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사건은 혐오의 혐오를 부추긴다

무차별 살인 사건과 여성 혐오주의, 이분법 사고는 위험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 혐오증을 품은 사회에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남역에서 느닷없이 살해당한 피해자가 여성인 점, 가해자가 '여성이라서 살해했다'고 밝힌 사실에 착안하여 사람들은 여성 혐오증이 가진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말하며 여성 혐오증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강남역에서는 포스트잇을 붙여서 살해당한 여성을 추모하며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질타를 당하고 있다. 여성 혐오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일부 남성들은 남성 혐오증을 조장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남성 혐오증과 여성 혐오증. 한국 사회는 산업화 시대 이후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면서 곳곳에서 남성과 여성이 부와 권력을 두고 다투었다. 이것이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지면 좋았겠지만, 서로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한국 특유의 지나친 경쟁은 서로에 대한 '혐오증'을 품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랫동안 가부장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한국 사회는 아직도 곳곳에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있다. 지금 우리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국제기구는 한국의 남녀평등이 낮은 지수라고 말하고, 임금 격차와 사회 곳곳에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동안 약자로 분류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각종 사회 보완 시스템이 마련되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수정이 이루어져 왔다. 오랫동안 투자와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기업의 여사장, 여성 임원을 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고, 인물 됨됨이는 어떻든 간에 여성 대통령도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열등감을 호소하고, 남성은 여성들에게 너무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배려해준다며 '이제는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남녀갈등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한때 논란이 되었으며, 직간접적으로 부딪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터진 강남역 무차별 살인사건은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 잠재된 '여성혐오증'이 일으킨 사건으로 보도되며 남녀의 혐오가 다시 부딪히고 있다. 처음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때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왔지만, 어느 사이에 남녀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서 본 강남역 추모식 현장에서 한 여성이 마이크를 잡고 '무차별 살인사건은 80%가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여성 혐오증에 의한 사건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솔직하게 나는 안타깝지만 이렇게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옳지 않다고 본다.


강남역 10번 출구 이미지, ⓒ오마이뉴스


 현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버린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증으로 인한 사건이라고 말하며 남성 혐오증을 부추기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동안 한국 남성이 여성을 차별하고, 성추행하는 등의 여러 분야에서 남성에게 당한 일을 한꺼번에 꺼내 들면서 마치 살인사건의 원인이 남성 그 자체라고 말하는 듯하다.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평소 가정 환경을 통해서 혐오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강남역 사건이 계속해서 혐오라는 단어에 갇히게 되면, 일부 극단적인 양측의 발언으로 더욱 혐오주의가 커질 위험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확실히 여성 혐오주의를 품고 있었고, 전문가들 또한 여성 험오에 대한 살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 일부 사안을 사회적 논쟁으로 크게 키워서 남성과 여성의 혐오주의가 서로 부딪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쓸데없이 확대해석을 혐오의 혐오를 부추겨선 좋지 않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살해당한 피해자를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동시에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을 두고 혐오를 부추치고, 그 혐오의 혐오를 부추기면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린다. 상대에 대한 혐오는 절대 차별을 줄일 수가 없다.


 우리 한국은 차별과 경쟁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나라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한 곳에서 가지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혐오의 감정을 갖지 않는 게 어렵다. 혐오의 감정을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보며 해결책을 고민하는 게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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