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 "정답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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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학교 2013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 하나, "정답 맞아요?"


 우리는 청소년기에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겠다.", "나는 무엇에 도전하여 반드시 이뤄내겠다." 등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비전과 목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갖고 사는 삶을 자기이유가 있는 삶. 진짜 자유로운 삶이다. 그런데 요즘 많은 청소년이… 아니, 대학생을 포함한 많은 청춘이 자기이유가 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거기에는 늘 한 가지 길만을 고집하는 사회와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아이들은 자신이 가려고 하는 길에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고민해보고, 방법을 찾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이 필수적인 과정을 부모는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넌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이가 도대체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길을 가길 원하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오로지 부모 제 생각만 일반적으로 밀어붙인다. 이런 부모는 보통 "이게 내 아이를 위하는 일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은 아이의 앞날을 막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늘 기계처럼 수동적으로만 움직여야 하는 삶을 사는 아이가 행복할 리가 없지 않은가? 이런 말을 하면 많은 부모가 "행복은 성공해야 얻을 수 있지, 성공도 못 하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되묻는다. 그런 부모들은 성공이라는 것이 행복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그토록 '성공, 성공'만을 쫓는 것이다.


 지금 세계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이 다 남이 시키는 대로 해서 성공하였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비전과 목표가 있었다. (즉, 자기이유가 있는 자유로운 삶이었다.) 비록 그 일이 힘들고, 자신을 절망이라는 나락에 빠지게 하더라도 자기이유가 있기에 그들은 훌륭히 이겨냈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에 그 순간순간이 행복했었다. 그래서 그들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학교 2013은 많은 부모와 어른이 강요하는 그 삶의 실제 모습이 얼마나 잘못된 가르침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민기와 김민기의 엄마, 송하경과 송하경의 엄마를 통해서 전형적인 문제를 지적하였는데, 많은 사람이 그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몸소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KBS2 학교 2013


 송하경의 엄마는 하경이의 말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늘 일방적인 강요만을 했다. 자신은 강요하지 않는다고 정인재 선생님께 말했었지만, 돌려 말하면서 아이에게 더 심한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 위 이미지에서 사용된 하경이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하경이의 엄마는 하경이의 이야기는 들은 체도 하지 않은 채, 제멋대로 판단하고― 제멋대로 아이를 하려고 하였다. 조금 표현을 강하게 하면, 자신의 아이를 꼭두각시처럼 자신의 마음대로 갖고 놀려고 했던 것이다. 송하경은 그런 자신의 엄마에게 "뭐가요? 뭐가 해결되고, 뭐가 끝났는데요? 전 지금 강주가 얼마나 다쳤는지도 모르겠고, 사과도 못했고, 강주한테 괜찮다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뭐가 끝났어요? 이렇게 해놓고 끝난 거면, 우린 언제 다시 화해하고, 언제 다시 친해져요? …."라고 말하며 강하게 항의했었다.



ⓒKBS2 학교 2013


 위 장면은 늘 자신이 생각하고, 자신이 답을 찾아야 하는데… 늘 제멋대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려는 자신의 엄마에게 항의하고 있는 김민기의 모습이다. 이때 김민기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요하는 그의 엄마에게 "정답만 주시니까요. 엄마가 주시는 그 정답들. 다 내 것 같지가 않다고요. 근데, 엄마. 정답 맞아요? 엄마가 저한테 주시는 것들 다 정답 맞냐고요?"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아마 이 말을 들으면서 머리를 세게 '쿵'하고 한 대 맞은 기분이 든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기가 던진 이 질문은 단순히 한 명의 부모에게 던진 질문이 아닌, 바로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이었다. "정답 맞아요?"


 '인생을 사는 데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자신의 인생에는 자신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늘 형식적인 삶을 강요하고 있고, 늘 한 방향으로만 가도록 강요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이게 정답인데, 넌 왜 틀린 답으로 가느냐?"고 질책한다. 틀린 답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답임에도.


 많은 대학생이 대학에 와서 뒤늦은 방황을 하는 이유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청소년기에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덜떨어져서 그러냐고? 아니다. 우리 사회와 부모가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와 부모는 청소년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과 스스로 문제에 부딪혀 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저 "이 길이 정답이다. 이 길로만 가라.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없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삶을 사는 데에 필요한 뚜렷한 자기이유도 찾지 못한 채 어수선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렇게 성장한 사람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프로그램 '땡큐'에서 혜민스님은 청춘에게 "제발 젊은이들이 다른 사람 생각하면서 힘들어하지 말고, 나만의 고유한 빛깔을 찾아서 밝아지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셨었다. 맞다. 요즘 많은 청춘이 힘들어하는 것은 늘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지 못한 채, 어릴 때부터 부모와 주변 어른으로부터 "시키는 대로 살아라."라고 듣고, 그대로 살았기 때문에 삶을 사는 데에 자신만의 이유가 없다. 청소년기에 겪어야 할 방황을 성인이 되어 겪으니 더 힘들고, 더 아프다. 

 좋은 성적을 거둬서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조금 더 나를 위한 길이 될 수도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에 자신만의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자기이유가 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남과 다른 삶이 두렵고, 누군가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드라마 학교 2013에서 김민기가 그의 엄마에게 던진 "정답 맞아요?"라는 질문은 늘 시키는 대로만 살라고 말하는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이다. 이 글은 읽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삶을 간혹 두려워하곤 합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다소 불편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자기 이유가 있으면 불안한 것은 아닙니다. 불편한 것은 외부에 원인이 있지만, 불안한 것은 내부에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의 시선은 불편하지만, 자기이유가 분명하면 오히려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논어에서는 어울리기는 하되 같아지지는 않고, 같아지기는 하되 어울리지는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울리기는 하되 같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자의 삶이고, 같아 지기는 하되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은 소인의 삶이라고 공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울린다는 것은 자기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의 빛깔과, 자기의 향기와, 자기의 소리와, 자기의 맛이 있는 것끼리 어울릴 수 있는 것이지… 자기의 빛깔이 없는 것은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습니다. 같아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지요.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린 것은 저의 삶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처럼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더라도 그것이 자기이유가 있고, 자기 빛깔과, 자기 향기를 찾는 길이라면, 충분히 가치있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_강연100도씨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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