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체벌,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체벌
- 시사/학교와 교육
- 2011. 11. 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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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체벌,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체벌
요즘의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학교를 다닐 적에 단체체벌은 상당히 많았다. 특히, 남중을 다닐 때에는 그 횟수가 너무 많고,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말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남녀공학에서는 단체체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으나, 어제 인터넷 뉴스에서 단체체벌이 뉴스화가 된 것을 보았는데, 그러한 단체체벌은 남중·남고에서 보다 많이 시행이 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단체체벌을 하는 이유를 선생님들은 '아이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 혹은 '혼자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전부를 생각할 수도 있어야 된다는 마음가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하고는 한다. 실제로 군대에서는 그러한 것이 일상이다. 실제상황에서 한 명의 실수로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군대와는 다르지 않은가? 한 명의 잘못으로 다수에게 큰 피해가 갈 수가 있다하더라도, 학생의 신분으로서는 그렇게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가 몇 년동안 그러한 단체체벌을 수십번도 넘게 겪어본 바, 그러한 체벌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컸었다고 생각한다.
보통 단체체벌로 인해서 그 문제가 있는 한 명의 아이는 잘못을 뉘우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확률이 반반이다. 아니, 실제로는 그 확률이 더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한 명 혹은 몇 몇의 아이들 때문에 자신들도 피해를 입는 아이들이 그 아이를 그 후로 심하게 박대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선생님들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한 명이 학교에서 힘 좀 세고, 싸움을 잘하는 소위 양아치에 속하는 아이라면, 학교생활에 큰 지장이 없겠지만, 일반적이거나 혹은 조금 부족한 아이라면, 그 아이의 학교생활은 행복 끝 고생 시작이다. 주위의 몇몇 원한을 가진 아이들은 쉬지도 않고, 그 아이를 쉴새없이 괴롭히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릴 적에 학급(반)에 녹아들지 못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필자는 어릴 적부터 몸이 상당히 약해서, 단체기합을 받을 때마다 쓰러지거나 아픔으로 곧잘 울곤 했었다. 그러한 몸상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이 내가 또 쓰러질까봐 나만 조금 약하게 체벌을 주고는 했었는데, 아직 머리가 제대로 크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부당한 대우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나를 배척했었고, 심심하면 나를 노리개로 삼아서 폭행을 일삼고는 했었다.
이 이외에도 중학교 시절에 단체기합으로 오리걸음으로 운동장을 2바퀴 도는 것이 있었는데, 필자는 반바퀴도 가지 못한채 혼절을 했었다. 그 후로 학교에서는 오리걸음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졌었다. 뭐, 오리걸음이라는 것이 없어진 것은 좋았지만,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달린 아이들로 인한 폭력문제는 정말 심각했었다.
특히, 이런 것은 소위 현장체험학습이라고 불리는 수련회 활동에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데, 이 수련회에 관한 이야기는 차후의 따로 포스팅을 할 것이니, 그 포스팅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아마 선생님들은 위와 같은 상황을 잘 모를 것이다. 단순히 그렇게 아이들 전체에게 단체체벌을 강행함으로서, 서로간에 배우고 얻는 것이 더 많을 줄로만 생각한다. 실제로는 잃는 것이 더 많은지도 모르고 말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다른 것은 배척하게 되어있고, 타인의 잘못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면 누구라도 그 사람에 대해서 분노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부 선생님들은 그러한 단체체벌을 통해서 남을 생각할 수 있는 배려심이나 이타심을 배울 수가 있다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단체체벌을 통해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이기심과 '자신에게 악영향을 미치면 두들겨 패서라도 말을 듣게 만들어야 한다.'는 잘못된 잔인한 생각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내가 10년간 경험한 것이 극히 일부분일 수도 있다. 단체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그 원인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괜찮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고, 그 아이는 그렇게 잘못을 깨닫고 개과천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한 사회에서 혹은 한 공동체에서 공통된 한 가지의 목표로 달려나가는 팀일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소위 철이 든 아이들이나 사회에서 이것저것 경험을 한 사람들일 경우 가능하다는 말이다.)
나는 서로를 불신하고, 경쟁만을 강요하도록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 현장에서 아이들이 그러한 마음을 가질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서로 친구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안될 적이기도 하다. 이미 마음이 병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가르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가져라!'라고 말하면서 고통을 가하는 것은 가르치는 입장에서 결코 해서는 안될 짓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단체체벌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은 체벌이다. 그리고 그러한 단체체벌에서 쌓이는 악감정들은 결국 아이들의 비행(非行)으로 표출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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