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저 사막에 눈이 내리게 하자

반응형

우리 저 사막에 눈이 내리게 하자


 당신은 사막에 눈이 내리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막에 눈이 내리는 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면서도, 그 메말라 있는 대지에 물을 주는 하나의 행위와도 같다. 내가 오늘 소개할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 사막에서 등장하는 사막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우리는 사람들의 감정이 메말라가고, 언제나 꿈을 보지 못하고 당장 주어진 앞 일에만 급급해야 하는 사회라는 사막에 살고 있다. 



 이 이야기는 갓 대학생이 된 5명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흔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가정이든 어디든 흔한 게임이 바로 마작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자주 보게되어, 마작을 즐기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아, 도박은 아니다. 그냥 동호회 사람들끼리 작룡문, 천봉을 이용해서 함께 즐기는 게임이다.) 이 5명은 마작으로 인해서 모이게 된다. (일본의 이름으로 한자에 동서남북이 들어간다. 도도(東), 미나미(南), 기타무라(北), 니시지마(西?), 근데 도리이는 뭐지?) 

 그 5명이 모여서 하는 것은 지극히 평범하지만서도, 무엇인가 다른 활동이다. 평범히 대학생활을 하면서, 마작을 즐기고, 미팅도 하고, 연예도 하고, 빈집털이범도 잡고, 프레지던트 맨도 만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에는 언제나 그 시대의 사회문제가 항상 녹아들여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내가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다. 다른책 : 나에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이사카 코타로에 의해서 이 책이 쓰여졌을 당시에는 미국이 중동에 대량살상무기를 처분한다면서 공격을 한 시기였다. 그 이야기를 사막이라는 이 책 안에서 프레지던트맨과 니시지마를 통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프레지던트맨은 일명 퍽치기로 밤에 지나가는 남성을 붙잡고 '당신은 대통령인가?' 라고 물으면서, 그 사람을 폭행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은 그냥 사람을 구타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대통령에게 항변을 하고 싶은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에게 '당신이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냐? 네가 직접 싸워라'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다 너 때문이다."
 남자가 말했다. 부리부리한 눈은 핏발이 섰고 그 심각한 눈빛은 과연 상궤를 벗어나 있었다.
 "현장에 가 보지도 않은 놈이 잘난 척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말이야. 그렇게 하고 싶으면 직접가서 하라고. 세상을 보라. 넌 눈 뜬 장님이냐! 네가 온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잖나."
 상사를 매도하듯, 미국 대통령을 질책하는 그에게 나는 놀라 침을 꿀꺽 삼켰다.
 "그렇게도 전쟁이 하고 싶으면 네가 직접 가서 하라고!"

 지역 신문과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연쇄강도범 마침내 체포'라고 보도 했다. 더군다나 체포된 프레지던트 맨이 취조받는 내내 '전쟁 반대'라든가 '대통령이 전장으로 가야 마땅하다.'라든가 혹은 '미국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일본이라는 독립국가가 따로 있을 필요가 없다.'라든가 기묘한 발언을 거듭했다는 점이 밝혀지자 전국의 일간지와 주간지도 관심을 나타내개 시작했다. 

- 이사카 코타로, 사막 中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대학생들만이 아니라 평소에 사람들이 얼마나 세계의 정세에 관심이 없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 중 일부는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했다고 해도 '나하고는 상관없어'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얼마나 자신의 주위에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 행동을 하겠는가? 얼마나 자각이 없으면, 그렇게 밖에 살 수가 없겠는가? 단순히 의식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래는 꿈꿀수도, 볼 수도 없다. 꿈도 희망도 없는 그런 인생이다.  

"나한테는 지금이 바로 황금기입니다. 지금 이때뿐이라고요. 과거나 앞으로의 일은 관심 없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 아니, 사람들은 뭐하는 겁니까.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다든가, 공무원이 되겠다든가, 사법고시에 붙겠다든가 하는데, 그게 다 뭘 위한 겁니까? 말로는 그러면서들, 요즘 보면 개나 소나 빈둥빈둥 할 일 없어 보이는데요, 뭘."

- 이사카 코타로, 사막 中


 이 책 '사막'은 우리에게 당면하고 있는 현실의 대한 문제를 던져준다. 하지만, 이사카 코타로는 어떤 명확한 해결책을 던져주지는 않는다. 그냥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과연, 나는 얼마나 세계의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회사 생활을 시작한 우리들은 '사회'라 불리는 사막의 냉엄한 환경에서 상상 이상의 고초를 감내하게 된다. 사막은 바싹 메말라 있고 불평불만과 냉소, 방관과 탄식으로 얼룩져 있다. 우린 그곳에서 매일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기고, 그러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그 환경에 익숙해져 갈 것이다.


▲ 관련글

[독서] - 내가 일을 하면 언제나 비가 내린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