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련회 활동이 끔찍하게 싫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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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련회 활동이 끔찍하게 싫었던 이유



 우리는 일반적으로 학교를 다닐 적에 수련회 활동을 한 두번 해보았던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는 그러한 것이 없었지만, 초·중 시절에는 매해 겪는 하나의 행사와도 같았다. 일반적으로 수련회 활동은 현장체험학습이라고 표현이 되고는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수련회 활동이 왜 현장체험학습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군대체험학습이라고 붙이는 것이 더 적절한 이름이 아닐까? 

  

또 하나의 군대.


 나는 이 수련회 활동에서 좋은 기억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표현하는 초·중고 시절에 있었던 이 수련회에 가 있는 기간은 정말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시간이었다. 그 곳은 완전한 군대와 똑같은 식으로 아이들을 절대복종을 하도록 훈련을 시키는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위 미니 군대 체험 캠프라고 말하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해병대 캠프 같은 곳에는 아이들을 잘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저런 곳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들은 조금  극성인 부모님들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캠프에 아이들을 보내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고 해외에서는 기사 토픽으로 시선을 모았었다. 

 이전에 내가 올렸던 '수능 후 실시간 검색어를 보니 안타까움만 느껴져'라는 글에서 이야기를 했듯이, 다른 나라에서는 결코 쉽게 상상할수 없는 풍경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해병대 캠프나 수련회 활동은 도대체 누가 생각해낸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이러한 활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히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계속해서 지속되어 오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 단순히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선생님들이나 일반 사람들이 그러한 곳에서 배울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은 강인한 정신력 혹은 협동심,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의 경험에서 보았을 때 그러한 것은 잘 배울 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썼던 '단체체벌,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체벌'라는 글에서 이야기를 했듯이, 그와 똑같은 풍경이 수련회에서 그대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수련회는 아이들끼리 놀고 즐기고,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그것은 단순히 겉만을 보았을 때의 이야기이지, 그 속을 깊게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어디서든 잘 노는 아이들은 항상 어디를 가더라도 잘 논다. 그리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련회 활동에서 하는 미니 군대식 캠프 훈련에도 잘 적응을 한다. 그런 아이들은 차후에 군대에서도 생활을 잘 확률이 높은데, 그것은 일부분(다수?)에 해당하는 아이들뿐이다.

 무조건 그러한 아이들만 보지 말고, 그러한 곳에서 전혀 적응을 할 수 없는 약자에 속하는 아이들을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 곳에서 적응을 결코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차후에 대인관계에서 큰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는 기합을 받았네 안받았네 혹은 누구 때문에 우리가 단체기합을 받네 안받네 혹은 누구 때문에 인기상을 탔네 못탔네 하면서 말이다. 

 내가 지난글에서 이야기를 했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니,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와 다른 것은 배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한 곳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대대적으로 다수의 아이들로부터 배척을 심하게 받는다. 특히 이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련회 활동이 반복이 되면서 그러한 케이스가 더 쌓여 갈수록 심해진다. '저놈은 병□이다.'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수련회 장소에 있는 소위 교관으로 불리는 자들의 자질이 심각히 의심이 된다. 도대체 그 사람들은 뭐하는 자들일까? 나는 아직까지도 그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군대로 치면 빨간모자를 쓴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인데, 나는 그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육자의 역할을 한다고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내가 보기에는 단순히 그들은 아이들을 괴롭히면서 즐기는 것 같았다. 아니, 이렇게 말을 한다면 내가 정말 심하게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는 정말로 아이들을 생각해서 배려해주는 사람들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잠시 다른 경우를 생각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예를 들면, 군대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후임들에게 잘 해주는 선임이 있다면, 노골적으로 후임을 괴롭히는 선임이 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말이다. 비록 이것이 군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위아래의 관계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수련회 활동에 가서 만난 교관들 중에서는 한 명도 아이를 생각하는 교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아이들에게 소위 PT체조라고 불리는 단체기합을 줘놓고 뒤에서 실실 쪼개는 사람들이나 긴급한 환자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저 지금 좀 급히 의무실에 가야 되겠는데요...'하면 무시하고서는 '참아!'라고 말하는 그러한 사람들만을 보았었다.

 위 사연은 나의 사연인데, 결국 나는 완전히 처절하게 울면서 '죽겠다.'고 애걸한 뒤에야 쓰러지기 일보직전에 제대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왠지 군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참아!'라고 말했다가, 많은 훈련병들이 죽은 사건이 떠오르지 않는가? 완벽하게 오버랩이 되는 경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곳에서 배우는 것은 분명히 협동심 혹은 끈기와 같은 긍정적인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저놈 때문에 우리가 기합을 받는다. 밤에 두고보자.'라고 하면서 자행되는 단체폭행과 폭언들,'우리는 이 고생인데, 니는 아프다는 이유로 쉬고 있냐? 이 X발놈아.'라고 하면서 길러지는 아이들간의 이질감, 교관을 보면서 '제 ㅅㄲ 나중에 죽여버린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잔인성 등을 아이들이 더 많이 배운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수련회 활동이라고 불리는 소위 미니 군대체험캠프가 과연 교육적으로 꼭 해야만 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 만한 가치가 있는지 정말 의문이 든다. 단순히 아이를 말 잘 듣고 반항을 못하고, 늘 시키는 대로만 하게 만드려는 그러한 수단 중 하나가 아닐까? 군대에서나 수련회에서나 외치는 '명령에 절대 복종!'이라는 말. 왠지 정말 찝찝하다.

 평소에 단체생활을 잘 못하고, 그런 곳에 가면 몸이 안좋아서 쓰러지거나 앉아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나에게는 그러한 수련회 활동은 정말 끔찍한 기억이었다. 수련회 그 당시보다는 그 후로 더욱 많은 끔찍한 사건들이 나에게 일어났었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은 정말 없애야 한다고 그 당시에 생각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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