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이 보여준 부모의 잘못된 자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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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학교 2013이 보여준 부모의 잘못된 자식 사랑


 우리 사회를 아프게 하는 청소년들의 범죄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청소년 범죄는 재발률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이것은 잘못을 저지르는 많은 아이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단순히 '장난'으로만 인식하여 범죄를 재발하는 것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실을 두고 '인성 교육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고, '성적 지상주의'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부모의 잘못된 자식 사랑'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많은 청소년은 자신의 꿈을 꾸기보다는 부모님의 꿈을 대신 꿔야 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손톱의 때보다 더 적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많은 청소년이 자유를 억압받으면서 부모가 멋대로 설계한 지도를 따라 인생을 살아갈 것은 강요받고 있다. 문제는 아이는 그런 현실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부모는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작년에 성적압박 때문에 친 어머니를 살해한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는데, 결국, 첫 단추부터 똑바로 풀지 않으면 아이와 부모 전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으며 반영되고 있는 드라마 학교 2013에서는 한 학생과 한 부모를 통해 부모의 잘못된 자식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학교 2013에서 어디를 보아도 완벽한 모범생인 김민기는 지나치게 집착이 강한 어머니 때문에 내적인 스트레스가 아주 극에 달해있다. 아마 드라마 학교 2013에서 최초로 자살하는 학생이 나온다면, 바로 이 김민기가 아닐까 싶다. (확실)



ⓒ드라마 학교 2013


 드라마 학교 2013에서 김민기는 아주 모범적이고, 부모님의 말씀도 잘 듣는 학생이다. 그러나 그 행동에는 아이가 혼자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부모의 지나친 집착이 있었다. 김민기의 형은 이미 그의 어머니 때문에 완전히 망가져 버려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으며, 김민기 또한 지나친 스트레스로 내적인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그의 어머니께 여러 이야기를 하려고 시도해보지만, 그의 어머니는 민기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미 민기의 형을 통해서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음에도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는 '현실에서도 저 정도의 집착을 하는 부모가 정말 있을까?'는 의심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참견이 도를 넘어선 학부모를 만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 흔한 일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아이가 눈앞에서 망가져 가고 있음에도 "너 도대체 왜 이래!?"라고 오히려 아이에게 큰소리를 치며 완전히 '막장'으로 가는 예가 적잖다. 부모와 아이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점점 더 아이의 인격 형성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카네기 자녀코칭'에서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상담하러 온 학부모들을 만났을 때, 대부분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모에게 문제가 있었다. 그 정도로 부모는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한 채, 오로지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부모가 자신은 아이를 사랑해서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해서 하고 있는데, 도대체 아이가 그것을 이해해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 부모의 일반적인 생각이고,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언제나 쌍방향적인 소통을 하는 부모라면, 절대 그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애 하는 짓 보면 뻔하죠."

"친구를 잘못 만나 그렇지, 얼마나 착한 앤데요. 어릴 때부터 순동이였다고요."

대부분 넘겨짚었거나 부모가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린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만일 의사가 환자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묻지도 않고 멋대로 넘겨짚어 약을 처방하거나 수술을 해버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부모들도 이렇게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다. 아이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아이에게 묻고 속마음을 들어봐야 할 텐데, 그런 노력 대신 넘겨짚고 어림짐작해서 아이를 판단하고 재단한다. 이렇게 아이를 한참이나 잘못 봐놓고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이끌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는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데, 부모는 등산화를 신겨준다. 아이는 정글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데, 부모는 스키 장비를 내민다. 그러면서 고급 등산화를, 값비싼 스키 세트를 사줬는데 왜 산 정상에 못 오르냐고, 왜 멋지게 활강하지 못하느냐고 아이를 다그친다. 아이에게 절실했던 건 튜브 하나, 지도 한 장이었는데 그걸 모르는 것이다.


_ 카네기 자녀코칭, 어거스트 홍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고, 정말 아이를 사랑하여 아이를 위한 행동을 하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네 부모니까 너는 내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완전히 틀려 먹은 사고방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이 강하여 늘 부모가 시키는 대로 자식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박혀있다. 이제는 서로를 위해서라도 그 낡은 고정관념 중 지배적 문화를 뿌리째 뽑아 서로 존중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 교육이 바로 자리 잡을 것이고, 아이가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인격 장애나 여러 어려움을 겪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즉, 이것은 최종적으로 학교폭력도 막을 수 있고, 나아가 아이가 느끼는 행복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아직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나오는 민기의 엄마 같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라는 의심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만큼 지나치게 집착이 강한― 정신적인 병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모는 정말 존재하고 있으며, 아이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든― 적든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절대 아니다. 아이는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금방 깨지는 세밀한 유리 공예품이다. 도대체 왜 쇠망치를 들고 자꾸 두드리려고 하는가?


 오늘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학교 2013이 보여준 부모의 잘못된 자식 사랑을 보고, '혹시 나도 그런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정말 완벽한 부모일 수도 있지만, 실수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이니까.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훨씬 더 좋은 부모와 자식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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