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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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은 '경제성'보다 '도덕성'에 더 좌우된다!


 아마 살면서 한 번도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혹시 '나는 한 번도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있을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해보라. 단순히 그것이 '큰' 부정행위가 아니었을 뿐이지, '작은' 부정행위가 군더더기처럼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도덕성'이 그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왜 사람은 부정행위를 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자가 자신들의 연구를 통하여 결과를 사람들에게 말하곤 하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이 합리적 범죄의 단순모델(Simple Model of Rational Crime, SMORC)이라는 부정행위를 설명하는 단순한 모델이다.


 이는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행동한다는 법칙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다르다. 강도 행각을 벌이며 이런 식으로 행동하든 혹은 책을 쓰면서 이런 식으로 행동하든, 이런 행동이 늘 비용과 편익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이나 계산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여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오늘 내가 소개할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노지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은 크고 작은 부정행위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성'이 아니라 '도덕성'을 기준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거나 상당히 호기심을 느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 생각과 호기심에 관하여 충분한 답을 말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하! 과연 그렇군!"이라는 감탄사를 절로 하게 될 것이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이 책은 정말 다양한 심리실험 사례를 담고 있는데, 이 사례는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예만 아니라 우리가 한 번쯤은 실제로 해보았을 예를 포함하고 있다. 분명,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범죄(부정행위)'에 관하여 가지고 있는 여러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뜯어고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실험 중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아래의 실험은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하나의 고정관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철저히 가르쳐줄 것이다.


택시 운전사는 속임수를 잘 쓴다는 것이 사람들의 통념이다. 이는 그들이 지리를 잘 모르는 손님을 목적까지 데려다줄 때 지름길을 두고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는 이른바 '뺑뺑 돌기' 수법을 자주 쓰기 때문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택시 운전사를 대상으로 한 어떤 연구 결과를 보면, 몇 몇 택시 운전사들은 맥라렌 공항에서 스트립 지역까지 갈 때 15번 주간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터널을 통과하는 노선을 선택하는데, 이 경우 약 3.2킬로미터의 거리를 가는 데 92달러의 요금이 나온다.

 택시 운전자들에 대한 이런 확인되지 않는 편견과 관련해 사람들은 택시 운전사가 정말 승객을 속이는지, 특히 속임수를 눈치챌 수 없는 사람(시각 장애인)을 더 많이 속이는지 궁금해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에이나브(시작 장애인)와 탈리에게 각자 따로 기차 역과 대학을 오가며 왕복 20회 택시를 타도록 했다.

 이 구간의 택시 요금은 미터기를 작동할 경우 약 7달러지만 보통은 미터기를 작동하지 않고 약5.5달러를 받는다. 우리 실험에서는 에이나브와 탈리가 운전사에게 미터기를 켜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어떤 운전사들은 초행길인 것처럼 행동한 두 사람에게 미터기를 켜지 않고 통상적인 요금을 내는 게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러나 두 사람은 미터기를 켜고 운행해줄 것을 고집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운전사가 요구하는 금액을 주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런 다음 다시 다른 택시를 타고 똑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실험 결과 에이나브(시각 장애인)가 탈리보다 평균 요금을 덜 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미터기 기준으로 요금으로 지불하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택시 운전사들이 에이나브를 태울 때는 상대적으로 요금이 적게 나오는 노선을 선택하고 탈리를 태울 때는 요금이 많이 나오는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택시 운전사들은 에이나브는 속이지 않았지만 탈리는 속였다는 뜻이 된다.

 이에 대헤 에이나브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나는 택시 운전사들이 내가 말한 대로 미터기를 작동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가 요금이 약5.5달러쯤 나오자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미리 미터기를 끄더라고요. 그 소리가 들렀습니다."

 한편 탈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런 경우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25니스 가까운 요금을 냈습니다."

 이런 결과에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담겨 있다. 첫째, 택시 운전사들은 돈을 더 많이 벌려고 비용편인분석을 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들이 정말 돈을 따졌더라면 당연히 에이나브를 더 만힝 속였을 것이다. 에이나브에게 미터기에 찍힌 요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거나 혹은 먼 길로 돌아갔을 것이다. 둘째, 택시 운전사들은 승객을 속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승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그들은 에이나브의 불편한 신체 상태를 고려해 자신의 수입이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한 것이다.


 현실에서는 분명 베커나 전통 경제학들이 우리에게 믿으라고 강요하는 내용과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다. 놀랍지 않은가? 우선 부정행위의 수준은 부정행위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돈의 규모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발견은, 부정행위는 그것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것에서 비롯되는 편익을 고려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사소한 부정행위를 한다는 사실은, 부정행위를 지배하는 요인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운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이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내용이다. 평소 이런 책에 '어렵다.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이 책의 약 10%만 읽더라도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운 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책의 약 50%를 읽은 상태인데,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실험과 그 결과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나는 '지루하다'는 생각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었다.


 비록 이것이 나에게 국한되는 감상일지도 모르겠으나, 보통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의문을 가진 것에 관하여 답을 이야기해주는 것을 만나게 되면 흥미를 느끼고 접근하게 된다. 이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우리가 평소 갖고 있었을 '부정행위'와 '나는 정직한 사람인가?'는 의문에 답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분명 많은 사람이 흥미롭게 책을 읽으며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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