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옛 대학 합격통지서에 담긴 사연

나의 옛 대학 합격통지서에 담긴 사연 


 
 오늘은 잠깐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최근에 신문스크랩을 위해서 옛날에 모의고사 시험지를 스크랩 해놓았던 파일을 정리하려다가 발견한 한 대학 합격통지서에 담겨있는 사연이다. 이 글을 꽤 예전에 쓰려고 했었지만, 이제야 쓰게 되었다. 그 이야기는 잠시 몇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재수를 했었던 사람이다. 그 재수 시절에는 정말 피나는 노력으로(피는 안났었지만)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그 당시에 내가 목표했던 한 곳의 대학교가 있었다. 나는 그 대학교에 가는 것을 조금 더 힘을 얻기 위해서, 자기계발서에서 읽었던 대로 여러가지를 실천하면서 공부를 했었다. 그 당시에 했던것 중 하나가 바로 미리 목표를 달성한 것같은 성취감을 느끼고, 조금 더 노력을 하기 위해서 한 가지의 물건을 만들어두는 것이었다. 일종의 이미지트레이닝법이라고도 한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그 당시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를 알 수가 있다.


날짜가 다른 것은 고3시절에 뽑았기 때문.

 
 이것은 당시에 내가 듣고 있던 인터넷강의 사이트에서 뽑을 수 있는 한 개의 부적같은 것이였다. 그 당시에 나는 무려 고려대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각종 모의시험을 스크랩하는 파일의 앞 뒤에 꽂아두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보고 더욱 끈기를 가지고 공부를 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의 점수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지만, 재수를 하면서 엄청난 폭으로 점수가 상승한 나에게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였다. 

 하지만, 나는 결국 고려대에 갈 수가 없었다. 수능당일에 완전히 컨디션의 엉망으로 수능을 망쳤기 때문이다. 단 한 통의 전화로 인해서 말이다. 그 사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전에 블로그에서 글을 이야기를 했었고, 상당히 긴 장문의 내용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자세히 언급을 하지 않겠다. 그렇게 수능을 실패하고 나는 한층 더 좌절했었다. 주위에서의 눈초리는 더 따가워졌고 말이다. 이 가상 대학 합격통지서에는 그러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합격통지서에 담겨있는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언제나 나를 멸시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가치를 인정하게 만들고 말겠다는 그러한 나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언제나 '넌 안 된다. 모자란 놈. 사촌동생보다 못한 놈. 사촌 형의 발도 못 따라가는 놈. 아빠 닮아서 크게 사고 칠 놈. 사람이랑 제대로 관계도 못 이끌어가는 놈. 책만 보는 놈. 애니메이션만 보는 놈. 정신병자녀석.'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나에게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나는 제대로 된, 너희들보다 더 뛰어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놈이다.'라는 것을 가르쳐주겠다고 마음 속으로 결심 했던 그런 불굴의 의지가 말이다. 



빌어먹을...


 그러나 나는 지금 내가 수능을 망치고, 고려대에 가지 않게 된 것에 관하여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내가 고려대에 합격해서 서울에서 살고 학교를 다녀야 했다면, 나는 결코 지금처럼의 평탄한 생활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지금도 대학을 그만두려고 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 많은 돈을 내고 그만두려고 했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이 이유에 관해서는 대학 등록금 때문에 드는 한 대학생의 철없는 생각를 읽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재수를 실패하면서, 더 어려운 시련을 겪어야했다. 그 덕분에, 나는 더 강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나는 수능을 망치게 했던 녀석을 정말 많은 원망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지금의 이런 형태의 내가 존재하는 것은 그러한 과정을 거쳤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어쩌면 옛날의 나는 어제의 글에서 언급했던 '중2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웃을 수만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옛 과거를 다시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었던 한 장의 대학 합격통지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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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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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23 09:59

    이미지트레이닝법으로 합격통지서를 미리 만들어 출력한것이군요..가끔씩 과거의 일을 포스팅 하시는 노지님의 글을 보니, 노지님도 과거 많은 고민을 하면서 살았던 흔적이 보입니다...한편 항상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불러그에 스며들어 있어 좋습니다. 무슴일을 하든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2011.08.23 10:08 신고

    대학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아무 계획도 없이 대학이 목표였다면 안가는게 차라리 낫다고 봅니다!

  • 2011.08.23 10:52

    쩝...
    토닥토닥...

    저도 재수했으나...
    저는 매일놀아서..실패...ㅎㅎㅎ

  • 2011.08.23 12:52

    학벌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우리의 현실, 학생들은 어릴 때 부터 저 좋은 대학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 메달릴 수 밖에 없지요.
    다양성이 무시된 교육은 공부를 잘 하는 소수의 학생들 외에 나머지 학생들에게 가혹하기만 하고요.
    그 때의 아픔이 지금 더 강한 자신을 만드셨나 봅니다.~~~ 한 때 시쳐가는 시련이겠지요~~~

  • 2011.08.23 14:13

    옛기억은 그렇게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행복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1.08.23 20:59 신고

      감사합니다.
      토투님도 행복한 하루가 되셨기를.

  • 2011.08.23 14:13

    강해지신 모습 ! 그간 힘드셨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이미지 트레이닝 정말 아이디어 좋네요^^

  • 2011.08.23 14:30

    저야 뭐... 처음부터 수능은 포기했는데... 아니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 2011.08.23 14:32

    사연 잘읽었어요ㅎㅎ
    정말 학벌이 전부가 아닌데..
    씁슬해져요^^;

  • 2011.08.23 16:30 신고

    한편으로 씁쓸해 지네요.
    옛추억과 그려진 노지님의 글이 저의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각나게 하네요.
    학벌이 전부가 아닌 사회가 되길 바래 보게 됩니다

  • 2011.08.23 16:43

    정말 수고해서 입학을 하셨을텐데요!
    이렇게 지나고나니 그 힘들었던 시간이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속시원한 느낌을 받으신 것 같아서 좋네요! 3년이 지나가지만 그래도 정말 축하드려요! ^^

  • 2011.08.23 17:53

    가상합격통지서....저런거 하나 만들어놓으면 좋겠군요...
    그때 노력도되돌아볼수있고,,,자신의 소중함도 느낄수있고 ㅎㅎ;;

  • 2011.08.23 19:29

    더 좋은 삶이 노지님 앞에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전 전문대학을 나왔고 졸업한지 십여년이 되었습니다. 대학교를 나왔다는게 한 사람의 몫을 하는데 필요충분조건은 아닌거 같아요. 얼마나 의지가 있는가가 더 중요한거 같습니다.

    • 2011.08.23 21:01 신고

      그렇죠.
      얼마나 의지적으로 삶을 사느냐,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011.08.23 20:39

    당시는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정리해서 좋습니다.~^^

  • 2011.08.23 21:43 신고

    뭐 소위 명문대 간다고 다 행복한건 아니니까요..
    지금이 중요한거라 생각합니다..^^

  • 2011.08.24 00:39

    예전에는 성적순으로 대자보에 합격자 명단을 붙혔습니다. 저는 맨 꼴지 다음으로 붙었습니다.

    기분은 말할 수 없었고... 꼴찌가 아니어서 좋았답니다.^^

  • 2011.08.24 01:25

    저는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를 되짚어보면 딱 한가지였습니다. 제발 가길 바란다는..
    집안 사정 때문에 서울에서 객지살이를 조금 반대했었거든요.
    어떻게든 가고 싶던 대학인지라 설득 끝에 올라왔습니다.. ㅠ

  • 2011.08.24 13:57 신고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시는 마음가짐이 노지씨의 장점입니다^^

  • 2011.08.25 02:08

    우리나라의 수능제도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그날 몸이 안좋거나 컨디션이 안좋으면..그 하루로 평가받기엔 너무...
    음..뭐 말씀대로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걸로 된거죠.
    많은걸 배우기도 하셨을거구요~

  • 2011.08.27 11:01 신고

    오오... 가상의 합격통지서라...
    도움이 되긴 할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2011.09.02 00:21 신고

    뭐라고 해야할지...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라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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