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7. 12. 6. 07:30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 세대를 향해 "우리 때는 가난해도 결혼하고 애도 낳고 했다."라고 나무라는 기성 세대에게 어릴 때부터 “결혼할 거냐?”라는 질문에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 결혼이라는 단어가 가까워진 지금은 조금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결혼 안 하냐?”라는 질문에 “하지 않는다. 아니, 못 한다.”라고 대답한다. 이제 내일 모래면 서른이 다가오는 시기에 이런 생각은 마냥 철이 없는 걸까?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 항상 진로 상담 또는 수업의 일환으로 한 ‘20년(혹은 10년) 후의 내 모습’을 적어서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10년 후에 당당히 결혼해서 사회생활을 하는 미래를 그리기도 했지만, 나는 그 당시에도 그런 미래를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굉장히 부정적으로 ..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6. 8. 17. 07:30
유치원에서 배부한 '우리 아빠 자동차를 소개해주세요' 과제, 논란이 되다 요즘 우리 한국 사회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충'으로 특정 집단을 깎아내려서 혐오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어찌보면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는 일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도대체 한국 사회는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그 시작점이 '비교와 차별'이라는 두 단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오래전부터 남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나 보일 수 있는 삶을 추구했다. 학교에서는 친구와 비교를 당하면서 성적을 올려야 했고, 집에서는 형제·자매 혹은 사촌들과 비교를 당하면서 성적을 올려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비교와 차별이 당연하게 자리 잡은 오늘날 세대는 비..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5. 26. 07:30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인간 혐오주의가 커지는 오늘날 우리가 읽어야 할 책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그동안 가슴에 쌓여있던 화가 폭발하는 것처럼 상대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리는 흙수저와 금수저로 대립하며 화를 냈었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공식적으로 보도되면서 기업가의 악행에 화를 냈었고,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남녀차별로 화를 내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혐오'라는 단어 없이는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게 어려워진 것 같다. 도대체 어디부터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혐오'라는 감정이 생기고, 이토록 사람이 사람을 꺼리는 감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걸까? 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알레르기가 현대인에게 만연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회에서 인간 알레르기 역시 ..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6. 5. 24. 07:30
무차별 살인 사건과 여성 혐오주의, 이분법 사고는 위험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 혐오증을 품은 사회에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남역에서 느닷없이 살해당한 피해자가 여성인 점, 가해자가 '여성이라서 살해했다'고 밝힌 사실에 착안하여 사람들은 여성 혐오증이 가진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말하며 여성 혐오증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강남역에서는 포스트잇을 붙여서 살해당한 여성을 추모하며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질타를 당하고 있다. 여성 혐오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일부 남성들은 남성 혐오증을 조장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남성 혐오증과 여성 혐오증. 한국 사회는 산업화 시대 이후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면..
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6. 3. 14. 07:30
정신과 진료를 부끄러워하며 우울증을 방치하다 마음의 병에 먹히는 사람들 한국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38분당 한 명이 자살한다는 자살 국가인 한국은 그렇게 버티기 힘든 나라인 것 같다. 이 말은 즉, 오늘 우리가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지금도 누군가는 비참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소리다.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도대체 왜 많은 한국 사람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걸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답을 쉽게 추리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누구나 겪고 있을 경제적 어려움이다. 먹고 사는 일이 어려우니 대인 관계가 악화하고, 우울증에 걸리고, 정신과에 다니면서 사람들 눈치가 보이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보다 혼자 끙끙 앓는다. 혼자서 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