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2 1화부터 보여준 선택의 기회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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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국내만 아니라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를 사로잡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시즌2가 지난 12월 26일 목요일 오후 4시 56분을 맞아서 공개되었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넷플릭스를 켜서 곧바로 <오징어 게임2>를 시청하면서 시즌1과 시즌2를 비교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호평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혹평이 많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전혀 정보 없이 목숨을 건 게임에 임하는 참가자의 시점에서 <오징어 게임>을 보았던 것과 달리 <오징어 게임2>는 시청자도 정보를 가지고 있고, 게임에 임하는 성기훈도 정보를 가진 탓에 조금 지루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징어 게임2>라는 작품이 1화부터 던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살짝 맥이 빠진다거나 '왜 저런 선택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 <오징어 게임2> 첫 번째 파트 중간부터 볼 수 있다 보니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라고 해서 달랐을까?

 

ⓒ오징어 게임2

 우리가 <오징어 게임2>을 통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선택지는 공유가 노숙인들이 모인 공원을 찾아 빵과 즉석 복권으로 건네는 선택지다. 공유는 "내일이 없는 삶에 힘겨워하는 선생님을 위해 제가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은 하나. 빵과 복권. 둘 중 하나만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물었다.

 

 양자택일 선택지 중에서 배고픔을 앓는 대다수 노숙인들은 지금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빵이 아니라 1억의 상금을 기대해볼 수 있는 복권을 선택했다. 한 사람만이 빵을 선택해 지금의 허기를 채우는 것을 선택했을 뿐, 사람들은 '혹시나…'라는 기대를 버릴 수가 없었다. 복권에 당첨될 수 있는 희박한 확률은 먹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다.

 

ⓒ오징어 게임2

 공유는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한 이후 노숙인들이 보는 앞에서 빵을 짓밟으면서 "저는 선생님들께 기회를 드렸고, 선생님들은 선택을 했습니다. 이 빵을 버린 건 제가 아니라 선생님들입니다."라며 웃으면서 말한다. 자칫 노숙인들이 분노하고 일어나는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이 상황은 오징어 게임 그 자체였다.

 

 <오징어 게임2>에서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게임의 지속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 목숨이 아까워서 지금 당장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그만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손에는 잡히지 않아도 눈으로 볼 수 있는, 혹시나 모르는 기회에 내 손이 닿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목숨이 걸린 게임을 계속하기를 바랐다.

 

 아주 희박한 확률이라고 해도 사람은 '어쩌면 내가 그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라는 그 희박한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욕심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날 청소년 세대까지 손을 뻗친 도박이 바로 그렇고, 우리가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확률형 랜덤 아이템도 바로 그런 욕심을 이용하는 마케팅이었다.

 

빵과 복권

 <오징어 게임2 1화>를 보면서 놀라면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웃었던 이유는 평소 내가 '빵 하나를 먹을 바에 그냥 복권 한 장을 사는 게 낫다.'라며 꾸준히 즉석 복권을 구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즉석 복권만 아니라 로또 복권과 연금 복권도 매주 돈을 들여가면서 꼬박꼬박 구매하고 있다. 확률이 낮아도 어쩔 수가 없다.

 

 공유의 말대로 내일이 없는 삶에 힘겨워하는 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눈앞에 놓인 배부브게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기회와 확률이 적어도 대박이 날 수 있는 기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망설이면서도 배부르게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확률이 적어도 대박이 날 수도 있는 기회를 선택하게 된다. 본능이었다.

 

 밥 한 끼를 굶더라도 어찌어찌 오늘 하루는 살아갈 수 있으니, 차라리 혹시나 내가 될지도 모르는 확률이 희박한 기회를 손에 쥐고자 한 것이다.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평범한 서민이라면 절대 다른 선택지를 쉽게 선택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병헌의 말대로 <오징어 게임>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같은 게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거다.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는 바로 우리의 그런 모습을 투영해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따뜻한 방 안에서 넷플릭스로 <오징어게임2 1화>를 보면서 노숙인들이 미련하다면서 코웃음을 친 사람들도 막상 눈앞에 기회가 온다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특히, 아무런 리스크가 없을 경우 사람은 누구나 도박에 나서는 법이니까.

 

 <오징어 게임2>는 뒤로 갈수록 좀 답답한 구석이 있기는 했지만, 적어도 1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이 장면은 굉장히 재미있고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공유가 여러분의 앞에 찾아와 딱지치기를 제안하거나 빵과 복권을 하나씩 건네면서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오징어 게임 시즌2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시간
(2024-12-26~2024-12-26)
출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 원지안, 공유, 오달수, 강태양, 전석호, 김법래
채널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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