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피해자가 본 학교의 눈물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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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학교 폭력 피해자가 본 학교의 눈물 3편 (01)


 우리가 모르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하며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던 학교의 눈물이 지난주 3편이 방송되면서 그 끝을 맺었다. 학교의 눈물이 많은 사람에게 학교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성공한 부분도 있지만, 어느 정도 실패한 부분도 있었다. 뭐, 굳이 일일이 다 말하고자 한다면, 끝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다큐 학교의 눈물이 우리에게 보여준 학교의 현실을 보여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오늘, 나는 학교의 눈물 3편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을 보았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위 소제목에 '(01)'이라는 부분을 붙인 것은 학교의 눈물 3편에서 본 내용 몇 가지를 조금 더 자세히 다루고자 함이다. 이번 첫 번째 글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가 보면, 정말 억울하면서도 화가 나게 한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마 학교 폭력에 피해를 당하였던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학교 폭력에 피해를 당하였던 사람들은 "무슨 헛소리야!"라고 화가 나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을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도대체 왜 학교 폭력을 당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이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무섭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 중에서 상당수가 "피해 학생이 바보라서 당한다."고 답하기 때문이다. 마치 학교 폭력의 책임이 전적으로 피해 학생에게 있다고 생각하여 대답한다고 여겨지지 않는가? 학교의 눈물 3편에 등장한 일반 아이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래의 이미지는 '학교의 눈물 3편'에서 보여준 대화의 한 부분이다.



ⓒSBS 학교의 눈물 3편


 나는 위에서 볼 수 있는 대화를 하는 아이들을 지적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서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었다. "학교 폭력 피해자는 머리가 달리거나 애들 마음에 안 드는 짓을 해."라고 말하거나 "가해자가 잘못된 건 아니잖아. 걔들이 성격을 고치면 되잖아."라고?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아마 이 이야기에 공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적으로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없는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처럼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말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우리가 무슨 머리가 달리거나 마음에 안 드는 짓을 하였는가? 왜 우리만 잘못인가?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이 갖다 붙이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정말 인간적으로 생각하기에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나와 같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 무슨 가해 학생의 요구대로 맞춰줘야 하는 속된 말로 시다바리인가? 힘 있는 애들이 시키는 대로 안 한다고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이야기하기 전에 저런 아이들을 먼저 지적하여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저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이 아이들은 결국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군가를 괴롭히고, 괴롭히는 자신이 잘못이 아니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잘못이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노출된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이 다 그렇게 말하고 있다. 정말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학교의 눈물 제작진과 위 학교의 선생님은 저 부분을 꼭 집어 바로 잡고 넘어갔어야 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생각이 마치 옳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넘어갔다. 그것은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없어서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그래도 그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정말 위험한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이 머리에 자리잡고 있을 수 많은 사람을 생각하면 몸에 소름이 끼친다. 나 같은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이 사람을 잘 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우리 자신에게 "네가 문제가 있어서 맞았지. 이 병X아."라고 말하기 때문에 사람이 싫어질 수밖에 없다.



ⓒSBS 학교의 눈물 3편


 앞에서도 말했지만, 많은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이 위와 같은 생각을 토대로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 학생의 부모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 아이들을 지켜본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심지어 피해 학생의 부모도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여기서 피해를 보는 것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밖에 없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은 그런 상황 속에서 심하게 자책하게 되고, 자신감을 잃어 하루하루가 정말 괴로워진다. 그러다 자신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면서 마지막에는 세상과 이별을 하는 선택을 하고 만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하는 학교 폭력의 진실이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조금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정말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그 생각은 단 한 번이라도 피해 학생의 처지가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하는 생각이다. 자신이 한 번이라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을 더 사지로 내몰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학교의 눈물이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아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정말 화가 났다. 저런 생각을 당연시하고, 저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여 방송에 그대로 노출하여 저런 생각을 기반으로 학교 폭력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착하다고 내보낸 것일까? 학교 폭력 피해자가 보기에는 그저 '착한 척'을 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꼭 저런 아이들이 나중에 가면 뒤에서 '은따'라 불리는 학교 폭력을 조장하거나 심각한 언어폭력으로 학교 폭력 피해자에게 심한 상처를 주곤 한다. 왜냐고? 자신이 잘못된 행동과 생각을 가졌는지 전혀 모르니까.



ⓒSBS 학교의 눈물 3편


 지금 우리 학교는 학교 폭력에 관하여 늘 '가해자의 처분'에만 집중 조명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 폭력은 피해자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가해자가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바로 볼 수 있고,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저 지금처럼 "넌 애를 괴롭혔으니까 잘못했다."고 가해 학생에게 말하고, "넌 괴롭힘을 당했으니까 잘못했다."고 피해 학생에게 말하는 것은 그저 시간과 돈만 들이고 있는 헛수고다.


 난 오늘 이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학교 폭력은 피해 학생이 모자라기 때문에 당한 거다."라는 그 잘못된 생각을 바로 고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와 같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은 건들지 않으면, 그저 조용히 학교생활을 한다. 그저 가만히 있는데 툭툭 치며 건드리고, 자신보다 만만하면 괴롭히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다. 그 진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그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학교생활을 조용히 보내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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