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추억의 맛집 티발 돈까스의 집 치즈 돈까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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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발 돈까스의 집

 김해에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돈까스 맛집이 하나 있다. 돈까스 맛집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요즘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일식 돈까스 전문점과 비교한다면 퀄리티는 확연히 떨어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옛날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 가게라 충분히 돈까스 맛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이곳을 처음 찾았던 건 중학교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때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1번 정도 찾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애매하다. 이번에 티발 돈까스의 집을 찾은 건 동생은 여전히 이곳을 자주 가다 보니 오랜만에 나도 가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티발 돈까스의 집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이용한 돈까스 전문점이다 보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얼마든지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가게 내부도 여러 번 리모델링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티발 돈까스의 집은 그런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리모델링 없이 유지 보수만 하면서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서울에 위치한 돈까스 맛집이라면 이미 올라가는 계단부터 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추억 어린 사진이나 혹은 낙서 같은 게 가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티발 돈까스의 집은 그런 식으로 인테리어를 하거나 마케팅을 하는 대신 한결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오늘날 조금 예민한 사람들은 방문이 꺼려지기도 한다.

 

티발 돈까스의 집

 놀라지 말자.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티발 돈까스의 집의 메뉴와 가격은 2002년의 가격이 아니라 2025년의 가격이다. 이래도 예전보다 가격이 조금 오른 편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치즈 돈까스 하나를 6,500원에 먹을 수 있는 돈까스 전문점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싶다. 하다 못해 김밥천국에서 먹는 치즈돈까스도 이제는 1만 원의 시대였다.

 

 나와 동생은 여기서 둘 다 치즈 돈까스 곱빼기를 주문했고, 스파게티 한 개를 주문해서 함께 먹기로 했다. 이렇게 주문해도 18,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티발 돈까스의 집

 앞서 내가 오늘알 조금 예민한 사람은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던 이유는 식기가 조금 오래되었고, 물컵도 조금 오래된 물컵을 계속 사용하다 보니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 물컵은 이용하기가 꺼려질 정도로 물컵만큼은 새 물컵으로 바꿔서 식기 건조기에 넣어서 사용했으면 싶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변함 없는 모습을 고집(?)하는 듯한 티발 돈까스의 집은 물컵도 세월의 흔적이 있었다. 그러니 정 이런 물컵을 이용하는 게 꺼려진다면 개인 생수 한 병 작은 걸 구매해서 가방에 넣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추억이 있기는 해도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면서 여러 생각을 하다 보니 돈까스가 나왔다.

 

티발 돈까스의 집

 티발 돈까스의 집이 자랑하는 치즈 돈까스는 누가 보더라도 소스부터 깍두기와 밥의 구성까지 모두 옛날 스타일이었다. 분명히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에 티발 돈까스의 집을 찾아 먹는 것일 텐데도 엊그제 먹은 돈까스를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런 게 바로 추억 보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빼도 맛은 훌륭했다.

 

티발 돈까스의 집

 보통 이런 옛날 경약식 돈까스와 치즈 돈까스는 풍부한 고기와 바삭한 식감과 촉촉한 고기를 즐기는 게 아니라 소스의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한다. 티발 돈까스의 집이 자랑하는 치즈 돈까스의 소스는 딱 우리가 어릴 적 맛있게 먹은 돈까스 소스 맛이었고, 곁들여 먹었던 스파게티도 살짝 매콤함이 감돌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티발 돈까스의 집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돈까스는 딱 그 가격에 어울리는 퀄리티로, 동생이 일반 돈까스는 '피카츄 돈까스랑 똑같다.'라고 말해서 무슨 뜻인지 궁금했는데 딱 그 맛이었다. 치즈 돈까스를 곱배기로 주문할 경우에는 치즈 돈까스 반 덩어리가 추가되는 게 아니라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일반 돈까스 반 덩어리가 추가된다.

 

 이 돈까스 반 덩어리는 우리가 잘 아는 등심 돈까스가 아니라 피카츄 돈까스라고 말할 수 있는 다진 고기가 내부에 들어가 있는 튀겨진 돈까스였다. 설마 2025년이 되어서 피카츄 돈까스를 다시 먹어보게 될 줄은 미처 상상도 못했다. 이런 돈까스이기 때문에 2025년에도 여전히 돈까스가 4천 원에 판매될 수 있는 것이다.

 

티발 돈까스의 집

 비록 세심하게 따진다면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해도 가격을 고려하고  추억 보정을 넣는다면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돈까스 맛집이었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티발 돈까스의 집이 계속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냥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아니라 그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옛날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찾는 사람도 적지 않고,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지나치게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찾기보다 어릴 적 먹었던 그 음식을 그 가격으로 먹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인 일이었다. 김해에 오랜 시간 동안 거주한 시민이라면 오랜만에 티발 돈까스의 집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분명히 반가울 것이다.

 

 가끔은 이런 돈까스도 여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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