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권유,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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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지식의 권유


 현 시대는 정보화시대를 넘어서 정보과잉시대라고 불리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시대에 과포화 상태로 존재하여 그렇게 정의한다고 한다. 게다가, 그러한 지식은 시대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한 순간에 쓸모없는 지식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필요없던 지식이 누구나 꼭 습득을 해야하는 지식이 되기도 한다. 발 빠른 지식습득이 요구되는 현 시대에서 유연한 사고방식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유연한 사고방식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지 못한 듯 하다. 나는 교육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반적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꾸준히 주시해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깨달을 수가 있었다. 현대 지식인들은 '아는 것은 많으나 실제로 그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라는 것을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현대의 지식인은 청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직장인을 비롯한 여러 분류의 사람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 원인은 사고를 키우는 교육을 하지 못한채, 단순 암기만을 강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에서 이야기했었지만, 우리나라는 그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일방통행의 습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교육체제가 바뀌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

 나는 그러한 사고방식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권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그 책은 '지식의 권유'라는 책인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떠올렸다.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 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맞멎을 정도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연하지 못한 사고방식을 훨씬 더욱 유연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의 권유, ⓒ노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은 '그간 우리와 같은 일반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가'것과 '역시 배우더라도 똑바로 배워야 그 지식을 제대로 쓸 수가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책을 손에 잡는 사람들에게 한 번이 아니라 무조건 두 번 이상은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굳이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책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의 활용과 자신의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는 그 재미가 자신의 손에서 이 책이 떨어지지 못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책의 내용중에서 조금이라도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지만,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딱 한 가지의 이야기를 뽑아보았다. 나는 아래의 이야기가 올해 새로운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독자가 입후보를 한 정치인이든, 선거를 하는 일반 시민이든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많은 단어는 아마도 '친일'이 아닐까 싶다. 30여년이라는 식민지의 경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해방 후에도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친일의 역사가 우리 모두에게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남아서다. 마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러나 분명 혈실인, 그래서 잘 잊히지도 그렇다고 합리화하기도 쉽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억처럼 말이다.

 하지만 일제의 식민지였다 하더라도, 나아가 이후 친일이 청산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시기에 대한 기억이 모두 '고통'인 것만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어려운 시기였기에 자신의 목숨을 던져 조국의 독립에 힘썼던 항일 인사들이야말로 더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문제는 이처럼 자랑스러운 '항일'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빈약하다는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김구, 안중근, 유관순 그리고 청산리 전투와 같이 교과서를 통해 접한 수준 외에는 '항일 인사'에 대한 지식이 없다.

 반면 친일 인사들과 그들의 친일 행적은 끊임없이 우리의 언론을 장식한다. 친일 인사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라 그들의 친일 행적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는 비호의 내용까지 뒤죽박죽이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우리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 강점기와 관련한 우리의 담론이 '항일'보다는 오히려 '친일'이 주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다.

 물론 네거티브 역시 쉽지가 않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문제점을 노출해왔다면 이제라도 다른 방법을 구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항일 인사와 무명의 반독재 투쟁 인사를 발굴해 사람들에게 알리면 모르긴 해도 많은 호응을 받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항일 인사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는데, 인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그중에서도 폭탄 테러를 감행했던 독립운동가 중 유일한 '노인'인 '강우규'항일 인사의 스토리는 그야말로 30편짜리 대작이 나올 만큼 가슴 절절했다. 아래는 그가 서대문 형무소에 교수형을 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읊었다는 시다. 우리가 그의 이름조차 모른 채 네거티브니 포지티브니 하고 있다는 게 너무도 부끄럽지 않은가?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음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 지식의 권유 中


 개인적으로 나는 위 이야기를 읽으면서 날벼락이라도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저놈 친일파야. 나쁜 놈이라고!'라고만 말하고 있지, 어떤 사람이 '항일인사이고,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가? 나는 이러한 인식을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위처럼 말한 이유는 우리는 지식을 배우면서 늘 한 쪽면만을 보고 배우고,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쪽으로 사고를 틀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도록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 위에서 짧게 언급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이외의 사람들도 한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나 싶다. (만약 받지 않았다면, 평소에도 유연한 사고로 세상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 책 '지식의 권유'는 청춘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식인들에게 0순위로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인문학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산 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 그 원인이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 때문에, 이 책도 동일한 이유로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난 생각한다.

 우리는 지식이 지나치게 과포화 상태가 되어있는 정보과잉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많은 지식이 거짓일수도 있고, 배운 지식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크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작가의 생각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으면서 자신도 마찬가지로 더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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