여 알고 있을까? 난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이 빙산의 일각만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아직도 적잖은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어제 난 전 학교 폭력 피해자의 시선으로 본 학교의 눈물에 관하여 짧은 이야기를 했었다. 오늘, 나는 그 이야기를 이어서 학교의 눈물이 보여준 아이들의 아픔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학교의 눈물 2화에서 제작진이 진행한 소나기 학교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여전히 반감을 사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나처럼 지독하게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람은 '그냥 처벌해! 왜 저런 것을 해!?'라는 불편한 생각을 감추지 못했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학교 폭력에 많이 시달리던 시절에는 '이 녀석들을 생매장으로 죽여도 시원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아직 학생이다. 아직 학생이라는 것은 한두 번쯤 실수할 수 있고, 아직 더 나아질 가능성과 그렇게 실패를 딛고, 올바른길로 나아가는 사람은 더 바른 길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조금의 도움만 있으면)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이라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기 이전에 도대체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되었으며, 이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학교의 눈물 2화에서 진행한 소나기 학교 프로젝트는 그것을 잘 보여주었다. 아이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어른이 절대 모를,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아픔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해주었다고 생각한다.



ⓒSBS 학교의 눈물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나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의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알고 보면 공통점을 찾기가 꽤 쉽다. 이번 학교의 눈물에서 '다'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보여주었다. 아마 학교의 눈물 2편을 통해서 아이들이 말하는 '가정'이 얼마나 아이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잘 알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품어 줘야 할 따뜻한 가정은 옛말이고, 오히려 아이들을 절벽으로 밀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집은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하는 착각일지도 모른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의 행동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 아이가 정말 도움이 절실해서 "엄마, 나랑 잠시 이야기 좀 해줬으면 해."라고 말을 걸어도 부도 대다수가 "지금 바쁘다. 귀찮게 하지 말고 나중에 해라.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잖니?"라고 말하며 그 순간을 그냥 넘긴다. 그 순간이 아이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인데…. 자살을 한 아이를 둔 많은 부모가 그 순간을 매번 후회했었다.


 또한, 부모의 일부는 "우리 아이는 저에게 그런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아요. 우리가 어떻게 그런 것을 알아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의 눈물에서 아이들이 말한 것처럼 말을 꺼낼 관계를 평소 만들지 못한 부모의 책임도 크다. 항상 잔소리하며 아이의 기를 죽이고, 가해 학생의 앞에서 피해자인 자신의 자녀를 바보로 만드는 부모에게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겠는가?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도 없이 그저 얼굴만 봐도 짜증을 내고, 서로가 불편함을 느끼는데… 그 가정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SBS 학교의 눈물


 아이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것에 가장 큰 영양을 미친 것은 바로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정에서 많은 부모는 '육체적인 구타'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구타'로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많은 상처를 준다. 학교의 눈물에서 '몰라여'라는 닉네임을 쓴 유지예 양의 가족도 그런 가족이었다. 가족은 유지예 양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부모라는 사람들은 항상 싸우면서 아이들에게 상처만을 주는 존재였다. 유지예 양은 그런 부모 밑에서 '자살'이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고백하였다. 아마 이런 가정은 우리 사회에서 적잖게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 가깝게 우리 집도 몇 년 전까지 그런 집이었으니까.


 아이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다른 외부에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바로 가족이다. 특히 부모가 서로에게 할 말, 못할 말을 다 하면서 '살기'를 띄면서 싸운다면, 그 밑에서 자라는 아이는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그저 세상이 싫어지고, 사람이 싫어지고, 바깥에서도 좀처럼 활력있는 모습으로 지낼 수 없다. 게다가 그런 부모는 아이는 상관하지 않고 싸우면서, 꼭 다툼 중에 아이에게 직간접적인 상처를 입히면서 아이에게 더 절망을 안겨준다. 나도 어릴 적에 그런 가정환경 속에서 '차라리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조심스럽고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가족'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처럼 '가족'이라는 그 말에 질려버릴 정도라면, 이미 그 가족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부모가 '내 아이가 피해를 보거나 가해자가 된 것은 주변 친구들을 잘못 두었기 때문이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문제를 깊게 파고 들어가 보면 항상 원인은 부모에게 있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조금 불쾌할지도 모르겠지만, 부모가 가정에서 똑바로 역할을 하였다면, 아이가 어긋날 이유는 없다. 아이가 편안한 마음으로 머무를 수 있어야 하는 가정이 가시방석이 되어버렸는데, 아이가 방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다.



ⓒSBS 학교의 눈물


 그래도 절대 부모만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부모에게 있겠지만, 선생님이나 주변 어른도 적잖게 많은 책임을 가지고 있다. 위 자료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 선생님들이 학교폭력 조사를 할 때 공개적으로 '안 그러지?'라는 식으로 막아 버린다거나 통계조사를 공개적으로 하는 예가 적잖아 아이들은 절대 말할 수가 없다. 요즘에는 비공개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과연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그 종이에 자신의 마음을 있는 대로 써서 낼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되겠으며,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여 문제를 크게 만들 선생님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아마 극소수이지 않을까 싶다.



 '학교의 눈물'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상담하면서 들려준 아이들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 '현실'이다.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학교 폭력은 겨우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학교 폭력이라는 것을 조금 더 들여다볼수록 더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의 눈물이 보여준 가정에서의 문제, 선생님과 학교의 은폐문제, 올바른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 등 여러 가지로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학교의 눈물 '소나기 학교'편은 더 많은 사람이 현실을 볼 수 있게 하였기에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눈물 '소나기 학교' 편에서는 이번 캠페인에 참석한 아이들이 조금씩 바뀌면서 달라질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마지막에 아이들이 이야기한 '경쟁이 없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나를 칭찬해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는 그 말들을 우리는 주의 깊게 새겨들어야 한다. 지금 박근혜 정부 들어서 '교육 개혁'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학교란… 바로 '소나기 학교' 같은 학교이다. 이것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고집하고 있는 여러 정책을 바꾸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정부가 노력하고… 우리 국민이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SBS 학교의 눈물


 나는 전 학교 폭력 피해자다. 그래서 나는 쉽게 학교 폭력 가해자를 두둔할 수는 없다. 내 마음이 아직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폭력 피해자든, 가해자든 아직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그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분명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 변화는 지금의 나처럼 더디고,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아직 남은 시간이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믿고, 그들을 응원해주자. 비록 느리더라도 변화는 반드시 일어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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