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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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


 최근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채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지난번에 뉴스를 통해서 화제가 되었던 '초등학교 자율시간이 3시간'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아무런 상관없이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닥치는 대로 학원에 다니고 있다.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고 하면, 부모님이나 주위 어른들은 "시끄럽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해라. 그냥 공부나 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이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억제당하는 아이들은 앞으로 자신의 주체성을 올바르게 성장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런 아이들은 대학교에 가서도 자신이 해야 할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지 못한 채, 그저 주위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해버린 어른으로 성장할 우려가 심각하다.

 지난번에 "왜 대학생들은 대학에서 방황을 하는 것일까?"라는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무작정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좋은 대학만 오게 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못해서 많은 대학생이 대학에서 방황을 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결국 대학에서 하는 것은 남들과 똑같이 자신을 위한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펙을 쌓거나 도서관에 박혀서 토익, 공무원 시험공부만을 하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야 할 시기에서 그렇게 시간을 허무하게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식콘서트 내일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우리나라 교육이 철저한 주입식 암기 위주로 아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것을 외워서 어떻게 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까?'라는 고민만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 교육은 예부터 철저히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가르침이 계속되어오고 있는 것도 한 가지의 원인이다.

 아이들이 수업을 받다가 의문점이 들어서 선생님께 "이 시는 이렇게도 해석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을 하게 되면, 선생님께서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르쳐주는 대로 외워라. 문제집에도 이렇게 적혀있지 않느냐? 네 생각이 중요하냐? 문제와 답이 중요하지. 이대로 외워서 시험점수나 잘 받을 생각이나 해라!"라고 말을 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도록 아주 철저히 가르치고 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으나 어떻게 보면 일종의 세뇌나 일종의 사상교육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럽 국가를 비롯한 타 나라들의 시험문제는 '사형제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인데 반해서, 우리나라의 시험문제는 '다음 중 사형제도가 폐지되지 않은 나라는?'이 문제다. 서로 다르게 교육을 받아서 차후에 어느 쪽이 더 큰 인재를 만들지는 물 보듯 뻔하다. 

 이렇게 상호소통이 되지 않고, 항상 일방통행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교육은 갈수록 악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기애애하게 어떤 문제를 놓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수업은 커녕, 다른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든 한 개라도 더 외워서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식콘서트 내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 행해지는 토론식 수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내가 초·중·고 시절에 어떤 문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수업이 거의 없었다. 나는 대학을 가게 되면, 이러한 수업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대학도  초·중·고 시절과 다른 것이 전혀 없었다. 똑같이 주입식 암기로 수업이 행해졌고, 시험도 그렇게 치러졌었다.

 물론, 가끔 논술로 아이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교육방침이 세워지기도 했으나, 많은 학부모가 아이들을 '논술학원'에 보내어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논술 모범 답안'을 외워서 머릿속에 집어넣도록 가르치면서 그 의의를 다 망쳐버렸다. 대학에서 행해지는 리포트 쓰기도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수업에 가르친 것을 외워서 얼마나 정확하게 적느냐가 관건이 된다. 정말이지 최악이 아닐 수가 없다.

 즉,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행해지는 토론식 수업과 정당한 평가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마이클 샌델에 매료되다."라는 글에서 보여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수업 진행방식을 보라.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수업. 그것이 개인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있는 교육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행되는 독서교육 또한 그 한 몫을 제대로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상한 책을 지정하여 권해주면서 독후감을 몇 장 써오라고 하는 그런 쓰레기 같은 수업방식이 아니라 그저 자유롭게 책을 선택하여 읽게 하는 수업 말이다. 책은 읽는 것 자체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게 한다.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수업.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억지로 독후감 일정 분량을 쓰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수업방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아이들을 일정한 형식에 가둬놓고 '자, 창의적인 생각을 해라.'라고 명령을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그야말로 되도 않는 개그를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인재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였을 때 나오는 법이다. 그것을 교육부는 인지하고 교육방침을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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