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 이십덕후, 오타쿠 입장에서 보니, 화만 나

반응형

화성인 이십덕후, 오타쿠 입장에서 보니, 어이없고 화만 나


 이번 주에 방송되었던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통칭 '이십덕후'라고 불리는 화성인이 방송에 출연하였다. 이 사람은 평범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23살의 남자였다. 겉보기에도 상당히 생활을 잘 해나가고 있고, 정말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이 화성인이 방송에서 말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사랑을 하여 결혼을 하였다.'는 것은 보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화성인 이십덕후, ⓒTvN 화성인 바이러스


 이전에도 이와 같은 주제로 나온 화성인이 두 명이 있었다. 한 명은 상당한 미모를 가진 여성이었기 때문에, 많은 태클을 당하지 않았었지만, (왠지 남녀불평등인듯) 한 명은 상당한 기간동안 인터넷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아마 '이진규'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명 '오덕페이트'라고 불리는 이진규는 화성인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여러 번 화제가 되었었다.


 이번에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이십덕후도 그 방송을 보고,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라는 것을 갈망하였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하였다고 한다. 화성인 바이러스가 매번 그렇지만, 이번 방송에서도 보여준 화성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가관이었다.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도,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인들은 오죽했을까?



화성인 이십덕후, ⓒTvN 화성인 바이러스

 

 나는 이번 방송을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해보았고, 오타쿠의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해보았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이 같은 방송을 통해서 화성인을 보게되면 막연히 '어이없다.' 라던가  '미친 □.' 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타쿠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혹시 '동족이 있어서 좋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명백한 착각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평범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오타쿠의 입장에서도 이 같은 방송의 내용을 보면서 똑같은 반응이 많았다. 통칭 '네이버 덕후'로 불리는 많은 네이버 애니메이션 블로거들도 그랬고, 디시 인 사이드의 애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나도 그랬었고.)


 나는 이 같은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취미'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것이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애니메이션도 축구나 농구, 독서 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취미의 장르일뿐이다. 하지만 이십덕후나 십덕후 같은 사람이 방송을 통해서 너무 자극적인 부분을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이 '애니메이션 취미 소유자=십덕후'라는 일반론을 가지게 될까봐 상당히 불쾌했다. 화가 났었단 말이다.


 위와 같은 의견은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이다. 이런 사람들이 자꾸 방송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순수하게 취미를 즐기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피해를 주고 있기에 그러냐고?


 이전에 방송되었던 십덕후편을 이후로, 애니메이션 관련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미를 숨기는 일이 늘었다. 왜냐하면, 순수하게 애니메이션을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이 십덕후나 이십덕후 같은 모습으로 비춰져 차별을 받거나 멸시를 받을까봐 심히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을 일명 '숨덕'이라 부른다.


 실제로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교류를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취미를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가 들킬까봐 언제나 초조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취미가 들켜서 블로그를 폐쇄해버리거나, '앞으로 어떻하면 좋죠?'라는 걱정을 토로하는 글을 블로그에 작성하기도 하였다.



화성인 이십덕후, ⓒTvN 화성인 바이러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화성인 같은 경우에는 1000명 중 한 명 꼴로 정말 특이한 예에 해당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범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 단순히 취미생활을 하는 기본적인 틀이 상당히 겹칠뿐이지, 저렇게 심각하게 애니메이션의 요소 하나하나에 도취되어 현실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물론, 개인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사람의 인생이란, 어떻게 되는 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것이니까. 나의 경우도 어떻게 보면 특이한 예에 해당하고. 그리고 남의 취미생활에 대하여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것은 엄연한 자유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취미생활이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면, 그것은 명백히 옳은 행동이 아니다. 왜 이 같은 십덕후나 이십덕후 같은 사람을 방송에 여과없이 출연시켜서, 평범히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에게 '편견과 차별'을 겪게 하는 어려움을 준단 말인가? 방송에서는 시청률만을 노리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화성인 본인은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을 생각했어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방송을 보는 내내 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화성인은 앞으로 떳떳하게 자신의 취미를 말할 수 있을 지언정, 평범히 애니메이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애니메이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표해 한 마디만 하겠다.

 "라이트 노벨 읽고, 애니메이션 보고, 피규어 한 두 개 가지고 있다고 누굴 십덕후로 아나?

  우리도 평범히 현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인이라고!!! 이건 그냥 단순한 취미생활뿐이라고!!

  물론, 현실에서 애니메이션 같은 일이 일어나거나 메이드가 생기길 바랬던 적은 있어!

  하지만 현실과 혼동해 생활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누굴 정말 현실에서 '이게 내 여자친구다' 라며 인형을 들고 다니는 줄 아나?

  오해하지마라.

  일상 생활만은 일반인이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