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영웅 class2 연시은과 박후민을 통해 보여준 친구의 의미
- 문화/문화와 방송
- 2025. 4. 27. 10:07
지난 4월 25일(금)을 맞아 해금된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2>는 첫 번째 시즌과 마찬가지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원작 웹툰을 읽지 않고 오직 드라마만 본 사람들이 너무나 궁금해했던 안수호의 이야기를 비롯해 <약한 영웅 class2>에서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과 주인공 연시은이 그리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이 <약한 영웅>인 이유는 주인공 연시은이 바로 약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은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초인적인 힘으로 사람들을 돕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인공 연시은은 초인적인 힘은커녕, 보통 학교에서 싸움을 잘한다고 소문이 난 일진이나 운동부 녀석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약했었다.
그래도 그가 영웅일 수 있는 이유는 자신에게 걸어온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약한 영웅 class 1>에서 연시은은 자신에게 펜타닐 패치를 붙여서 시험을 방해한 녀석들에게 볼펜과 책을 이용해서 참 교육을 했었고, 힘에서 밀리다 보니 항상 주변의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 싸웠다.
누가 보면 비겁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약한 영웅>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싸움은 규칙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 싸움이 아니라 처절한 생존전이었다. 한번 밀리면 끝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지위가 낮아지기 때문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신을 방해하는 녀석의 기세를 제대로 꺾어주는 것이 필요했다.
<약한 영웅 class2>에서 등장한 새로운 빌런 중 한 명인 금성제와 붙을 때도 연시은은 다르지 않았다. 그에게 당한 새로운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는 손에 쥐고 있는 볼펜을 들고 금성제를 찍으려고 했고, 그와 싸울 때도 화분이나 안경테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악착 같이 물고 늘어지면서 마침내 금성제를 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약한 영웅 class2>에서 볼 수 있는 연시은은 너무나 약한 영웅이지만 절대 부러지지 않았다. 지난 <약한 영웅 class 1>에서 소중한 친구 안수호를 잃은 만큼 그의 마음에는 여유가 없다 보니 새로운 친구를 만났어도 곧바로 마음을 열고 편하게 지내지 모습은 안타까웠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장면이 잘 그려져 있다.
우리는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2>를 통해 사람으로 받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약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약한 영웅 class2> 초반에 최효만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서준태부터 시작해서 농구부의 박후민(별명은 바쿠)과 고현탁 등의 인물은 모두 한결 같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특E 성향인 듯한 박후민의 친화력에 휘둘리는 연시은은 처음에 무심코 웃음을 짓다가 다시 얼굴을 굳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약한 영웅 class2>에서 박후민과 연시은은 절친이 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박후민 또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나백진이 이끄는 연합에 들어가기도 했던 멋진 녀석이었다.
우리가 <약한 영웅 class2>에서 내내 볼 수 있는 연합의 나백진과 은장의 박후민 두 인물의 대립은 친구와 우정이라는 단어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나백진은 보육원 출신이다 보니 양아치들에게 매번 얻어맞기만 했는데, 박후민으로부터 싸우는 법을 배운 이후 완전히 달라진 그는 연합의 우두머리가 되어 있었다.
아마 나백진은 살아남기 위해서 그렇게 비정하고 강한 캐릭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자신의 강함을 무기로 내세워 누군가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친구를 지키고 모두 함께 웃으면서 지내는 것을 지향했던 박후민과 달리 나백진은 스스로 예리한 칼이 되어 모두를 공포로 지배하고자 했다. 이것이 박후민과 나백진의 크나큰 차이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박후민과 나백진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특히, 마음을 기댈 곳이 없는 나백진은 어릴 때 몇 번이나 자신을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 준 박후민을 특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일진 연합을 구성해 일을 벌이면서 계속 박후진 한 명에게 유독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굳이 박후민과 은장 고교가 연합에 들어오지 않아도 그가 최 사장으로부터 받은 일을 시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래도 박후민에게 그가 마지막까지 집착했던 것은 연시은의 말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박후민을 친구로 여기는 방식이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길을 잘못 선택했다는 거다.
나백진은 보육원을 후원하고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악이 되어버린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벌인 짓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져 가다 보니 박후민이 자신의 곁에서 지켜주기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아니, 마지막 회에서 보여준 그의 눈물은 박후민이 자신을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자신만이 유일한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던 박후민은 '연시은'이라는 약한 영웅이자 새로운 친구와 힘을 합쳐 자신의 앞을 막아섰다. 박후민이 나백진에게 가한 마지막 주먹은 "정신 차려! 이 새끼야!"라고 외치는 듯한 주먹이었다. 참, 남자들의 우정은 이렇게 주먹다짐으로 풀어야 그동안 쌓인 앙금이 풀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런 게 또 바로 이런 드라마가 가진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2>는 마지막 회에 나백진과의 오랜 싸움이 끝난 이후 드디어 우리가 보고 싶었던 안수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확히 어떤 모습이 그려졌는지는 여러분이 직접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2>를 시청해 보자. 정말 재밌었다.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 2>에서 나백진의 뒤에 있는 실질적인 보스인 최 사장 역할을 맡은 조정석은 아주 짧은 등장만으로도 커다란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백진이 지배했던 공간에 있는 그를 찾아온 금성제에게 명함을 건넨 모습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약한 영웅 class 3>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었다. (웃음).
3학년이 된 연시은과 그 친구들은 다시 한번 자신을 위협하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있을지도 모르지만 없을 수도 있는 <약한 영웅 class 3>을 기대하면서 오늘 이 글을 마치고 싶다. 주말 동안 답답한 마음을 새까맣게 잊을 정도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 <약한 영웅 class 2>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 시간
- (2025-04-25~2025-04-25)
- 출연
- 박지훈, 려운, 최민영
- 채널
-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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